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좋을 때를 기다리다가 억새도 좋을 것 같아서 단풍은 더 좋은 코스에서 볼 생각에 시간을 당겨 다녀오게 되었다. 오를 때 남벽 분기점까지 2시간 30여분, 내려올 때 1시간 30분 정도를 단 한사람도 만나지 않고 오로지 홀로 걷는 호젓함과 즐거움(?)을 누렸다. 그만큼 다른 한라산 등반코스에 비해 인기가 없는 코스라는 얘기일 것도 같다. (남벽분기점 이후로는 다른 코스를 통해 올라온 사람들을 제법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주차장이나 탐방안내소도 다른 코스에 비해 아주 초라(?)해서,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이곳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검색하고, 잠시 다른 곳을 찾아보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탐방안내소는 조성된 공설묘지 사이를 약 200m 정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고, 안내소에도 화장실 이외에는 다른 편의시설이 없다. 탐방안내소를 지나면 길은 줄곧 오르막에 돌길이어서 특히 내려올 때 늘 무릎이 신경쓰이는 내게는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처음 등반을 계획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돈내코를 출발점으로 해서 윗세오름을 지나 영실이나 어리목쪽으로 내려올 생각을 했으나 오를 때와 내려올 때의 풍경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이 코스를 온전히 체험하고자 다시 돈내코로 돌아오는 것을 택했다. 탐방 시간은 '돈내코 탐방안내소에서남벽분기점까지 편도 7km(왕복14km), 총 7시간'으로 안내되어 있는데, 남벽분기점에서 약 500m 정도 윗세오름쪽으로 더 오른 후 다시 탐방안내소로 복귀하는 데 5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아래는 여러 위치에서 찍은 한라산 남벽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