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사람: porgi54@daum.net
날짜: 12.01.27 16:28 +GMT +0900
제목: 원음 방송(아나운서 진행: 문귀희)/옆으로 누운 나무/시작 노트/약력
*약력/임화선
* 등단지: '해동문학' 2001년 가을통권35호 신인 발굴 추천작품 '詩' 부문
* 경북 청도 출생
*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회원
* 부산동서문학. 부산해동문학. 영남여성문학회. 여류시인협회 동인
* 영남여성문학회 회장 역임(2007~2008년)
* porgi54@hanmail.net
옆으로 누운 나무
임화선
스스로는 눕지 못하는 나무가
옆으로 누운 나무를 보며
바람이 강타한 흔적이 남아있는
옆구리를 지나간다
둥치 채 뽑혀
옆으로 누운 나무는
풍장 된 모습으로 말라간다
옆으로 누운 나무에게
살을 발라낸 가시눈, 그것이
도루묵*이 되기 위한 기도였다해도
옆으로 누운 나무는
스스로 눕지 못하는 나무에게
절망의 끝은 시작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말한다
목어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는 옆으로 눕지 못한 나무가
옆으로 누워 있다
시작노트
임화선
부산 시내와 근교에 있는 산을 ‘동서문학회’ 동인들과 함께 ‘몸짱 산악회’라는 이름으로 3년여에 걸쳐 산을 타게 된다. 태풍 '매미'가 지나간 자리에 덩치가 큰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있는 것을 보면서 이 시를 쓰게 되었다.
태풍 ‘매미’의 위력은 한반도를 강타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광안리 바닷가에 있는 상가나 커피숍의 1층에는 파도가 덥쳐 곳곳에 커피숍의자가 물에 젖은 상태로 내부 수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고향의 매미는 여름방학 숙제의 ‘곤충채집’에 꼭 빠지지 않던 작은 곤충이었고, 감나무 가지에 앉아서 맴맴맴 우는 소리에 무더운 여름도 시원하게 식혀 주었다. 동생(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다님)과 여름 방학 때 만나 고향집평상에 누워서 매미소리와 함께 이태리의 민요 ‘돌아오라 쏘렌토로’를 합창하던 아름다운 매미로만 기억하고 있던 나로서는 태풍 ‘매미’의 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키의 몇 배가 되는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산길을 지날 때 마다 여기저기 누워 있는 것을 보면서 ‘매미’의 위력은 마음의 동요를 불러 일으켰다
옆으로 누운 나무는 도루묵이 되기 위한 기도, 목어가 되기 위해서 풍장 되어 되어 가고 있엇다.
* 태풍 매미(2003년 9월6일 ~ 9월14일 소멸) - 중형급 태풍(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