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뒷면의 문양이 정교한 잔무늬거울과 구분하여 조문경(粗文鏡)이라고도 한다. 거친무늬거울 중 가장 오래된 형식이 랴오닝성[遼寧省]의 차오양[朝陽] 십이대영자(十二臺營子)에서 전형적인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과 함께 출토되었고, 잔무늬거울도 여러 유적에서 세형동검(細形銅劍)과 함께 나왔기 때문에 거친무늬거울이 시기적으로 앞선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외형상의 특징을 보면 지름은 8~19 cm인데 일반적으로 12 cm 내외가 많으며, 뒷면에 2개 이상의 꼭지[紐]를 한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부착시켰다. 주연부의 단면은 삼각형 ·이중삼각형 ·반원형 등 일정하지 않으며 무늬에 따라 몇 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첫째 형식은 주연부 단면이 삼각형 ·제형(梯形) 등이며 무늬선이 거칠고 지그재그를 이룬 번개무늬 형태로 구성되었다. 십이대영자 외에 선양[瀋陽] ·정가와자(鄭家陵子)에서도 비파형동검과 함께 출토되었으며, 평양 ·대전 ·성천 등지에서 출토된 것도 이 유형의 거울이다.
둘째 형식은 무늬 모양이 첫째 형식보다 세선화되고 세형동검과 함께 나오는데, 평행사선을 메운 삼각형 무늬가 기본단위를 이룬다. 주연부는 반원형 또는 삼각형의 단면을 가졌으며, 무늬의 구성상 다시 별 모양 형식은 고흥 소록도, 부여 연화리에서 출토되었으며 평남 맹산에서는 활석제의 용범이 발견되었다.
중간에 동심원을 그려서 내구 ·외구로 구분하고, 외구에는 삼각형 사선무늬를, 내구에는 불규칙한 직사각형 평행선무늬를 만들었다. 러시아 연해주 지역과 대전 괴정동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첫째 형식이 십이대영자의 청동기를 조형(祖形)으로 하여 한반도에서 제작한 선행형식이며, 둘째 형식으로 될 때는 종류가 더 세분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