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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 "
" 응? "
" 솔직히 말하자, 너 진짜 이제 김종인 끝이냐? "
끝이냐고 묻던 변백현의 마지막 말이 노래방 내부 안으로 자욱한 메아리처럼 퍼져갔다. 끝이냐, 끝이냐. 그런식의 질문이라면 답은 하나였다. 응, 정말 끝이야. 사실 짝사랑이 오래 되면 처음 그를 봤을 때 느꼈던 설렘과 떨림이 예전같지가 않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 사람을 오랜 기간 동안 짝사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포기하지 못해 좋아하는 거기 때문에. 날 착각하게 하고, 날 시험에 들게 하고, 자꾸만 날 밀어내면서도 끌어당기는 그 사람을 포기하지 못해 계속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을 말하지 않았는가. 짝사랑은 지독한 순환의 반복이라고. 근데 이제는 그 고리가 중간에 반토막이 나버렸으니 내가 더이상 김종인을 포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고로, 이제 더이상 착각할 이유도, 시험에 들 이유도 없다. 그러니 정말 끝이다. 그게 내 답이었다.
" 응. "
대답했다. 그 뒤를 이을 코멘트는 하고 싶지 않았다. 구차한 이유가 늘어갈 수록 미련이 늘어나는 것뿐이다. 난 오늘 순환의 고리를 끊었고, 김종인을 남몰래 훔쳐봤던 내 절절했던 감정도 모두가 끝이 났다.
짝사랑의 마지막 조건 : 우리는 한번 쯤, 누군가를 짝사랑한다.
단호하게 조각난 내 답에 꽤나 놀란 듯 제 두 눈을 크게 뜨며 날 뚫어져라 응시하는 변백현의 모습이 보였다. 끝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결국 상처를 받으면서까지 끝을 맺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유난히도 아련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중에는 처음으로 용기를 냈다가 엉뚱한 놈에게 고백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떠올랐다. 처음 변백현에 대한 인상이 어땠더라. 그래, 내가 김종인을 좋아하는 사실을 즐기는 놈. 그래서 날 자꾸만 곤경에 빠뜨리고, 함정에 빠뜨리고, 결국엔 낭떠러지까지 떨어뜨렸던 놈. 이제는 그때,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희미해진 잔상들에 옅은 잔미소가 둥실둥실 떴다. 어느 순간부터 놈은 내게 가장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실 그게 정확히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그뿐이었다. 김종인에게 패인 상처를 유일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변백현은 우선 날 알기 전에 김종인과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나보다 더 비정한 짝사랑을 맛봤으며, 하나하나씩 무너져 가는 날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담아 간 사람 아니냐.
" 변백현, "
" 응. "
" 궁금한 게 하나 있어. "
질문하고 싶은 게 있었다. 그동안 수십 번이고 가슴속을 맴돌기만 했던 질문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꺼내 보려 했다.
" 처음에 왜 그렇게 나 놀린 거야? "
" 내가 널? "
" 아니, 놀렸다기 보단 거의 괴롭히는 수준이었지. "
" ○○○씨, 모함 쩌시네. "
" 아니, 이것보다 더 궁금한 거. "
" ……. "
" 예전에 급식실 앞에서 말이야. 내가 너 나한테 왜그러냐고 막 화내고 있는데 뒤에 김종인 오고 있을 때도 그렇고, 우리 집앞에서 김종인이 나한테 자기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도 그렇고……, "
" ……. "
" 나 왜 도와준 건데? "
그동안 너무 쿠크가 약해져서, 그 정도로 멘탈이 얇아져서 용기 내지 못 했던 일이라고 하면 수도 없이 많다. 이것 또한 마찬가지다. 늘 내 예상 범위를 잘도 쑥쑥 넘어 다니는 변백현의 입에서 어떠한 기막힌 대답이 나올까 두려워 피하기 급급했던 질문을 간신히 입 밖으로 꺼내 보였다. 사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 이렇다, 자랑할 정도로 행복하게 끝난 짝사랑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저에게 고마워할만한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사소한 위로 한 마디 하나로 내 머리 위로 폭우처럼 내려온 장대비를 막아준 자체가 고마워서였다. 짝사랑을 할 때는 놓쳤던 것들이 끝나니 하나둘씩 들어왔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건 내 편이다. 내가 정말 힘들 때 누가 내 곁에 있었는지, 누군가가 제 어깨를 빌려줬는지, 어떤 사람이 진심으로 날 토닥여주고 있었는지. 모든 건 하나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다.
" 솔직히 말하면 김종인은 이미 김효정 좋아하고 있는 상태였고, 포기하라 해도 절대 포기 못할 새낀 거 난 알고 있었어. "
" ……. "
" 근데 그런 놈한테 말 하나 못 걸고 빌빌대고 있는 꼴이 안타까워서 그랬고. "
" ……그럼 너 나랑 김종인 이어줄 생각 있었던 거야? "
" ……. "
" 아, 미련 남은 거 절대 아니야! 그냥 난 네가 왜 그렇게 김종인한테 내 마음 티 내려고 했는지 궁금해서……, "
" 나 너랑 김종인 이어줄 생각 하나도 없었는데. "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상대에게 생각하지 못 했던 장소에서 생각하지 못 했던 말을 들었을 때만의 특별한 기분이 있다. 원래 그럴 거라 생각했을 때의 이벤트와 일말의 의심도 못 했을 때 받은 이벤트에 전해오는 감정이 차이가 있는 것처럼, 지금의 나 또한 그랬다. 언젠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변백현은 확실히 김종인과 내 사이를 이어주고 싶어 하는 구나라고. 그래서 어떻게든 내 짝사랑을 들키게 만들려고도, 정작 절박한 순간에는 제일 먼저 나타나 날 구해주는 거라고도. 무심결에 확신하고 있던 생각이 산산조각 난 건 오늘도 역시 핀트에 어긋난 말로 날 당황스럽게 만들어버린 변백현 때문이었다.
빙글, 느릿하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상처받은 마음이 아직 완벽히 가라앉기 전에 또 다른 뜨거운 액체가 음푹 패인 생채기 위로 얹어졌다. 남들에 비해 유독 머리가 멍청한 편은 아니었음에도 놈의 말을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느껴졌다. 김종인과 날 이어주기 싫었다니, 그렇다면 왜 내 짝사랑을 그렇게 티 내려하고, 위로해주고, 도와준 거냐 이 말이다.
" 솔직히 처음에 네가 김종인 어느 정도로 좋아하는지 몰랐을 때는 이어주려고도 했었어, 나도 친구지만 가망 없는 김효정 좋아하는 게 맘에 안 들었거든. 어차피 가볍게 얼굴 보고 좋아하는 애라면 너도 그냥 가볍게 다른 여자 만나면서 잊어보라고 말하려 했지. 근데 네가 김종인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고 나니까 그렇게 했다간 네가 진짜 심하게 상처받을 수도 있겠구나, 반성하게 되더라. "
" ……. "
" 네가 더 깊게 좋아하기 전에 아예 친해질 계기를 막으려고 일부러 티 냈던 거야, 괜히 더 상처받을까봐. 근데 그게 좀 어긋나서 급식실 앞에선 나도 모르게 도와준 거지만. "
" ……. "
" 그러다가 너랑 김종인 친해졌고, 솔직히 그게 마냥 좋지 않았어. 네가 김종인 좋아하는 거 알고 있고, 김종인은 김효정 때문에 상처 받아서 매일 울고 있는데 네가 고백한다고 해서 걔가 받아줄 거 같지가 않았거든. "
" ……. "
" 병신아, 그런데도 너는 김종인하고 친해졌다고 좋아서 만날 때마다 나한테 눈치 주고. "
" ……. "
" 그러니까 결국 이게 뭐야, 너만 상처 받고 끝났잖아. "
설혹, 아무 말도 못하는 벙어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강한 척했던 마지막 벽이 부서지면서 덕지덕지 오려 붙여놓았던 크고 작은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댔다. 내가 어떻게 아냐 이 말이었다. 당시에 난 김종인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 설레서 주변인들의 조언 따위 흘려버리기 그만이었는데. 무언가가 오면 무언가가 간다. 난 그게 지금까지 완벽히 잘못된 정의라 생각했다. 무언가가 왔을 때 다른 무언가를 꼭 쥐고 있으면 그만이고, 또 무언가가 가면 죽어라 따라가서 잡으면 그만이다. 허나 거만한 혼자만의 정의는 철저하게 무너져내렸다. 날 얽매이기만 했던 변백현의 사소한 트집은 어떻게든 내 상처를 덜어주기 위한 사소한 배려였다. 그걸 간과하지 못하고 놈을 죽어라 헐뜯었던 건 나였다.
답이 없었다. 그동안의 난 답이 없는 짝사랑을 함으로써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길을 걸어갔다. 두 눈, 두 귀 모두 다 막고 내 방식대로 걸어가던 그 길에 놓쳤던 사람이란 수도 없이 많았을 거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꼴에 미치도록 한탄함이 느껴졌다. 이런 결말을 맞으려고 내 아까운 시간, 내 아까운 추억을 낭비한 건 아닌데. 정작 내가 정말 힘들 때 제 어깨를 빌려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놈을 좋아하면 안 됐던 건데, 정말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눈앞에 잡힐 듯 말 듯, 흐릿한 안개가 찬찬히 차올랐다. 아, 괜찮다고 수십 번이고 최면하고 보듬었던 심장에 지울 수 없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 자그마치 8개월이다. 내가 김종인이라는 이름 하나에 저 혼자 설레고 난리를 치던 날이. 마치 내 또 다른 닉네임이 된 것 같은 그 익숙한 8개월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영구 삭제하냐 이 말이다.
" 진짜 너무 허무하다……. "
" ……. "
" 어차피 안 될거 알면서 혼자 좋아하긴 했지만 알면서도 밉고, 쪽팔리고, 민망하고. "
" ……. "
" 이제 학교에서 어떻게 보나 싶고……내가 진짜 한심하고. "
" ……. "
"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건가. "
무의식적으로 무너지는 내 곁을 지킬 사람을 찾았다. 한 손을 들어 제 반쪽 얼굴을 가리며 연신 그득한 한숨을 내뱉던 변백현이 다시금 내 쪽으로 양손을 뻗어 내 두 볼을 꾹 하고 눌러왔다. 우스꽝스럽게 얼굴이 망가질수록 더 갈기갈기 찢어지는 지난날의 회환이었다. 기대가 컸던 짝사랑일수록 고통은 배로 추가된다. 혹시나, 설마, 같은 의문형 짝사랑이라면 더더욱이 그렇다. 그 사람이 날 자꾸만 착각하게 만들어서 뭘까라는 전제가 결국 짝사랑을 끝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정말 후회되는 한 가지가 있다. 왜 난 그때, 김종인과의 좋은 사이로 발전할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을까.
서럽게 묻어나는 허무함에 변백현은 이렇다 할 위로 대신, 잡고 있던 내 양쪽 볼을 아래 위로 부비부비 돌려댔다. 사실 장난칠 기분은 절대 아니었음에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듣기 흉한 신음도 터져 나왔다. 남이 철저하게 망가지고 있는 걸 제 행복이라 여기는 놈의 모습에 배수지와 윤보미의 잔상이 떠돌기도 했다.
" 시간 지나면 다 추억이야, 나중에는 김종인 단점만 보일걸? 내가 왜 저딴 새끼를 좋아했지, 왜 그랬지 하면서. "
" ……. "
" 허무한 건 잠시뿐이야, 지금 잠시뿐. "
" ……. "
" 짝사랑이 끝나는 건 네 맘대로 되지 않아도, 그 끝난 짝사랑을 어떻게 잊어가냐는 건 네 맘에 따라 다른 거야. "
" ……. "
" 내가 오늘로서 널 위로해주는 것도 잠시뿐이었으면 좋겠다. "
" ……. "
" 더 이상은 우리가 허무해 할 필요도, 슬퍼해 할 이유도 없는 거잖아. "
" ……. "
" 울지 말자, ○○아."
공간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간은 변해갔다. 우린 어느 순간 미래에 대해 심한 걱정 하나 없는 고2에서 사소한 수학 문제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고3의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끈거리는 머릿속만큼이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여러 번이고 답답한 울분을 터뜨린 적도 수도 없이 많았다. 늘 같이 붙어만 다녔던 보미와 수지는 3학년이 되고 나서 짜이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 끝과 끝반으로 떨어졌다. 모든 날들이 물 흐르듯이 빠르게 굴러가고 있었다. 어쩌면 변백현이 말했던 추억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을지도 몰랐다. 질끈, 하나로 묶은 머리 옆으로 흘러나오는 머리칼에 짜증을 이기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끈을 풀어 헤쳤다. 아, 거지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강약을 조절 못하고 무작정 풀어버린 탓에 저도 모르게 교실 바닥 위로 떨어진 머리끈을 보고 있자니 훅하고 성질이 차올랐다. 늘 벼락치기 스타일이었던 내게 수능이란 지옥과도 같은 타이틀이었다. 마치 하루하루가 마라톤 경기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머리끈을 향해 한쪽 손을 길게 내렸다. 아, 귀찮게 진짜. 휙휙, 시선은 정면만 바라보고 손가락 감각에 의지하니, 잡히는 건 딱딱하기 그지없는 시멘트 바닥일 뿐 아니겠냐. 으으, 골치 아픈 편두통까지 일어났다.
" 왜 코앞에 두고 못 줍냐. "
그때였다. 짧게나마 다른 누군가와 가느다란 손가락이 스쳤다. 온몸에 잔인한 가시가 돋쳐버린 듯, 그것도 아니면 독한 독이 퍼져버린 듯, 심장 언저리가 굳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유유하게 흘러가는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앞길을 막고 있는 무언가가 하나라면 바로 김종인이었다. 신은 죽어도 내 편이 아니었는지, 중요한 고3 반을 떡하니 김종인과 같은 반으로 만들어 주셨다. 그렇게 간절했을 땐, 그럴싸한 인연 하나 생기지 않더만 왜 피해야 할 존재로 탈바꿈하니 더 자주 마주치게 되냐 이 말이었다. 자그마치 벌써 6개월이었다. 김종인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아야만 했던 그날 이후로 6개월이 흘렀다. 변함없이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던 김종인의 마지막 바람은 당연하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친구라기엔 어색한, 피해기에 급급한 사이로 전략해버린 우리 둘에겐 조금 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곤 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 아, 고마워. "
" ……. "
아, 어색했다. 미칠 듯이 어색했다. 분명 친구로 잘 지내보자고 손가락 약속까지 걸어놓고 어색함에 몸부림치는 꼴이 미치도록 갑갑했다. 내 목을 졸라오는 텁텁한 맛의 공기에 후덥지근한 식은땀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아직도 김종인을 좋아하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놈을 잊은지는 오래였다. 한번 크게 상처를 받으니 죽어도 김종인이 다시 좋아진다거나 그런 마음은 없었다. 허나 정이 문제였다. 놈을 좋아했던 시간 동안 들었던 정 때문에 나로선 김종인을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는 게 그렇게나 어려운 문제였다. 김종인은 정말 나와 친해지고 싶은 건지 이런 식으로 가끔씩 찾아와 내 어색함을 배로 만들어놓곤 했다.
" 야, ○○○ 나 오천 원만! "
" ……. "
" 아니 아니, 그럼 삼천 원만! 나 아침 안 먹고 와서 그래, 존나 배고파 진짜로. "
" ……나 돈 없어, 김종인한테 빌려. "
" 아, 김종인 저 새끼 거지새끼야. 야, 말나온 김에 월요일에 빌려준 오천 원 갚아라? 나 시발 너 때문에 지금 거지된 거 모르냐? "
" 다음주 월요일에 갚는다고 했잖아, 병신아. "
" 아, 나 진짜 거지라고 지금. 삼각김밥 사먹을 돈도 없다니까? "
" 근데 왜 삼천 원이나 빌려? 700원만 빌리던가, 존나 양심 없나. "
" 시발, 니 매일 나한테 돈 빌리고 안 갚는 건 그럼 노양심이냐? "
" 니 면상보단 노양심. "
" 와, 존나 인신공격 가능해? "
꼴에 양심들은 있는지 저들끼리 병신 새끼, 거지새끼로 디스 하는 꼴에 한탄 섞인 비웃음이 튀어나왔다. 흘깃, 실쭉한 곁눈질로 한심하기 그지없는 말다툼을 하고 있는 놈들을 흘겨봤다. 사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평생 친해지지 못할 것 같은 김종인임에도 널찍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이 흐르니 약간의 대화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었다. 아, 다만 약간의 리스크가 있다는 게 문제였다. 당연히 그 자리에 변백현이 같이 있거나, 변백현도 같이 장난을 치거나, 변백현이 김종인을 끌어들일 때만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변백현을 옆에 두고 있으면 든든한 에어백이라도 생긴 것처럼, 양쪽 어깨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왔다. 그건 내가 유일하게도 김종인과 두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으로 변하기도 했다.
" 아, 뭐 먹을 건데. 사줄 테니까 월요일 날 김종인한테 받을 돈 나한테 줘. "
" 어, 진짜? 와, 존나 멋있다. 솔직히 이런 건 본받아야 해. "
" 나도 돈 없거든? 잠깐만, 얼마 있는지 좀 보고……, "
" 아, 줘봐. 원래 먹을 땐 돈 세보는 거 아니야. "
" 야, 안 내놔? 미쳤나, 진짜! "
" 야, 김종인 고고! 존나 튀어, 고고! "
" 야, 시발 사준다고 한 거 나거든? 나 돈 없다니까! "
" 천천히 내려와라! 우리 먼저 가서 계산해놓고 있을게! "
" 아 진짜 왜저래, 야! "
벌어지는 격차만큼이나 뼈저리게 느껴지는 체격 차이가 깊숙이 비수에 꽂혔다. 어김없이 드러나는 저질체력에 점점 점이 되어 홀연히 사라져가는 두 놈들을 아련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 현실이 처절할 만큼 애석했다. 이거 완전 물주로 전략한 기분 아니냐.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일진들의 빵셔틀을 담당하던 물주 윤형이가 딱 이런 기분이었을까. 턱밑까지 솟구치는 갈라지는 갈증과 함께 폭을 넓혀가는 고통스러운 호흡소리였다. 내가 진짜……가뜩이나 없는 돈 털어서 사준다고 인심 좀 썼구만, 시발. 나를 물주로 봐? 전 재산 다 쓰기만 해봐, 머리털 다 뽑아놓을 거야.
다시금 때아닌 승부욕이 크기를 키워갔다. 큼, 하고 걸쭉하기 그지없는 헛기침도 한번 터뜨렸다. 쿵쿵, 맘모스와 맞먹을 정도로 웅장한 사운드를 내며 한 걸음 한 걸음씩 매점으로 향하고 있는 두 다리에 알게 모를 비장함을 한 스푼씩 실었다. 정말이지 지갑에 있는 돈을 다 쓰기라도 하면 두 놈들의 머리 채를 잡고 사정없이 앞뒤로 테크노를 쳐줄 생각이었다. 요란스럽게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니, 그제야 철없는 소년들처럼 과자 코너에서 똑같이 투닥거리고 있는 한심한 병신 새끼와 거지새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8개월씩이나 공들여 좋아하던 놈이 저딴 어이없는 이유로 다투고 있다니. 내가 미쳤었지, 그때는.
" 야, 내 지갑 내……아, "
일순간, 두 사람을 향해 진격하던 몸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꺾였다. 바로 옆에서 걸어오던 다른 남자와 동선이 안 맞아 의도치 않게 부딪혀버린 모양이었다. 어어, 시선이 위쪽으로 향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제멋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에 반사적으로 두 눈이 감겨왔다. 캄캄하게 차단된 시야에 미래를 암시할 수 없을 정도로 극한의 공포가 뒤따랐다. 최소한 다리가 부러져도 전치 4주는 나올 거라 확신했던 두려움이 소나기처럼 훅하고 지나간 건 채 10초가 지나지 않아서였다. 가늘게 뜬 실눈과 동시에 나와 눈을 마주하고 있는 변백현과 김종인을 보자마자 당황스러운 떨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그곳에는 나만큼이나 놀란 얼굴로 내 하복 팔 부분을 잡고 있는 김종인을 넘어, 나만큼이나 경직된 얼굴로 내 한쪽 손목을 꽉 쥐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 괜찮아? "
김종인이 물었다. 느릿하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색하기 그지없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 아, 존나 놀랬잖아 진짜. "
" ……. "
" 병신아, 너 다치는 줄 알았어. "
이번엔 조금 더 긴 말로 질문 대신 제 할 말을 늘어놓는 변백현이었다.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잡아버린 탓에 저절로 쓴 인상이 지어졌다.
" 사람 많아, 이리 와. "
아무렇지 않게 잡고 있던 손목을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김종인과 제 사이에 가운데로 날 위치시키는 변백현 아니겠냐. 아, 익숙하지 않은 배려에 안타까운 식은땀이 흘렀다. 사실 그동안 남에게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 했던 짝사랑을 했던 탓인지 변백현이 내게 해주는 작은 배려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유리 심장이었다. 요즘 들어 더욱이 그랬다. 김종인과 같은 반이 되고 나서, 김종인을 불편해하고 있는 나를 알고서 변백현은 정말 꾸준히도 쉬는 시간마다 우리 반으로 찾아와주곤 했었다. 물론 그게 김종인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의도를 모를 바보가 아니었다. 올 때마다 어떻게든 내 어색함을 풀어주려 되지도 않는 개드립을 날리거나, 욕을 하거나, 장난을 치는 사소한 모습에 의도치 않은 고마움을 느낀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 순간, 내 옷깃을 잡고 있던 김종인의 손이 떨어졌다. 빠르게도 제 쪽으로 더 가깝게 날 당기는 변백현의 행동에 저릿한 경련이 일어났다.
" 살려준 기념으로 전재산 털어도 되지? "
" 아, 뭐래. "
" 그럼 절반은? "
" 뒤지고 싶어 진짜? "
이상했다. 익숙하지 않은 배려에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은 그 중간 지점에 홀로 동동 떠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늘 누군가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전전긍긍했던 지난날과는 다르게 누군가와 나란히 서서 누군가에게 챙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지독히도 낯설었다. 이거 완전 불쌍한 여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지 않으냐. 큼큼, 벗어나고 싶을 때만 나오는 헛기침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내 손목을 꽉 잡고 있는 변백현이 친구가 아닌 남자로 보였다. 아, 그래. 고3 스트레스로 미친 게 분명했다. 어떻게 내 모든 걸 다 본 놈한테 이성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냐는 말이냐. 그럼 또 짝사랑을 하라고? 미쳤냐, 절대 안 하지.
" 야, 나 먼저 들어가야 겠다. 휴대폰 어디다가 뒀는지 모르겠어. "
" 뭐? 너 아까 전까지 가지고 있지 않았어? "
" 아까 너랑 지갑 가지고 존나 뛰다가 어디 떨어뜨렸나봐, 나 먼저 갈게. "
" 복도에 떨어뜨린 거 아니야? 가서 얼른 봐봐. "
" 아, ○○○. "
" 응? "
" 월요일 날 나도 과자 하나 사줄게, 이거 땡큐. "
" ……. "
한결 자연스러워진 미소에 한결 편안해진 말투다. 날 보는 눈길이 처음 내 고백을 들었을 때와 다르게 한결 무난해졌다. 내 고백을 듣고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다던 그 말이 허튼 말은 아니었는 듯, 김종인은 느리지만 편안하게 날 대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도 알고 있었다. 이젠 내가 더 이상 저에게 마음이 없다는 걸. 고백을 받고, 이유 없는 원망을 들었음에도 내 눈치를 보고 말을 건다는 자체에 원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김종인은 그럴 놈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괜히 8개월 동안 저 새끼를 따라다녔을까. 정말 날 좋은 친구라 생각하는 거다. 잃고 싶지 않은 인연, 사람. 어렴풋이 눈앞으로 유유한 서리가 가득 내려앉았다. 딱딱하게 얼룩졌던 막이 하나둘씩 특유의 투명함을 비춰내고 있었다. 허둥지둥 매점 밖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김종인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놈을 돌려세웠다.
" 야, 어디서 과자로 하나로 때울 생각을 해? 돈으로 안 갚으면 죽는다! "
" ……. "
" 너희 때문에 나 전재산 털릴 뻔했거든? "
용기를 냈다. 고백과는 또 다른 용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게 아무렇지 않은 추억이 되어가듯 김종인과 내 사이에도 언젠간 이 또한 아련했던 추억일 거다. 김종인이 날 싫어하지 않고, 내가 날 쪽팔려 하지 않는 이상 8개월간의 짝사랑은 순수했던 내 젊은 날의 기억일 거다. 어색하게 한쪽 주먹을 올리며 되지도 않는 협박을 해오는 내 모습에 기가 막힌 실소를 터뜨리는 김종인과 변백현이었다. 젊은 날의 기억의 새로운 두 사람이 추가됐다. 날 죽도록 힘들게 했지만 결국 이렇게 끝나는 김종인과, 날 죽도록 화나게 했지만 결국 가장 믿음직한 사람이 돼버린 변백현이.
2025년, 7월 19일. 어느 한 고깃집에서 모든 이들이 모였다. 누군가는 벌써부터 세월의 자글자글함을 얼굴 가득 머금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그날의 친숙했던 얼굴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또 어떤 이는 검은 때에 찌들어 인생의 쓴맛을 진득이 묻히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변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그 상태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지글지글, 고기가 타들어갔다. 그게 꼭 십 년 간의 세월이라도 그대로 비춰오는 듯싶었다.
" 야, "
" 응? "
" 네가 ○○○한테 전화 좀 해봐, 언제 오냐고. "
" 아, 이미 전화해봤어. "
" 그래? 어디래? "
" 거의 다 왔대, "
" 안 그래도 지금 데리러 가려고. "
" 네가 왜 데려가? 변백현 너 ○○○이랑 작년에 헤어진 거 아니었어? "
" 맞아, 난 그래서 얘들이 헤어졌는데도 오늘 온다길래 그냥 아무렇지 않게 친구로 지내는 건가 하고……. "
" 아, 시발 설마 오늘 보자고 한 거……, "
" 쟤네 다시 사귄다고 자랑하는 기념이야. "
" 아, 시발 뭐야? 난 진짜 ○○○ 얘가 갑자기 너희까지 다 불렀다고 해서 둘이 친구로 지내는 건가 했다고! "
" 야, 어쩐지 저번에 소개팅 해준다고 했을 때 자기 소개팅 죽어도 싫다고 지랄을 떨더만. "
" 그럼 변백현 너 저번에 소개팅 했다는 건? "
" 그거 ○○이랑 잠깐 헤어졌을 때 아는 선배가 한 번만 나가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간 거야, 사실 나가면서 ○○이 질투하게 하려고 했던 것도 있고. "
" ……아, 미친 그럼 우리 낚인 거야? "
" 우리 모르고 김종인 너만 다 알았던 거? "
" 미친, 왜 김종인만 말해줘? ○○○ 걔 어디래, 족치게 전화 좀 받으라고 해봐. "
" 야, 변백현 넌 데려온다는 사람이 전화도 안 받냐? "
" 와, 저 새끼 왔다! 존나 주인공 행세할 때부터 알아봤어! "
" 야, ○○○ 너 어떻게 된 거야, 변백현이랑 다시 사귀어? "
" 뭐야? 아, 존나 분위기 잡고 말하려 했는데 누가 말했어? 변백현 너야? "
" 내가 말 안 했는데? "
" 김종인 너야? "
" 어차피 말할 거 미리 말하면 좋잖아. "
" 내가 말하려고 했다고, 내가! "
" 와, ○○○ 진짜 배신감 대박이다. 헤어졌다고 했을 땐 언제고! "
" 야, 우리가 헤어지는 거 하루 이틀이냐? 매일 헤어졌다 다시 사겼다가 벌써 10년이잖아. "
" 그래도 이번엔 좀 진지하게 헤어진줄 알았다고. "
2025년, 7월 19일. 어느 한 고깃집에서 모든 이들이 모였다. 누군가는 벌써부터 세월의 자글자글함을 얼굴 가득 머금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그날의 친숙했던 얼굴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또 어떤 이는 검은 때에 찌들어 인생의 쓴맛을 진득이 묻히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변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그 상태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지글지글, 고기가 타들어갔다. 그게 꼭 십 년 간의 세월이라도 그대로 비춰오는 듯싶었다. 어느 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감도 안 잡힐 정도로 까마득한 추억이었지만, 그들의 입가에는 버릴 수 없는 무언가들로 가득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변화였다. 생각지도 못하게 일어난 변화. 가장 늦게 온 그녀가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높은 하이힐을 벗는다. 고된 일로 피로가 잔뜩 뭉친 온몸이지만 그런 것 따위는 묻혀버린지 오래다.
10년, 정확히 10년이 흘렀다. 짝사랑 하나에 전전긍긍하던 고등학생들이 이젠 세상의 쓴맛 하나에 사랑이란 눅눅한 감정을 찾기도 어려운 나이로 변해갔다. 무르익어가는 분위기 속에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은 단 하나였다. 아, 그때가 그립다. 순수했던 그때가 좋았는데 참, 그치. 너도 그러니, 나 또한. 내가 김종인 너 엄청 좋아했었잖아. 근데 넌 김효정인가 뭔가 걔 좋아하고. 그 얘기는 그만하지. 왜, 질투 나나 봐. 당연하지, 지금은 내가 널 좋아하고 있는데.
" 야, ○○○. "
" 응? "
" 너 내가 왜 매일 매일 쉬는 시간마다 너랑 김종인있는 교실 찾아갔는지 아냐. "
" ……. "
한낮이 강한 초여름이었다. 올해 여름이 끝나면 수명이 다한다는 걸 알면서도 목이 터져라 맴맴 울어대고 있는 매미도, 모두가 기피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묵묵히 제 일을 다하고 있는 태양도, 모두들 그렇게 변함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매점에서 나와 유유히 교실로 향하던 두 다리가 꼼짝없이 동상처럼 경직됐다. 모두가 바쁜 공간 속에서 꼼짝없이 굳어버린 건 다름 아닌 나 하나인 듯싶었다. 뚫어져라 날 바라보고 있는 변백현의 시선이 딱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강하게 꽂혀 왔다.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누군가를 짝사랑한다. 그게 꼭 어린 나이에 해당하는 것도, 그렇다고 어른한테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나 느끼는 짝사랑의 절절한 감정은 틀림없이 모두가 같을 거다. 난 짝사랑을 이렇게 정의한다. 흔히들 짝사랑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며,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나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가 아니라면 아무도 모른다고. 상대가 나를 몰라준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일이며, 그 마음을 얻기 위해 온몸이 쓸리는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것 또한 짝사랑의 정의 아니겠냐.
" 혹시 네가 또 김종인 좋아하는 마음 생길까봐. "
그럼 누군가 내게 질문을 건네온다. 넌 짝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잔혹하다는 걸 어떻게 그리 확신하느냐고. 그럼 나는 답한다. 내가 그 모든 걸 겪었음에 확신하는 거라고. 18살의 난, 그 누구보다 가장 비정한 짝사랑의 결말을 맛보지 않았느냐. 그 사람 때문에 울어도 보고, 그 사람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도 돼보고, 그 사람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기도 했다.
" 근데 진짜 그러면 좀 불안해지잖아. "
" ……. "
짝사랑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복잡했던 감정은 여러 개의 자잘한 퍼즐처럼 나뉜다. 그중에는 그에 대한 미련, 바보 같은 나에 대한 원망, 따라주지 않았던 상황에 대한 미움, 또는 민망함, 또는 분노까지.
" 그거 알아? "
누군가의 짝사랑이 끝나면 또 다른 누군가의 짝사랑이 시작된다. 짝사랑에 대해 꼭 이렇게 끝날 거라는 정의는 없다. 운이 좋아 서로 눈이 맞아 연인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조금 운이 나빠 나보다 먼저 누군가가 그 사람을 차지할 수도 있는 거다. 누구도 비참한 결말을 바라고 짝사랑을 시작하지 않는다. 희망을 가지고, 또 착각을 하고, 그래서 기대를 하고. 말했듯이 결말은 다 제각각이만, 난 그 누구도 짝사랑을 시작하고 나서 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가 나보다 너무 잘나 보여서, 혹은 그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너무 예뻐 보여서 난 못났고, 난 졌고, 난 루저라는 생각뿐 아니냐. 모든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건 단 하나다. 그 사람과 좋은 인연으로 되던, 나쁜 인연으로 빠지던 그쪽은 소중하다는걸. 우리는 누군가를 동경하고 짝사랑하고, 그래서 늘 뒤늦게 허무해하고 이 게임에 패배자라고 생각하지만,
" 내가 너 짝사랑하고 있는 거. "
결국은 우리도 또 다른 누군가의 짝사랑이라는 것, 그러니 짝사랑이라는 게임에 영원한 실패자도 패배자도 없다는 거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정말 불행하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상에 너무 힘이 들어가고 있을 때, 지금 생각하면 세상에서 가장 비루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이 짝사랑이 언젠간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가슴 절절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짝사랑의 마지막 조건 : 우리도 또 다른 누군가의 짝사랑이다.
부족한 짝사랑의 조건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오후 쯤에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솔직히 마지막 화는 여러분들한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써봤어요.
너무재밋어요ㅜㅜ
아 역시ㅜㅠㅠㅠ
새벽에 설렘....💟💟💟
짝사랑하고 싶어진다. 크으
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지엠 소리 왜이리 좋죠...ㅠㅠㅠㅠㅠ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08 10:34
짝사랑의조건 정말 명작 ㅠㅠㅠㅠㅠㅠㅠ공감확실히되구여... 리덕님 명불허전인가보오ㅠㅠ
우워..
아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ㅠ 내가 원하는대로 돼서 너무 좋닼ㅋㅋㅋㅋ아 좋아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21 00:53
매화마다 정말 공감되고 스토리가 정말 좋았어요<표현의한계;;
특히 13화부터 마지막화까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부분은 진짜 뭐랄까 더 재밌고 짝조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준...(뭐래) 암튼 진짜 한화 한화 울기도하고 웃기도하고 설레기도하고 괜히 옛날일도 생각나고 공감되는부뷴이 넘나 많아서 여주에게 더 몰입한듯.. 정말 좋았어요ㅠㅠㅠ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ㅠㅠ♡
세번째 정주행 완료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30 19: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31 04:19
하루우유오유ㅠㅠㅠㅠㅠㅠㅠㅠ핵좋아ㅠㅠㅜㅜ
재밌네여 정말 보면서 밤샜어여ㅎ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16 03:03
헝 대ㅏㄱ박 ㅠㅠㅠㅠㅠㅠㅠ백현아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19 00:15
와 보면서 진짜 마음이 절절했어요ㅠㅠㅠㅠㅠ짝사랑이 이렇게 또 이루어지네요!ㅠㅠ마지막 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아요 헝어어유유ㅠㅠㅠ
ㅠㅠㅠㅠ정말 재밌어요 ㅠㅠ 가슴 따듯해지는 한 편의 청춘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요 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6 01:2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7 21:59
진짜 진짜 재미있었어요ㅠ♡
되게 응답하라 시리즈 보는것처럼 엄청 감정이입해서 설레고 따뜻해지는 글이었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리지여덕님♥
대박 ㅠㅠㅠㅠㅠㅜ
수고하셧어용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5 22:26
와 결국에는 백현이랑 이어졌구나ㅠㅠㅠㅠㅜㅠㅠ작가님 어찌 이렇게 짝사랑에 대해 잘아시고 잘쓰시는지요..읽으면서 여주에 빙의되서 가슴아파보기도하고 웃기도한 소중하고 괜히 제추억같은 글이었어요!감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대바규ㅠ진짜 재밌고 설렜스비다ㅠㅠㅠ짝사랑의조건이라는 좋은작품을 볼수있게되어 정말 감사하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작가님♥
허유ㅠㅜㅜㅜㅜㅜ대바구ㅜㅜㅜㅜㅜ 와 진짜 보는내내 행복했어요
아결국백현이ㅜㅠㅠㅜㅜㅠㅠ너무좋은것결말
정주행하고왔는데 너무 설레는거 아닌가요 ㅠㅠㅠㅠㅠ 백현이 움짤 나오면서 안그래도 데리러가려고 했다는거보고 혼자 소리질렀어요 ㅠㅠㅠㅠ 작가님 최고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06 22:09
헐 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정주행 다 했는데 마지막 반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ㅠㅠ
헐 ㅠㅜㅜ끝나버렸따ㅜㅜㅠㅜㅠ 진짜 재밌게봤습니다 자까님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15 20:32
재밌었어요 작가님 짱짱!♥♥
완전.. 아.. 재밌다...ㅠㅠ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6.18 00:4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6.19 00: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6.20 19:38
와진짜대박
진짜 완전 대박이에요 역시 작가님 짱짱걸.. 넘나 설레는 이 느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01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