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선택 -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좋을까? “서로 다른 성향”이 좋을까?>
“결혼? 그거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야 잘 살아.”
친구의 말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들 봐봐! 거의 서로 다른 성향끼리 만난 사람들이더라.”
또 다른 친구의 말, 역시나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도대체 어느 이야기가 맞는 걸까? 배우자 선택!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좋을까? 아니면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이 좋을까? 두 이야기 모두 맞는 구석도 있고 사람마다 다르니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이야기 다 맞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러나 중구난방으로 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 “비슷해서” 유익이 되는 부분과 서로 “달라서” 유익이 되는 부분이 한 커플 안에서 동시에 작용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런 상황인 것이다. “난 저 남자가 이런 부분에서 비슷해서 좋아! 그런데 한편 저런 부분에서는 나와 달라서 또 좋아!” 무슨 말일까? 관련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보자.
1. “가치관과 태도”는 유사할수록 좋다. (유사성의 원리)
이해가 될 만한 대표적인 예가 있다. 같은 종교의 신자들끼리 결혼하려고 하는 이유. 반대로 서로 다른 종교의 배우자 때문에 가정생활이 힘든 이유. 결국은 종교라는 가치관 때문이지 않은가? 2012년, 월드뉴스를 터뜨린 톰 크루즈의 케이티 홈즈와의 이혼도 마찬가지다. 이혼 사유 중 하나가 톰 크루즈의 사이언톨로지라는 종교 때문이었는데, 이것이 가치관 차이를 불러 일으켰다. 즉, 가치관과 태도가 유사하면 호감이나 관계 유지로 이어지고, 유사하지 않으면 갈등이나 결별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가치관과 태도”가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호감을 느끼고 결혼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현상을 "어울림 원리(matching principle)"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역할”은 서로 달라서 보완적일수록 좋다. (상보성의 원리)
앞서 말한 유사성의 원리대로 처음에 서로 유사한 사람들이 만나 오랜 시간 부부 생활을 하다 보면 나름대로 더 익숙한 전공 영역(예를 들면, 남편은 기계를 잘 고치고 아내는 통장 정리를 잘 한다든지 등등)에 특기를 발휘하게 되어 역할이 상보적으로 보완되는 경향이 생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것은 성차별을 일으키는 스테리오타입(stereotype)과 같은 역할이 아니다. 가정 생활의 장기적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특정 영역에 상대적으로 더 취미가 있거나 능력이 있는 누군가가 분명히 그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영역에만 관심이 있거나 장점이 있어서 한 쪽으로만 치우치면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빈 구멍이 생기기 쉽다.
유사성과 상보성의 관계를 요약하면, 전반적으로는 유사성이 대인관계에 있어 매력을 일으키는 데 큰 요소로 작용하며, 특히 가치관과 태도가 유사할 때 더욱 그러하다. 반면에, 특히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역할의 상보성이 보완적 기능을 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이어 주는 데 요철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우자 선택! 인생의 절반 이상을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을 결정하는 일이다. 때문에 예로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 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만 하는 일. 단순히 느낌이 통하기 때문에 좋아서 한평생 살수도 있지만 이는 너무 큰 모험이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연애 중이라면 유심히 관찰해보기를 바란다. 무엇이 나와 비슷한지 아닌지. 그리고 상대방의 곁에서 지내며 함께 경험한 것들을 되짚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어떤 부분에서 나와 다르고 그 다름이 어떻게 보완적인 효과를 일으키는지.
Schoen & Wooldredge, "Marriage choices in North Carolina and Virginia"
나은영, <인간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