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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주간 동아」에 2000년 9월부터 2002년 9월까지 2년동안 연재했던 내용에 시인의 감수성이 더해진 음식기행서. 전국의 대표적 맛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고문헌을 참고해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목차
1. 제주 갱이국
2. 평창 꼴뜨국수
3. 안동 간고등어
4. 추얼산 약다식
5. 제중 빙떡
6. 중문 해녀의 집 전복죽
7. 진부령 황태
8. 전주 비빔밥
9. 제주 국
10. 안동 헛제삿밥
11. 진주 헛제삿밥
12. 망덕포구전어
13. 지주 한정식
14. 영얌 어란
15.인천 대통나야 삼겹살 구이
출판사 서평
풍류가 있는 곳에 맛이 있고 맛을 따라가는 곳에 얼이 숨쉰다- 멋있는 풍류와 어우러진 한국의 맛
시인 송수권이 아름다운 우리 국토 속에 숨은 멋과 맛을 찾아다니며, 한국의 미와 음식 속에 깃든 풍류를 전라도의 구수한 토속언어로 풀어 낸 음식여행기 『시인 송수권의 풍류 맛기행』(고요아침)이 출간되었다.
제주 깅이죽에서부터 섬진강 재첩회, 서울 청진동 해장국집에 이르기까지 전국 88군데의 음식들을 걸죽한 토속언어와 입담으로 풀어 소개한 이 책은 2000년 9월부터 2002년 9월까지 꼬박 2년이 걸려 완성되었다.
송수권 시인은 대중 오락잡지나 TV에서 보는 맛자랑, 멋자랑을 벗어나 우리네 삶 속에 숨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고문헌들을 참고했으며, 생생력(生生力)의 1차 문화인 음식 문화를 풍류의 현장 속으로 끌어내어 송 시인 나름의 이론을 정립하고 민족의 참맛과 멋에 담긴 메시지를 충실하게 담아 내었다.
제주/깅이죽(여덟발 가진 고기 게)
봄비 부슬거리는 날, 깅이들이 지천이다. 무릎이 아프거나 관절이 결리기 쉬운 제주 해녀들이 심심풀이 땅콩처럼 해먹던 '깅이죽'으로 아픈 몸을 달랠 수 있다. 키토산과 칼슘이 많은 '발 여덟 개 가진 고기' 깅이는 젓갈로도 죽으로도 그 맛이 일품인데 특히 잘 익은 초장에 그대로 비벼내면 달보드레, 아삭거리며 씹히는 맛에 봄과 여름날 입안 가득 신선하다. '깅이 심으레 글라(깅이 잡으러 가자)'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과 함께 주말 산체험의 장으로 도 좋은 제주에서 깅이도 잡고 깅이도 먹고 일석이조의 기쁨이 될 것이다.
청옥산/곤드레밥(산내음 듬뿍.....무공해 건강식)
길을 올라 충북으로 발길을 돌리면 산내음 듬뿍 담긴, 무공해 건강식인 곤드레밥을 만날 수 있다. 죽을 쑤고 밥을 찌고, 평창?정선 사람들의 고마운 산나물었던 곤드레나물에서 산 속에 사는 옛사람들의 가난과 사랑을 찾을 수 있다. 가난한 삶 속에서 위안이 되었던 그윽하고 향긋한 내음 가득한 곤드레를 뜯으며 '나지미(사랑하는 사람)'맛만 같다고 하였다는 곤드레는 오늘날에도 자연식품의 으뜸가는 건강식이다. 제철에 나는 싱싱한 산나물이 몸에 좋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해운대/복국(속풀이 오감 만족 ”어 시원하다“)
화통하고 시원한 바람내음이 물씬 풍기는 부산에 가면 속풀이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복국을 만나게 된다. 값싸고 양도 푸짐한 복국이 몸 안으로 흘러가면, 해운대에 차오른 보름달만큼 마음에도 여유가 찬다. 특히 우리 몸 안에 축적된 술독이나 기름기를 걷어내는 봄철음식으로, 춘곤증을 해소하고 원기를 돕는 건강식으로는 푹 우러난 복국만큼 좋은 것이 없다.
장생포/고래고기(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 맛)
잘 알려진 시나 노랫말에서, 한 시대의 미각을 풍미한 선인들의 일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고래', 장생포에 가면 49가지 진미인 고래고기를 맛볼 수 있다. 장생포의 신화이자 삶이라는 고래,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부위별 모듬'으로도 일품인 고래의 맛은 한번 먹어본 사람들에겐 잊힐 수 없는 음식이다. 태화강변 반구대에서 찾아보는 고래그림과 원시산책로를 걷는 즐거움이 함께 할 수 있으니 맛과 풍류가 제대로인 셈이다.
정선/올챙이묵(국수)
올챙이묵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묵이다. 정선에 가면 하늘하늘한 면발이 올챙이를 닮아 올챙이묵으로 이름붙여진 이 여름별식을 맛볼 수 있다. 구수한 뒷맛에 열무김치를 곁들이면 여름날의 더위가 싹 물러난다. 북적이는 먹을거리의 소문으로만이 아니다. 숨쉴 자연의 멋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정선땅에서의 올챙이묵을 맛보는 동안 여름이 다 간다.
피아골/고로쇠물(천연 미네랄 워터)
뼈를 이롭게 한다는 고로쇠물은 천연 미네랄 워터이다. 지리산 줄기를 따라 피아골로 접어들면 위장병, 고혈압, 당뇨, 변비, 산후통 등에 좋은 고로쇠물을 먹을 수 있다. 하룻밤 한말을 마셔도 설사하지 않는 신비의 물방울인데 지리산 산자락 속에서 먹는 물맛이 흐르는 계곡물소리와 함께 소개된다.
인천/물텀벙이(찜은 술안주, 탕은 속풀이 일품)
아귀라고 하는 물고기인 '물텀벙이'는 인천 먹자골목의 대표 상표이다. 찜은 술안주로, 고단백 물고기로 담백한 탕맛은 숙취해소에 좋은데 물김치와 함께 먹는 맛이 시끄러운 뱃속을 달래준다. 또한여름의 보강식품으로 갯장어만한 것이 없다. 인삼과 대추를 넣은 국물에 갯장어를 살짝 익혀 먹는 샤브샤브는 항구의 고장 여수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비타민과 칼슘이 많은 이 자양강장 식품과 함께 '여수 해양 엑스포 2010년'을 준비하는 여수의 긍지를 찾을 수 있으며 공룡 박물관과 함께 신비의 해변길을 만나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서산/무젓과 박속밀국낙지탕(서산 갯마을 뻘밭의 축복)
'저 갯마을 흐드러진 복사꽃잎 다 질 때까지는/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뻘처럼 깊은 서산 갯마을//한낮엔 굴을 따고/밤엔 무시로 밀낙지국과 무젓을 먹는 아낙들/뽀얀 달무리도 간월도 너머 지고 말면/창창한 물잎새들 새로 되듯/이 밤엔 아무도 잠 못 들리/저 갯마을 복사꽃잎 다 흩날릴 때까지는'(시인 송수권의 '서산 갯마을' 중) 시에 담긴 맛의 가락이 충청도로 마음을 두게 한다. 무젓(꽃게무침)의 신선한 맛을 보려면 서산 갯마을에 가볼 일이다. 봄밤 복사꽃 그늘에 평상을 놓고 갯벌음식인 '박속밀국낙지탕'을 먹노라면 저물어가는 깊은 봄밤의 정취에 젖어 옛길, 고향길 생각에 눈이 흥건해질지도 모른다.
전국을 세세한 발자취로 돌고 돌아서 찾았다. 우리민족의 혀를 즐겁게 하는 음식의 이름들이 담긴 책 속에는 각 지역의 정취와 맛의 이야기들이 송수권 시인의 감성을 따라 펼쳐져있다. 맛의 향기에 따라 산과 강의 멋이 어우러지는 책, 깊어가는 봄날
미각을 돋구게 한다.
♧ 저자 소개
저자 송수권
시인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山門에 기대어」 외 4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으며, 시집 『山門에 기대어』(문학사상사), 『꿈꾸는 섬』(문학과 지성사), 『아도(啞陶)』(창작과 비평사),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시와 시학사), 10시집『파천무』등이있으며, 시선집으로 『지리산 뻐꾹새』(미래사), 『들꽃세상(토속꽃)』(혜화당), 『여승』(모아드림), 육필시선집 『초록의 감옥』(찾을모), 산문집으로 『만다라의 바다』(모아드림), 『태산풍류와 섬진강』, 『남도기행』등. 음식문화 기행집『남도의 맛과 멋』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제1회 영랑문학상(2003), 김달진 문학상 등 수상.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 창작학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