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가입자 100만 시대
정다온 선생님이 8일 서울 장위동의 IPTV 공부방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대형 TV로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제공] | |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에 따르면 KT의 ‘쿡(QOOK) TV’ 서비스를 신청한 이은경(29·서울 명일동)씨가 9일 IPTV 100만 번째 가입자로 등록됐다. 김인규 협회장은 “IPTV는 인터넷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데다 유익하고 공익적인 콘텐트를 제공해 ‘바보상자’ 소리를 듣던 TV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고 말했다.
IPTV가 이른 시일 안에 100만 가입자를 모은 건 ‘똑똑해진 TV’ 덕분이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트를 보고, 정보까지 주고받는 ‘쌍방향’ 디지털 IPTV가 손님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또 IPTV가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부응해 소외계층의 원격 교육·진료에 활용되는 등 공익적인 역할도 커졌다. 서울·경기 지역 소외계층을 상대로 시작된 IPTV 공부방은 부산·대전 등 여타 지방자치단체로 퍼지고 있다.
◆‘똑똑한 TV’=IPTV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 또는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다. 풍성한 콘텐트도 강점이다. KT의 ‘쿡TV’와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 LG데이콤의 ‘myLGtv’ 세 IPTV는 초창기 각각 20∼40개의 실시간 채널로 시작해 현재 80~90개까지 늘렸다.
쌍방향 기능으로 케이블TV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쿡TV의 ‘드림케어’ 같은 건강 채널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드림케어는 자신이 측정한 혈압·혈당·체지방 수치를 리모컨으로 입력하면 건강 상태를 분석해 준다. 서종렬 KT 미디어본부장은 “쿡TV 건강정보와 같은 맞춤형 서비스를 앞으로 많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첨단 정보 서비스도 인기다. KT는 지난달부터 자체 개발한 ‘클리어스킨’ 기술을 적용했다. TV 화면 위로 반투명한 정보 검색창을 띄워 검색과 쇼핑을 할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된 상품을 리모컨으로 선택하면 상담원과 전화로 연결해 주문까지 가능하다. SK브로드밴드는 취향별로 콘텐트를 선택해 화면 구성이 가능한 ‘meTV’(개인화 서비스)와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모아 별도 메뉴로 제공하는 ‘I스크린’을 선보였다. LG데이콤은 LG전자와 공동으로 IPTV 전용수신기(셋톱박스)를 내장한 TV를 내놓았다. 개인·기업·공공기관들이 저마다의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는 ‘홈채널’도 도입했다.
◆나눔의 미디어=동영상 교육이나 원격 의료, 공동 쇼핑몰 등 소외계층을 위한 IPTV 서비스도 확산된다.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은 “IPTV공부방에 대한 지역민과 지방자치단체들의 호응이 커 19군데(서울 4, 경기 15)인 IPTV공부방을 내년 말까지 1500개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장위동의 지역아동센터인 ‘밀알학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가방을 메고 이곳의 IPTV공부방으로 몰려들었다. 액정화면(LCD) TV에는 교육방송(EBS)의 동영상 원어민 영어교육 방송이 나왔다. 리모컨의 반복·재생·검색 기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정다온 선생님은 “8월 시작한 LG데이콤의 MyLGTV 공부방 서비스에는 EBS 프로그램 외에도 강남 유명학원에 버금가는 우량 교육 콘텐트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년생인 최성민군은 “한 살 아래 여동생과 방과 후면 공부방에 달려온다. ‘해리포터’ 영화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해 흥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이원호·김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