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경은 十終有終十으로 시작하는데 해석해 보면 십이 끝나도 끝나는 십이 있다가 된다. 일이 시작되면 십이 끝나는 것이고 일이 끝나면 다시 십이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음이 끝나면 양이 시작하고 양이 끝나면 음이 시작하는 이치와 같다.
그런데 문제는 一의 형태는 한 가지 이지만, 十의 형태는 한 가지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그래서 일은 시작과 동시에 3극으로 나뉘어 지게 되어 일이 시작하게 되면 천지인이 합쳐진 태일이 셋으로 분리되어 천극의 일, 지극의 일, 인극의 일로 구분되는 개체적인 一이 되므로 시작한 一이 없지만, 十은 6합으로 된 입체의 십과 5방으로 구성된 평면의 十의 두 가지 형태가 있기 때문에 십이 끝나도 끝나는 십이 있다고 한 것이다.
따라서 "一始無始一"의 "一"은 전자의 一이나 후자의 一은 천지인 셋이 결합한 一로서 동일한 것이지만, "十終有終十"의 "十"은 전자의 十은 6합로 구성된 입체의 十이고 후자의 十은 5방으로 구성된 평면의 十이라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