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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임진 왜란이 일어나기 한참 전에 있었던 얘기입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사신을 보냈는데, 이 사신이 수수께끼를 두 가지 가지고 찾아 왔습니다. 하나는 글이요 다른 하나는 그림이었습니다. 글은 ‘죽은 나무에 꽃은 스무 송이요 열매는 백 개라.’는 것이고, 그림은 비둘기를 데리고 꽃 앞에 선 노인 뒤에 개가 따르는 모양이그려져있었습니다. 고걸 " 일본에서는 풀어낼 인재가 없어서 고뜻을 도져히 알수가 없어서, 조선에는 영특한 인재 선비들이 많다."해서, 요게 무슨 뜻인지 풀어 주었음 한다."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라에서 임금이 '내로라'하는 선비들을 모두 불러 그 수수께끼의 뜻을 풀어 보라고 했지만 '내로라'한다는 그 많은 선비들중 아무도 그 수수께기를 못 푸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할 수가 없어서, 임금은 선비들에게 조선팔도를 흩어져 다니면서 수수께끼를 풀 인재를 찾아 보라고 했습니다. 그 중에 한 선비가 이 고을 저 고을 다니다가 너무 시장해서 점심을 먹으려고 길가 한 주막을 들게 되었습니다. 들어가니 어른은 없고 그저 열 살이 될까말까한 계집아이가 주막을 보고 손님을 맞이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여아이가 어른 못지않게 무척이나 영특한 거였습니다. 다녀간 손님들이 어디 사는지를 척척 맞춰내는 것이고. 손님들이 화롯불을 다루는 것을 보고는, 잘몰라 고걸 험하게 다루고 있으면 그 사람은 산중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며, 고걸 잘 다독거리면,그사람은 나무가 귀한 곳인 평지 마을에 사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또 점잖게 살짝 헤치고 불을 당기면 서울 손님이란 것을 알아채고 고기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거였습니다. 그외에도 차림새가 영락없이 거지꼴인 선비를 보고는 그 여자 아이는 소매 끝에 묻은 먹물을 보고는 그 사람이 선비인 줄을 알아 맞춰 선비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거였습니다.
요걸 본 선비는 무릎을 탁 치고 아주 크게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이만한 아이라면 혹시 수수께끼를 풀지도 모르겠다고 판단하고 가지고 온 글과 그림을 꺼내 펴놓고 이게 무슨 뜻인지 물어 보았습니다.그래드니, 여아이가 가만히 먼저 글을 들여다보더니 뭐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이건 곶감입니다.”하는 것이었습니다. 듣고 보니 곶감은 꼬치에 꿰어 말리니 곧 죽은 나무에 열린 열매요, 곶감 열 개를 한 줄로 꿰면 앞뒤에 꽃무늬를 하나씩 새겨 넣었으니 열 줄이면 꽃이 스무 송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곶감 열 줄이면 열매가 백 개인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 거였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선,이번에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더니, “여든한 살 노인이 새봄에 꽃이 피는 걸 보고 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한탄하고 있군요”하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그 이유를 묻자 “비둘기는 ‘구구’하고 우니까 구구는 팔십일, 여든한 살이고 뒤에서 개가 따르는 걸 보니 노인이 혀를 찼음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개를 부를때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면서 부르지 않습니까? 혀를 찬다 함은 곧 한탄하는 것인데, 꽃을 보고 한탄했으니 고건, 새봄에 다시 피는 꽃을 보고 한탄한,거란 것입니다. 즉 요말은 ‘,꽃이란건,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데 사람은 어찌 한 번 가면 다시 올줄을 모르는고’하는 요런 뜻이란 겁니다. 그래서 고건 그림 속의 노인이 아내를 여의였음을 알게 해주는 고런류의 뜻으로 그린, 그림이란 것입니다.”라고 설명을 해주는 거였습니 다.
이래서 그 선비는 그 여아이의 덕분에 수수께끼를 다 풀게 된, 선비가 넘 고마워 고을 원님을 불러서 그 여아이에게는 고을 원님이 나랏님을 대신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게 하고는, 임금님에게, 이 사실을 고하니, 나라에서는 수수께끼의 답을 적어, 일본 사신에게 주어 보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 답을 턱 받아 보고는, “조선에 이런 어려운 문제를 푼 인재가 있는 동안에는 함부로 조선을 칠 수 없다.”하고는, 본래 조선을 치려던 고런 마음을 바꾸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한 번 더 일본에서 어려운 수수께끼를 보내 온 걸, 고걸 맞춰낼 인재가 없어서 결국은 임진 왜란이 일어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