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가 결합한 조어로, “남성이 여성을 기본적으로 뭔가 모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태도”를 말한다. 미국 문화평론가 리베카 솔닛이 2008년 『LA타임스』에 쓴 에세이 「설명하는 남자들(Men who explain things)」에서 유래한 말이다. 2010년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 목록에 올랐으며, 2014년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 사전에 실렸다. 호주에서는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주
솔닛은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가 “모든 남자에게 그런 타고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탐탁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맨스플레인 때문에 많은 여성이 괴로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내 경험상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자신감이 넘쳐서 정면 대결을 일삼는 사람은 유독 한쪽 성에 많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든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든 모르든. 어떤 남자들은 그렇다. 여자들은 누구나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주
솔닛은 “맨스플레인은 여성의 발언할 공간, 경청될 공간, 권리를 지닐 공간, 참여할 공간, 존중 받을 공간, 온전하고 자유로운 한 인간이 될 공간을 폐쇄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리 사소한대화에서도, 남자들은 자기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알지만 여자들은 잘 모른다는 소리를 여자들이 자꾸만 듣게 되는 것은 세상의 추악함을 지속시키는 일이자 세상의 빛을 가리는 일이다. 맨스플레인은 길거리 성희롱과 마찬가지로 젊은 여자들에게 이 세상은 당신의 것이 아님을 넌지시 암시함으로써 여자들을 침묵으로 몰아넣는다.” 이어 솔닛은 이런 현상 때문에 “여자들은 나서서 말하기를 주저하고, 용감하게 나서서 말하더라도 경청되지 않는다”면서 “그 결과 여자들은 자기불신과 자기절제를 익히게 되는 데 비해 남자들은 근거없는 과잉확신을 키운다”고 했다.주
솔닛에 따르면, 맨스플레인은 끔직한 여성 혐오와 폭력과 별개의 사건이 아닌 “연속선상의 현상들”이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6.2분 마다 한 건씩 강간 사건이 신고되고 있으며, 한 해에 1,000건 이상 남성에 의한 배우자, 혹은 전 배우자 살해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폭력의 바탕에는 내가 상대방을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의식, 여성은 침묵과 처벌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깔렸다는 것이다.주
한국에서는 2015년 「무뇌아적 페미니스트가 IS보다 위험하다」라는 한 칼럼니스트의 글과 “여자들은 멍청해서 남자한테 머리가 안돼”라는 한 개그맨의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논란이 되었는데, 이런 여성 혐오 발언을 설명하기 위한 용도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