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아니고 ‘세진’도 아니면서 예진이자 세진으로 살아가는 화자의 불안정한 내면을 ...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동화_올리버와 앤
“그거 어디서 났어?” 물류 유통형 로봇 분류번호 A - 58973, 올리버는 펜이 들고 온 동물에 고개를 갸웃했다. 펜은 조금 들떠 있어 보였고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펜은 조사를 나올 때마다 올리버에게 자기...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동화_이지영
글에 대해서 자신 없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원고를 엎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던 시기였습니다. 자신감이 없던 시기다 보니 문장 하나조차 쓰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자신이 없...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평]동화
응모작은 모두 237편으로 반려동물(유기동물), 학원 스트레스,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다. 그중 네 편을 선정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거울 속 세계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예람이의 거울>은 소소...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희곡_은수의 세상
0. 변화의 바람 은수가 소파 뒤에서 통화 중이다. [네. 당장은 너무 빨라요. 아 네네. 그럼 그때로 해주세요. 네.] 은수 잠깐 멍하니 있다 집안을 찬찬히 돌며 가구들을 쓸어본다. 이 방은 내가 만든 세상입...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희곡_이민선
2019년 3월 황금소나무 아래 언니를 묻고, 국어사전에서 ‘절망’이란 단어를 찾았습니다. ‘바라볼 것이 없게 되어 모든 희망을 끊어 버림. 또는 그런 상태.’ 밑에 다른 한자 표기로 ‘간절히 바람’이라는 문장이 붙...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평]희곡부문
희곡 부문의 응모작은 총 75편이었다. 작품은 대부분 비극적 정서를 다루고 있었으며 젊은 작가 지망생 뿐만 아니라 인생의 연륜이 담긴 응모작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아울러 그동안 흔하게 보여왔던, 억지 웃...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시_귤이 웃는다
인도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가 담배를 돌렸다 담배에서 녹차 맛이 났다 가볍고 부드러운 음악이 흘렀다 연기처럼 가벼워지고 싶었다 외투를 벗었다 양말을 벗었다 묶었던 머리를 풀어헤치고 스카프를 휘날리며 ...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시_백숙현
시를 사랑했다. 시의 언저리에서 오래 서성거렸다. 시의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은 채. 베란다 빈 화분에 씨앗이 날아와 뿌리를 내렸다. 싹이 나고 줄기를 세우고 잎이 자랐다. 남천이었다. 폭염에도 혹한에도 끄...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평]시
올해는 응모작의 편수도 역대급이었고. 당선작으로 선정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들 또한 그 어느 해보다 많았다. 특히, 오랜 수련을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했다. ...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동시_징검돌
앞서거니 뒤서거니물살이 달려가다가잠시멈칫거리는 거기머리만 쏙, 쏙, 물 밖으로 내놓고멱감는 아이들둘하나 셋 넷 여섯 일곱다섯하하하헤헤헤해는 벌써뉘엿뉘엿 지는데아이들은 아직도 물속해 지는 줄 모른다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소감]동시_허은화
눈이 많이 왔습니다. 춥기도 많이 춥습니다. 시베리아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 되는 요 며칠입니다. 계절은 혹독하게 채찍질을 하는데 내 마음은 채찍질을 피해 자꾸만 달아날 궁리만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춥...
[2023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평]동시 부문
전국 곳곳에서 1,400여 편의 동시를 보내왔다. 풍성한 동시 잔칫상을 마주한 것처럼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심사 내내 풍요로웠다. 끝까지 남은 작품은 ‘징검돌’, ‘보름달과 전깃줄’, ‘풍뎅이’, ‘공’, ‘인디언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