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억압하기만 하면 역풍이 불어닥친다. 지치거나 우울해지거나 엉뚱한 충동의 노예가 된다. 일탈, 외도, 갑질, 일진 놀이, 험담, 따돌림 같은 저급하고 중독적인 악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놀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잠을 자고, 밥을 먹어야 하듯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행복해지고 인간다워진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쉬쉬하며 살아왔다. 어떻게 공부하는지,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는지는 배웠으나, 노는 것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이제라도 잘 놀기에 대해 배워야 한다.
일단 시간이 제일 문제다. 바쁜 사람은 일할 시간이 모자라고 안 바쁜 사람들은 마음이 초조해서 놀 시간이 없다. 게다가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은 놀이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노는 게 익숙하지 않고 마음 편한 단어도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내 마음대로 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루에 15분, 아니 5분, 혹은 1분이라도 괜찮다. 누구나 자기 인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자기 조절감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 마음대로의 시간'에 하는 놀이는 도파민적 놀이와 세로토닌적 놀이로 나뉜다. 도파민적 놀이는 '재밌는 것'이고, 세로토닌적 놀이는 '감동적인 것'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의 놀이가 다 필요하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하고 싶어 했고, 부모님들은 싫어했던 놀이는 대개 도파민적 놀이다. 사람을 흥분시키고, 활력을 주고, 근심 걱정을 잊게 해주는 강렬함이 있다. 주로 경쟁, 승리, 행운, 쟁취, 새로운 경험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다. 어떤 놀이가 나에게 도파민을 줄까?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되새겨보길 바란다.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는 놀이는 문화, 감동, 소통, 공감 같은 키워드로 이루어진다. 영화나 드라마 감상, 독서나 대화를 통해 관심과 사랑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세로토닌적 놀이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정서적인 충전을 경험한다. 주로 실내에서 실행하지만 집보다는 외부 공간을 추천한다. 좋아하는 카페나 극장,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문화생활을 해야 한다.
놀이에서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장소다. 웬만하면 집 밖에서 놀기를 추천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놀기에 적절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과 성인 자녀들이 오밀조밀하게 살면서 보상 중추를 자극할 만한 놀이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똑같은 실내 놀이를 하더라도 집이 아닌 공간에서 하는 것이 새로운 자극을 준다.
'중독'이라는 글자를 붙인 단어가 존재하면, 그 놀이는 환영받지 못한다. 알코올, 도박, 게임, 스마트폰, 탄수화물 같은 놀이다. 일 중독을 겪은 사람들이 다른 중독으로 옮겨가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래서 본인은 재밌더라도, 그 놀이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거나 남 몰래 숨어서 하고 있거나 배우자나 자녀에게는 "이런 거 절대 배우지 마라"라고 한다면 놀이가 아니라 중독에 빠진 건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놀이는 즐거울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자랑스러워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행동이어야 인생의 자부심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
윤홍균, 『마음 지구력』, (주)북이십일, 2024. 〔1장 '지쳤다'는 마음을 이해하는 일〕 중에서 발췌, 요약정리.
[출처] 어른들의 놀이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이다|작성자 Lee Do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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