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全州)...
전봇대(電柱), 물주(錢主), 앞주(前週), 이를 두고 전주라 하던가..
...아니 전북의 중심지이자 예향, 교육도시, 조선시대 500년의 정신적인고향..
전주를 보지 않고는 대한민국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던 어느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그만큼 전주는 가장 한국적이며, 문화가 넘치며, 음식이 있고, 가락이 있고, 건축이 있는...
가장 소중한 곳이 아닐까.
나는 알오티시 17기 동기회에서 임관 3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정한 문화행사..그, 장쾌한 일정에
함께 발을 담굴수 있었음이 너무도 소중하다. 여기에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동기들...그들의 열정으로 이 행사는 기획되고...진행되었으리라.
2. 4월 25일...서울은 비가 조금 뿌렸다..분명 단비이다...
전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의 영원한 웃음 전도사 주종명(부산대)동기의 구수한 진행과 덕담과
만담...아! 그는 역시 고조선시대 이후로 알오티시가 배출한 가장 격조높은 입담꾼이 아닐까...
11시경 전주에 도착하여...바로 전주대로 직행...
연산홍과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캠퍼스...
대강당에서 전주대 강대호동기의 전통건축에 관한 강의...역시 그는 이 시대의 건축가답게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접목하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전통가옥의 문화적
특성과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었음이 참 소중했다.
점심은 전주 비빔밥...그리고 이어지는 일정...경기전, 전통 한옥거리, 호남제일성, 이목대,
오목대...
다른 도시에 비해 발전의 속도는 더디지만 전주는 그렇게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3. 오후 네시쯤 임실 필봉으로 이동...필봉은 농악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의 농악은 원래 경기도
평택의 평택농악과 전북 임실의 필봉농악, 경남 밀양의 밀약농악으로 대별된다. 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필봉농악...4개조로 나누어서 북, 장고, 깽가리 소고를 배우면서 느꼈던 우리 소리의
진한 호소력과 묵직한 감흥....몸은 비록 느렸지만 정신은 차고 넘쳤다.
저녁식사 후 8시 부터 가진 판타스틱 공연....'고향에서의 멋진 하룻밤'이라는 부제가 붙은 푸진
공연한 공연에 모두들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전 동기가 북, 장고, 꾕가리, 소고를 들고 펼친 농악이 연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기 바빴다. 사물놀이 공연, 난타...그리고 전통 국악공연..
필봉농악팀과 어우리진 멋진 만남과 공연...우린 하나가 되어 있었다.
필봉농악과 하날레라
북을 둥둥쳐라
징을 울려라
꾕가리 소리를 산 너머로 날려라
장구의 가락은 그대 품에 넣고
우리 이렇게 하나 되어 돌고 있다네
님은 나를 안고
나는 님의 가슴에 묻히니
우린 하날레라
필봉농악이여 덩덩 덩더쿵
쿵다따 쿵쿵 찡찡찡 깨깽깽깽 깽깽깽
허리는 벌써 지쳐 힘겹고
이마에 서리는 땀
가슴은 뜨거워졌어라
우리의 우정은 하늘처럼 높았어라
쿵따따 쿵쿵 칭칭
필봉 하늘의 별이 놀라 달아난 밤
우리도 취하고 가락도 취하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공식행사...잠은 이미 떠난지 오래고
장고를 두드리고 꾕가리를 치고..
밤을 새운 동기들도 있었으니... 아!! 우리의 우정도 넘쳐나누나.
4. 이튿날...우리 동기들과 따로 떨어져 전주 전통한옥에서 1박을 한 동수님들과 아침에 합류...
맛깔스런 전주의 전통한식으로 아침을 먹고..
'혼불'로 유명한 최명희작가의 문학관이 있는 남원으로 향했다.
혼불문학관은 역시 잘 정리되어 있었고 예상보다 웅장했다. ROTC 20기 후배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작가의 치열했던 문학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다.
혼불은 토지와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소설이며 노벨상을 수상하고도 남을 불후의 명작이다.
5. 광한루와 국악공연...
조선시대 세종때 만들어진 광한루...춘향전의 무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광한루는 봄빛에
수줍은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연못의 잉어도 우리를 반기려는지 떼로 몰려들고...
금방이라도 춘향과 이도령이 저만치에서 그네를 타며 올 거 같은 정경이 뛰어난 명승지..
월매집의 주저 앉아 막걸리를 기울이고 싶은 그 분위기는 또 어떤가...시간이 아쉬울 뿐....
국악당에서 펼쳐진 도립국악예술단의 국악공연과 판소리로 전주, 임실, 남원으로 이어진 문화행사는
막을 내리고...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광주, 경남, 대구, 대전, 청주...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기 위해
작별을 하니 길은 멀고 마음은 싸하고..
행사의 기획부터 준비, 프로그램...그리고 빈틈이 없었던 감동의 물결...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낸
전북지구동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특히 농악, 국악공연 등...접하기 어려운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해 준 소강춘(전북대, 전주대 사대학장)
동기, 이길구(국민대, 전주대 교수, 목사), 강대호(연세대, 전주대 건축학교수) 3인방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한 우리 동기들에게도...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