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 경배 드리자.
1992년 4월 17일, 루비오(비첸자)
성금요일
1.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들아, 오늘 너희는 ‘고통의 어머니’인 나와 함께 엎드려, 사랑과 무한한 감사의 정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 경배 드리자.
2. 그분은 참하느님이시며 우리의 ‘왕’이시다. 이제 양팔을 뻗고 당신 옥좌에 달려 계신 그분을 (우러러) 보아라.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요한 12,32). (하고 말씀하신 그분을).
3. 그러니 너희는 은혜로운 너희 속량의 순간에 구원을 얻기 위해, 이 은총과 자비의 옥좌로 바싹 다가가거라. 오늘 재판을 받으시고, 십자가형이라는 판결을 받으시고, ‘칼바리아’에서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신 그분은 (과연) 하느님의 참아들이신 까닭이다. 그분은 (하느님) 성부와 본질이 같으신 성부의 ‘말씀’이시고, 성부의 ‘외아들’(*요한 1,14)이시고, (보이지 않는) 성부의 실체적 ‘모상’(*콜로 1,15)이시고, 성부 ‘영광의 광채’(*히브 1,3)이시다.
4.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히브 10,5.7).
5.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기까지 하셨다."(*요한 3,16) 예수님은 성부님의 고귀한 사랑의 선물이시고, 순종적인 온유한 ‘종’(*이사 52,13)이시다. 그분은 말없이 순하게 죽음에로 끌려가는 ‘어린양’(*이사 53,7)이시고, 온 인류의 ‘구원자’, ‘구세주’이시다.
6. 그분은 하느님이셨지만 신성 안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물인 양 중히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 그리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다."(*필리 2,7-8 참조)
7. 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저희는 당신께 경배 드립니다. 당신께서는 당신 옥좌에 달리시어 ‘사탄’의 종살이에서 인류를 해방시키시고, 모든 죄의 얼룩을 없애시며, ‘구원’의 값진 선물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8. - 오늘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는 그분은 내 동정 모태에 잉태되시어 아홉 달 동안 인생에 태어날 준비를 하시며 나 자신의 살과 피로 양육되신 내 ‘아들’ 예수님이시다. 그분은 동굴에서 탄생하시어 구유에 누이시고 내 젖을 빨며 내 품에서 자라시고 내 사랑의 요람으로 길러지시고 내 손으로 인도되시며 내 말로 교육을 받으셨고, (생명의) 위협을 당하신 유아기 동안 나의 보호와 보살핌을 받으셨으며, 그렇게 인간적 성장 단계를 따라 자라시는 모습을 나는 엄마다운 행복을 느끼며 바라보았고, 당신의 공적 사명을 수행하심에 있어서는 내 현존에 의해 도움을 받으셨다. 그리고 이리도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죽임을 당하시는 오늘도 나의 도움을 받고 계신다.
9. 나와 함께, 끔찍한 채찍질을 당하시어 온통 하나의 상처덩어리가 되고 만 그분의 ‘몸’을 보아라. 가시관을 쓰신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로 변형된 그분의 얼굴을, 그리고 애써 자신의 형구인 십자가를 지시느라고 상처투성이가 된 그분의 어깨를! 나와 함께 마음속으로 느껴 보아라.
그분의 손과 발을 꿰뚫는 그 무서운 못질 소리를, 그분께 새로운 고통을 일으키며 땅에 십자가를 쾅쾅 박는 소리를, 그분의 그 비통한 임종 고통의 신음을,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의 그 마지막 숨소리를!
10. ‘고통의 어머니’인 내 곁에서 숨을 거두고 계신 그분은 내 ‘아들’이다. 어머니는 새롭고 보편적인 모성의 고통스러운 요람에 너희 모두를 받아들이려고 마음을 열고 있다.
11.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은 너희의 ‘구원자’, ‘구세주’이시다. 오늘로서 그분 생애 전체의 목적이 성취되고, ‘성부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진다. 그분께서 너희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로 당신 자신을 바치신 까닭이다.
12. 사랑과 무한한 감사의 정으로, 심령의 기쁨과 위로 안에서, 너희는 오늘 그분을 바라보아라. 그들이 찌른 그분을! (*요한 19,37; 즈카 12,10 참조) 그분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참된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참조). 그분은 당신 피로 너희에게 영구적인 구원을 얻어 주시려고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신 ‘대제관’이시다(*히브 9, 11.12 참조).
13. 그분은 ‘너희의 파스카’이시다. 즉 너희로 하여금 죄에서 은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속박에서 자유로 건너가게 해 주는 다리이시다. 그분은 (또) 너희의 손을 잡고 하느님의 참된 자녀(*요한 1,12; 에페 5,1 참조)가 되도록 이끄시는 너희 형제이시다.
14. 예수께서는 단죄 받으신 원인이 되었던 당신 말씀(*마태 26,64)대로, 영광의 옥좌에 앉으시어 다시 오실 것이다. (즉) 하늘의 구름이 그분 발치에 엎드려 발판이 되리니, 그분께서 오시어 ‘은총’과 성덕과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당신 ‘왕국’을 세우심으로써 ‘구원’ 계획을 완성하실 것이다.
15. 너희는 그분의 영광스러운 다시 오심을, 가까워진 너희의 해방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