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파리 두 마리가 있다며, 환상의 고통속에 헤매이고 있다. 이럴 때 어찌하나!

[여여부동]

1. 개 요

환상의 고통속에서 헤매이는 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그는 이곳 저곳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가 보았으나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마음에 상처를 받기만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것은 당신의 상상일 뿐입니다.”라고 말할 뿐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상상속에서 고통에 헤매이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의사가 하는 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의사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의사가 말한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태의 있는 사람과의 대화속에서 통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2. 두 번째 찾아간 곳은 어느 선지식이었다.

어느날 이 중년의 남자가 선지식을 찾아왔다. 그가 하는 얘기를 들은 바, 그는 잠을 잘 때에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틈에 파리가 뱃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기 뱃속에 파리 두 마리가 들어가 윙윙 거리며 날고 있다는 환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 자세로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없었고 계속해서 이쪽 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안절 부절하며 말하길, “그 놈들이 이쪽으로 왔습니다. 이젠 저쪽으로 갔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야 말로 그는 미칠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중년 남자의 배를 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군, 그 놈들이 여기에 있는 것이 맞다.” 중년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는 선지식의 발을 만지며 경의를 표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제 고충을 알아주는 유일한 분입니다. 지금까지 용하다는 의사는 거의 다 만나보고 아유르베딕(ayurveydic)1), 대증(對症) 요법2), 동종(同種) 요법3) 등을 써 보았지만 그들은 모두가 다 어리석었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똑 같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약이 없으면 없다고 말하시오! 왜 자꾸 내가 환상에 빠져 있다고 말하는 것이오?“

이제 제 고충을 알아주는 분을 만났으니, 당신은 아시지요?

선지식 : “나는 알 수 있다. 분명히 피리가 그대 뱃속에 있다. 나는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는 전문가이다. 그대는 사람을 제대로 만난 것이다. 나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다루는 데 전문가이다. 그것이 내가 하는 모든 것이다.” 그러면서 그에게 말했다.

“자, 여기에 누워 눈을 감아라. 내가 그대에게 눈가리개를 하고 그 놈들을 꺼낼 것이다. 입을 벌려라, 그러면 내가 주문을 외워 그 놈들을 불러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뻐서 어찌할 줄을 몰라 하면서 말했다.

“진작 이런 조치가 취해져야 했습니다.” 선지식은 그의 눈에 가리개를 씌우고 입을 벌리라고 말했다. 그가 매우 행복해 하면서 자리에 누웠다. 그는 파리가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그런 상태로 놔두고 선지식은 재빨리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이유는 파리 두 마리를 잡기 위해서였다. 갑자기 파리 두 마리를 잡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가까스로 파리 두 마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가 눈을 떴을 때 병 속에 갇힌 파리 두 마리를 보여 주었다. 그가 말했다. “이 병을 제게 주십시오, 그 바보들에게 가서 보여 주어야겠습니다.” 그리고는 그는 완전히 치유되어 회복되었다.

3. 이런 방법으로 치유(치료)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4)라고 일컫는다. 우리의 뇌속에서 실현되는 정신작용에 의해서 치료하는것이다. 이런방법은 의사와 환자와의 communication(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 이심전심으로 통할 때 치료(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인간에게는 본래 자연치유 능력이 있다. 환자가 플라시보를 통해 질병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은 현대 과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뇌와 정신의 자연적 자가치유 능력의 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장 쉬운 “예”를 들어 보자, 돌을 막 지난 아이가 걸음마를 하다가 작은 돌을 밟아 넘어져 울고 있다고 하자, 이때 엄마나 아빠는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누가 그랬어, 이 돌맹이?”라고 하면서 돌맹이를 잡고 “이 놈의 돌맹이! 우리 아가를 넘어지게 했구나”라며 돌맹이를 잡고 세게 내 팽개치면 실제로 아이가 울음을 그치는 일이 있다. 그 이유는, 자신를 넘어지게 한 돌맹이를 엄마나 아빠가 대신 혼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울 때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 호랑이가 나온다고 하면, 울던 애가 뚝 그치는 경우도 흔히 본다. 이런 것은 모두 상대방의 눈 높이에 맞추어서 이루어 질 때 효가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가 아프다고 하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꾀병이라고 놀리기까지 하여 상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치유하는 것은 장난삼아 함부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될 일이다. 오직 상대와의 communication(커뮤니케이션)이 원만하게 잘 이루어지고 이짐전심으로 통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보여진다.

4. 맺는 말

이와 같은 환상속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을 치유하고 도와주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환자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환자를 치유하는 것은 세상사에 통달해있는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법은 잘못하면 상대를 속이는 기만 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을 실행할 때에는 상대의 눈 높이에 맞추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계열성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즉 초등학생에게는 초등학생에게 맞는 덧샘, 뺄셈, 곱셈, 나눗셈을 가르치고, 중학생에게는 중학생에 맞는 방정식, 함수 등을, 고등학생에게는 미·적분 등을 가르친다. 이런 식으로 심화시켜 나가듯이 상대가 처해있는 환경, 수준, 이해도에 따라 적절하게 알맞도록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을 접하면서,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생각에 의해서 자신의 주관대로 일방통행식으로 밀고나가는 일은 없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상대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질 때 좀 더 이해력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임을 알자.

참고)

1) 베다에 기초한 인도의 전통 의학.

2) 치료중인 질환과 다른 증상을 일으키게 하는 약제를 써서 그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

3) 건강체에 투여하면, 그 질병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약품을 환자에게 소량 투여하여 치료하는 방법

4) 의학) 플라세보를 썼을 때 환자가 진짜 약으로 믿어 좋은 반응이 나타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