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8월 31일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 트라피룬이 서해 남해상을 덮쳤습니다. 이때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뱃길로 5시간 정도가면 신안군에 속한 가거도(可居島)라는 섬에서 매우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곳은 206가구가 사는 섬인데, 모든 주민의 생계는 어업에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간다는 태풍이 정면으로 그 섬을 덮친 것입니다. 섬주민들은 미리 26척의 배들을 육지로 끌어올렸고, 8척은 방파제 뒤에 단단히 묶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초속 58.3m의 강풍에, 파도는 15m가 넘었기에 배 한 척을 제외한 나머지 배들은 모두 파선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그 한 척은 왜 파선을 면했을까요?
당시 예순세살 되신 고흥산이라는 어부는 배가 없으면 자신과 가족들은 굶어 죽을 것을 염려했습니다. 그러므로 굶어 죽으나, 빠져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하고는, 3톤짜리 작은 배를 풀어 바다 한 가운데로 나갔습니다. 가족들과 섬주민들은 눈물로 그를 말렸지만, 그는 정면으로 파도와 마주 쳤습니다. 파도가 칠 때, 배의 옆을 치면 그것으로 끝장입니다. 그러므로 뱃머리를 정면으로 파도와 직각으로 세우고 달려들었습니다. 배는 90도 각도로 파도 위로 솟구쳐 뛰어 올랐다가, 90도 직각으로 하강하였습니다. 섬주민들은 모두 밖에 나와 3톤 짜리 ‘해두호’의 생사를 건 투쟁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미 자신들의 배는 육지에 있건, 방파제에 있건 모두 산산조각이 났고, 심지어 방파제도 80m나 휩쓸려 나갔습니다. 고흥산 아저씨의 배만 6시간 동안 파도와 싸웁니다. 결국 태풍이 그에게 항복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는데, 34척의 배 중에서 유일하게 태풍과 맞서 싸웠던 고흥산 어부의 배 단 한 척만 남았습니다.
당시 어촌계장은 “태풍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마을은 잔치 분위기였다”고 회상하였습니다.
담대한 자 한 사람으로 인해 마을이 고통을 이겨냈다는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용기있는 자가 삽니다. 담대한 자가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