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 딸아이가 영화관에 가자는 문자를 보내왔다.
(파일럿)이라는 영화가 재미있다고 보러 가잔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머리며 옷 단장을 하고 무릎이 아픈 것도 잊어버린 채 조금만 더 젊었으면 콧노래도 부를 뻔했다. 롯데 CGV에서 상영하니 롯데 백화점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지하철을 탔다. 신세계 앞에 도착하니 20분이나 시간이 남았다. 조금 기다리니 딸아이 모습이 보인다. 예매해 둔 입장권을 들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영화가 상영되기도 전에 마음부터 설렌다. 영화는 아주 재미있었다. 조정석 씨가 주연으로 나오는데 여장을 하고, 파일럿으로 등장하는데, 하이힐을 신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랑 여인의 목소리를 내느라 힘들었겠다 싶었다. 많이 웃을 수 있는 두 시간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홈 풀러스로 장을 보러 갔었다.
“어머니 이것 드셔보실래요? 이것도요.” 하며 오직 이 어미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었다. 나는 이 같이 어미를 생각하는 딸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질 못하였다. 오랜 세월, 이같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미의 몸과 마음을 헤아려 주는 자식이 많지는 않은 거로 들어 알고 있다. 내 주변에서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들 한다. 어쩌면 딸이 그렇게 효심이 지극하냐고.
고맙고 고맙다. 사랑하는 내 딸 난아! 덕분에 이 엄마는 가슴을 활짝 펴고 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