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身齊家治國平天下, 衣食住, 화장실 지식, Blood Sister》
오늘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한다. 하늘엔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다.
난 보통의 진취적인 청년이 그러하듯이 철이 들면서부터는 내 삶은 내가 생각하고 옳다는 방식대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고사 성어를 내 삶의 원칙으로 받아들였다.
유교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말인데 난 고등학교 한자 수업 시간 때 처음 이 말을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사람이 무엇보다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수양修養'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아직도 '수신修身'을 완성하지 못했으므로 뒷말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衣食住(衣 옷 의, 食 먹을 식, 住 살 주)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수신修身의 일부라고 믿었다. (왜 衣가 가장 앞서는지는 알 듯 모를 듯하다.)
난 내가 믿는 것은 그대로 실천한다. 생각을 생각으로만 갖고 있으면 공상이 되지만 난 상당히 실용주의자이다. 난 가끔 지식이 현학적衒學的으로 사용되는 것을 혐오하고 경멸한다. 난 열아홉살 때 '유용하지 않은 지식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라는 신조를 만들어 좌우명으로 삼았다.
재수할 때 같이 공부를 하던 두 명의 친구들과 시내에 있는 도서관을 나와 헤어지기 전에 종로 거리를 걷다가 중심가를 벗어나면 군데군데 자리한 포장마차에 들어가 오뎅 국물에 소주를 마시곤 했다. 매일 밤 비슷한 레퍼토리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가곤 했는데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당시에는 공중화장실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아 급하면 아무 데서나 실례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상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떠들어대며 신나게 잘난 척을 하다가 포장마차에서 나올 때쯤 되니 소변이 급하게 마려운 것이었다. 난처한 상황이 되었을 때 항상 자기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우리 말을 조용히 경청하곤 하던 한 친구가 자기가 근처에 잘 아는 화장실이 있다며('잘 아는 화장실' 맞는 표현인가)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었다. 어느 빌딩 안에 있는 화장실이었으며 경비 아저씨가 자리를 잘 지키지 않아 몰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 당시 공중화장실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으며 그 빌딩 안에 있는 화장실도 지금 기준으로는 허름한 화장실 정도였겠지만 세면대까지 있는 화장실을 보고 감격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어디를 가나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난 그때 깨달았다. 어떤 형이상학적인 지식도 내 급한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없다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내가 그 친구 앞에서 잘난 척하며 떠들었던 나의 지식은 그 친구의 '화장실' 지식에 비하면 쓰레기였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았다.
저녁 6시부터 시작하는 세션(session)에 오늘도 늦게 가서 30분 정도만 열심히 했다. 오늘은 더 힘들었는지 풀에서 나올 때 지구의 중력을 더 크게 느낀 것 같다. 스포츠센터 옥외 카페가 오늘은 한가해 보여서 앉아서 책을 읽다 왔다.
📚 Blood Sisters
Beth(Darla-Beth Jackson)가 충격으로 인한 혼돈 상태에서 바닥에 앉아 있다. 한 손으로는 무의식적으로 실내의 모든 전등들과 연결된 멀티콘센트의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고 있고 다른 손에는 반쯤 마신 맥주 병을 쥐고 있다. 그녀의 발목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사람의 몸에서 나올 수 있는 피가 이렇게 많을지 이전엔 정말 알지 못했었다.
Lauren과 Beth는 여행지에서 일을 해 여행경비를 마련하여 세계를 여행 중인 미국인 배낭여행족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Lauren과 Beth는 친구라기에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Lauren은 금발에 남자들이 한눈에 반할 정도의 예쁜 얼굴과 매력적인 몸매를 갖고 있다면 Beth는 볼품없고 약간 천해 보이기까지 했다. 둘은 베네수엘라로 건너가기에 앞서 호주에서 경비를 벌기 위해 직업소개소를 통해 호주 오지奧地(outback) Dead Tree Creek라는 탄광촌에 있는 local pub에서 barmaid로 일을 하게 된다.
Dead Tree Creek 경찰서에 오늘부로 발령받은 Tara Harrison이라는 시보 순경이 Perth로부터 전근해 온다. Tara는 사실 이 지역 호주 원주민(Aboriginal Australian) 출신으로 성인이 되기까지 이 지역 Aboriginal Moodjana Community에서 보내다가 경찰이 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SERGEANT ANDERSON은 거칠고 우락부락한 광부들이 많은 광산촌에 Tara 같이 왜소한 여성 경찰이 배치된 데 대한 실망을 조금도 감춤이 없이 그녀에게 오늘 아침에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바로 현장 투입을 지시한다.
'어젯밤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몇몇의 손님은 계속 남아 술을 마셨고 그중 한 명인 Paul Hunter라는 광부가 살해되었어. 어제 술집에
있었던 놈팽이들이 두 미국인 배낭여행족 바 메이드들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거행했다는 말이 있어. 그 두 배낭여행족 Lauren Davis와 Darla-Beth Jackson은 아침 첫 버스를 타고 마을을 빠져나갔네.'
이제 Tara Harrison 순경 시보는 자신의 고향 마을에 돌아오자마자 살인사건 현장 보전 업무를 위해 출동을 한다.
Goodreads에서 어떤 사람의 Review를 읽었는데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 발췌했다.
《A pub in the Australian outback in the tough gold mining town of Dead Tree Creek is where American backpackers Lauren Davis and (Darla) Beth Jackson are sent by an agency to work in the bar. Are they lambs to slaughter or are they up to the challenge? A few weeks later miner Paul Hunter is brutally murdered, everyone assumes it’s Lauren and Beth since they’ve skipped town - but are they guilty? Sgt Anderson is in charge of the investigation, assisted by Officer Craig Dooligan and newly arrived probationary officer Tara Harrison who grew up in the area and has things in her past that haunt her. Despite the evidence against them Tara is not entirely convinced these Alpha Sigma Psi sorority sisters are guilty and is on a mission to uncover the truth. It seems these blood sisters have secrets they will take to their graves and perhaps they’re not the only ones. The story is told via multiple perspectives which I’d normally find too much but in this case it works extremely well.
I thoroughly enjoyed the last novel by Cate Quinn and eagerly anticipate this and I’m definitely not disappointed. The plot is really well thought out having a lot of elements to it which keeps you interested throughout. It’s fast paced and builds in intensity then thankfully the author gives you a bit of a breather with a change of point of view. There are several good twists and the odd jaw dropper adding suspense and tension. The sorority element is a good angle too though a bit baffling to a Brit! I love the focus on the Indigenous people in this case the Moodjana people which is a fascinating dimension especially the cultural aspect and the ensuing and understandable tensions with the mining company.
The atmosphere is fantastic, it has it by the truck load or as we’re in the Aussie outback, it has it by the road train load. You feel as if you are there with the sun beating down, with the dry and the dust, you sense the remoteness and definitely the many tensions.
The characterisation is really good, I like Tara and Sgt Anderson who seems gruff but he’s a darned good bloke. One character has me completely fooled - well played Cate Quinn!
Overall, I think this is a really immersive read. The writing flows, it goes much deeper than it initially seems with the situation worsening exponentially and leading to a good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