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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淵明(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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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潛(잠). 호는 五柳先生(오류선생). 연명은 자이다
東晉(동진) 말기부터 南朝(남조)의 송(宋:劉宋이라고도 함) 초기에 걸쳐 생존했다.
江州(강주) 尋陽郡(심양군:지금의 江西省[장시 성] 九江[주장]) 시상현(柴桑縣:지금의 싱쯔
현[星子縣])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남방의 토착 사족(士族)으로,
북조로부터 내려온 귀족이 절대적 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당시의 남조 사회에서는 영달의 길에서 소외된 압박받는 계층이었다.
그러나 도연명이 평생 동경했던 증조부 도간(陶侃:259~334)은 동진 초에 장사군공(長沙郡公)·대사마(大司馬:최고군사령관)까지 승진했고,
할아버지 도무(陶茂)도 무창(武昌)의 태수(太守)로 재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은둔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어머니는 정서대장군(征西大將軍) 환온(桓溫)의 장사(長史:막료장)였던 맹가(孟嘉)의 넷째 딸이었다.
도연명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아들이었던 것 같다.
도연명의 첫번째 관료생활은 29세 때 자기가 살고 있던 강주의 좨주(祭酒:州의 교육장)로 취임한 것이었으나 곧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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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관료생활은 35세 때 당시 진(晉)나라 최대 북부군단(北府軍團)의 진군장군(鎭軍將軍)인
유뢰지(劉牢之)의 참군(參軍:참모)으로 취임한 것인데 이것 역시 곧 그만두었다. 3번째는 유뢰지의 휘하를 떠난 직후, 36~37세 무렵
형주(荊州:지금의 장링[江陵]) 자사(刺史) 환현(桓玄)의 막료로 취임한 것이다. 그러나 며칠 안되어 모친상을 당해 고향인 심양으로 돌아가
3년상을 치렀다. 이후 강주자사·참군 및 팽택(彭澤) 현령(縣令) 등의 관료생활은 고향에서 가까운 심양군 안에서 지냈다.</P>
도연명이 10여 년에 걸친 관료생활을 최종적으로 마감하고 은둔생활에 들어간 시기는 의희(義熙)
원년(405) 11월 41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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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팽택 현령이 된 지 겨우 80여 일 만에 자발적으로 퇴관했다. 퇴관의 결정적인 동기에 관해서는
다음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해말에 심양군 장관의 직속인 독우(督郵:순찰관)가 순찰을 온다고 하여 밑의 관료가 "필히 의관을 정제하고 맞이
하십시오" 하고 진언했더니,
도연명은 "오두미(五斗米:월급) 때문에 허리를 굽혀 향리의 소인을 섬기는 일을 할 수 있을손가"라고 말한 뒤 그날로
사임하고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이때의 사퇴 동기에 관해서 도연명 자신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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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해서 어느 정도 되자 집에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럭저럭 벼가 익거든 빠져나가려고 생각하던
차에 누이의 부음이 들려오자 조금도 참을 수 없게 되어 스스로 사임하고 집에 돌아왔다".
이때 나온 작품이 유명한 〈귀거래사〉·〈귀전원거오수 歸田園居五首〉이다.
이리하여 도연명은 이후 죽을 때까지 20여 년 간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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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은거한 지 3년째 되는 해에 갑작스런 화재로 생가가 타버리자 그는 일가를 거느리고 고향을 떠나
주도인 심양의 남쪽 근교에 있는 남촌(南村:또는 南里)으로 이사해서 그곳에서 만년을 보내게 되었다.
이사한 후 술을 좋아하던 그는 차츰 빈궁한 생활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사를 함으로써 잃어버린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강주의 장관 왕홍(王弘)을 비롯해서 은경인(殷景仁)·안연지(顔延之) 등 많은 관료·지식인과 친교를 맺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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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후에 남조 송의 내각과 문단의 지도자가 된 왕홍과 안연지를
친구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연명의 시문으로 현재 남아 있는 것은 4언시(四言詩) 9수, 5언시 115수, 산문 11편이다.
이중 저작연대가 명확한 것이나 대강 알 수 있는 것은 80수뿐이다.
그밖의 것은 중년기 이후, 즉 그가 은둔생활을 보낸 약 20여 년 간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陶淵明集 卷二
詩五言
形影神 三首幷
형영신 삼수병
형체와 그림자 신
序.
貴賤賢愚 莫不營營以惜生 斯甚惑焉 故極陳形影之苦 言神辨自然以釋之 好事君子 共取其心焉.
귀천현우 막불영영이석생 사심혹언.고극진형영지고 언신변자연이석지 호사군자 공취기심언
고귀한 사람이건 비천한 사람이건
현명한 사람이건 우둔한 사람이건
다들 악착같이 매어달려서 살려고 바둥거리는데
이것은 심히 미혹된 짓이다
그래서 몸과 그림자의 괴로움을 철저하게 늘어놓고
정신이 자연의 이치를 가려내는 것을 말해서 그 미혹을 풀은 것이다
이 문제를 좋아하는 군자들은 함께 그 의미를 취해주기 바란다
形贈影
形贈影.
형증영
몸이 그림자에게 준다
天地長不滅 山川無改時
천지장불몰 산천무개시
천지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산과 개울은 변할 때가 없다
草木得常理 霜露榮悴之
초목득상리 상로영췌지
초목은 변하지 않는 이치 알아
상로따라 부성하고 시들고 한다
謂人最靈智 獨復不如茲
위인최령지 독부불여자
사람은 가장 靈智하다
하지만 홀로 그러하질 못하다
適見在世中 奄去靡歸期
적견재세중 엄거미귀기
세상에서 막 보았나 하면
갑자기 가버리고 돌아올 기약이 없다
奚覺無一人 親識相追思
해각무일인 친식기상사
한명 없는 걸 어찌 알며
친척이나 아는 이 어찌 생각을 하랴
但餘平生物 擧目情悽洏
단여평생물 거목정처이
다만 남아 있는 생전에 쓰던
물건들 눈을 들면 비참해진다
我無騰化術 必爾不復疑
아무등화술 필이불부의
나 騰化術 없으니
그렇게 되란것 의심하지 않는다
願君取吾言 得酒莫苟辭
원군취오언 득주막구사
원컨대 그대 내말 받아들여
술이 생기면 구차하게 사양치 말게
影答形.
影答形.
영답형
그림자가 몸에 대답한다
存生不可言 衛生每苦拙
존생불가언 위생매고졸
삶의 존속 장담할수 없고
삶을 지키는 일 언제나 졸렬하다
誠願游崑華 邈然茲道絶
성원유곤화 막연자도절
崑崙山 華山에 노닐고 싶으나
그 길은 아득하니 끊어졌네
與子相遇來 未嘗異悲悅
여자상우래 미상이비열
그대와 만난 이래로
슬픔과 기쁨 달리한 적 없었다.
憩蔭若暫乖 止日終不別
게음약잠괴 지일종불별
그늘에 쉬면 잠시 떨어지고
해 뜨면 끝내 헤어지지 않는다.
此同旣難常 黯爾俱時滅
차동기난상 암이구시멸
이렇게 같이 있기 어려운데
캄캄한 때와 함께 소멸하여 버린다.
身沒名亦盡 念之五情熱
신몰명역진 념지오정열
몸 없어지면 이름 또한 다해
이 일 생각하면 오장이 달아온다
立善有遺愛 胡□不自竭
립선유유애 호가불자갈
善을 행하면 사후 명성 남으니
어찌 힘 다하지 않을 수 있는가.
酒云能銷憂 方此誠不劣
주운능소우 방차거불렬
술은 근심을 없앨 수 있지만
이것에 비하면 어찌 졸렬치 않겠나.
神釋.
神釋.
신석
정신의 풀이
大鈞無私力 萬形自森著
대균무사력 만리자삼저
자연의 조화는 사사로운 힘이 없고
만물은 절로 성하고 드러난다.
人爲三才中 豈不以我故
인위삼재중 기불이아고
사람이 三才중에 끼이는 것은
어찌 나 때문이 아니겠는가.
與君雖異物 生而相依附
여군수이물 생이상의부
그대들과는 다른 물건이기는 하나
나면서부터 서로 의지해 왔다.
結托善惡同 安得不相與(語)
결탁선악동 안득불상어
결탁 같이함 이미 기쁜데
어찌 서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나.
三皇大聖人 今復在何處
삼황대성인 금부재하처
三皇은 위대한 성인이지만
지금은 그런데 어디에 있나
彭祖愛永年 欲留不得住
팽조앵영년 욕류부득주
彭祖는 장수를 즐겼지마는
머물러 있으려 해도 멎어있질 못했다.
老少同一死 賢愚無復數
노소동일사 현우무부수
모두 다 한번은 죽는 것이니
잘나건 못나건 다를 게 없다.
日醉或能忘 將非促齡具
왈취혹능망 장비촉령구
매일 취하면 혹 잊을 수 있으나
술은 목숨 늘이는 물건 아니다
立善常所欣 誰當爲汝譽
입선상소흔 수당위여예
선을 행함은 언제나 기쁜 일이나
누가 너를 기려줄 것인가.
甚念傷吾生 正宜委運去
심념상오생 정의위운거
깊은 염려는 삶을 해치니
마땅히 운명에 맡겨 살아가는 거라.
縱浪大化中 不喜亦不懼
종랑대화중 불희역불구
큰 변화 속 물결치는 대로
기뻐하지도 않고 또 두려워하지도 않고
應盡便須盡 無復獨多慮
응진편수진 무복독다려
다 할 것이면 다해 버려야지
더 이상 유별난 근심 많지 않기를.
九日閒居 幷序.
구일한거 시서
구월 구일에 한가하게 있으면서
余閒居 愛重九之名 秋菊盈園 而持醪靡由 空服其華 寄懷於言.
여한거 애중구지명 추국영원 이지요마유 공복구화 기회언언
나는 한가히 살면서 구월 구일의 이름을 좋아한다.
가을 국화가 정원에 가득한데 술을 얻을 길이 없다.
부질없이 국화꽃을 먹으면서 감회를 말에다 부쳐본다.
世短意常多,斯人樂久生
세단의상다,사인락구생
짧은 인생에 생각은 항상 많아
이 사람 오래 사는 것 좋아한다.
日月依辰至,擧俗愛其名
일월의신지,거속애기명
9월 9일은 때에 따라 닥쳐와
온 세상이 그 이름 좋아한다.
露凄暄風息,氣澈天象明
로처훤풍식,기철천상명
이슬은 차고 온풍은 멎었으며
공기는 맑고 하늘의 기상은 밝다.
往燕無遺影,來雁有餘聲
왕연무유영,래안유여성
가는 제비 끼친 그림자 없고
오는 기러기 남은 소리 있다.
酒能祛百慮,菊爲制頹齡
주능거백려,국위제퇴령
술은 온갖 근심 없애내고
국화는 쇠하는 나이 막아준다.
如何蓬廬士,空視時運傾
여하봉려사,공시시운경
어떻게 쑥대 돋은 집에 사는 선비
헛되이 철 자니감 보고 있겠나.
塵爵恥虛罍,寒花徒自榮
진작치허뢰,한화도자영
먼지낀 술잔이 빈 술그릇 부끄럽고
찬 꽃은 혼자서 피어있다.
斂襟獨閒謠,緬焉起深情
염금독한요,면언기심정
옷깃 여미고 홀로 한가한 노래하니
아득히 깊은 정 일어나네.
棲遲固多娛,淹留豈無成
서지고다오,엄류기무성
할 일 없는 것 즐거움 많으니
오래 머문들 어찌 이룩함 없겠는가.
歸田園居 六首.
농촌 집으로 돌아왔다
[一]
種豆南山下(종두남산하한대)하니 : 남산 아래에 콩을 심으니
草盛豆苗稀(초성두묘희라)라 : 풀은 성하고 콩싹은 드물구나
晨興理荒穢(신흥이황예하고)하고 : 새벽에 잡초 우거진 밭 매고
帶月荷鋤歸(대월하서귀라)라 : 달빛 띠고는 호미 메고 돌아오네
道狹草木長(도협초목장하야)하니 : 길은 좁은데 초목은 무성해
夕露沾我衣(석로첨아의라)라 : 저녁 이슬이 옷을 적시네.
衣沾不足惜(의첨부족석이나)이니 : 옷이 젖는 것이야 걱정 없으나
但使願無違(단사원무위라)라 : 다만 농사가 잘 될지 걱정이라네.
少無適俗韻 性本愛邱山
소무적속운 성본애구산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오락진망중 일거삼십년
羇鳥戀舊林 池魚思故淵
기조련구림 지어사고연
開荒南野際 守拙歸園田
개황남야제 수졸귀원전
方宅十餘畝 草屋八九間
방댁십여무 초옥팔구간
楡柳蔭後簷 桃李羅堂前
유류음후첨 도리라당전
曖曖遠人村 依依墟里煙
애애원인촌 의의허리연
狗吠深巷中 雞鳴桑樹巓
구폐심항중 계명상수전
戶庭無塵雜 虛室有餘閒
호정무진잡 허실유여한
久在樊籠裡 復得返自然
구재번롱리 부득반자연
少無適俗韻(소무적속운) 어려서부터 세속에는 관심이 없고
性本愛丘山(성본애구산) 본디 천성은 자연을 사랑하였다네.
誤落塵網中(오락진망중) 어찌 잘못하여 세속에 빠져서는,
一去三十年(일거삽십년) 불현듯 삼십년이 흘러가 버렸구나.
羈鳥戀舊林(기조연구림) 조롱속의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漁思故淵(지어사고연) 연못 속의 고기는 태어난 못을 생각하는 도다.
開荒南野際(개황남야제) 남쪽 들 가장자리 황무지 일구며,
抱拙歸園田(포졸귀원전) 조촐하게 살려고 전원으로 돌아왔다.
方宅十餘畝(방택십여무) 네모난 집 터는 약 십여무,
草屋八九間(초옥팔구간) 초가집은 여덟아홉 칸.
楡柳蔭後첨(유류음후첨) 느릅나무 버드나무 뒷마당 처마를 덮고,
桃李羅堂前(도리라당전) 복숭아 자두나무 앞마당에 늘어섰구나.
曖曖遠人村(애애원인촌) 사람 사는 동네와는 아스라이 멀었으니,
依依墟里煙(의의허리연) 멀리 마을에선 아련히 연기 오르네.
狗吠深巷中(구폐심항중) 동구 밖 저 멀리선 개 짖는 소리,
鷄鳴桑樹顚(계명상수전) 뽕나무 꼭대기에선 닭 우는 소리 들린다.
戶庭無盡雜(호정무진잡) 집안에는 번잡한일 없고,
虛室有餘閒(허실유여한) 텅 빈방에는 한가함만 여유롭구나.
久在樊籠裏(구재번롱리)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살다가,
復得返自然(부득반자연) 이제야 자연으로 다시 돌아왔구나.
******** 또 다른 해석 !!
少無適俗韻 어려서부터 세속에 맞추는 운치가 없고
性本愛丘山 천성이 본래 산 좋아한다.
誤落塵網中 잘못하여 티끌 그물 속에 얽혀
一去三十年 어느새 30년이 지나가 버렸구나.
羈鳥戀舊林 나그네 새는 옛 수풀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뭇 물고기는 본래 살던 물 생각한다.
開荒南野際 남쪽 들가 황무지 개간하며
守拙歸田園 못생긴 대로 살려고 전원으로 돌아왔다.
方宅十餘畝 네모난 택기 10여 이랑에
草屋八九間 초가집은 8,9칸.
楡柳蔭後簷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는 뒷뜰 그늘지우고
桃李羅堂前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대청 앞에 늘어서 있다.
曖曖遠人村 가물가물한 먼 마을
依依墟里煙 부드러운 촌락의 연기.
狗吠深巷中 개는 깊숙한 골목 안에서 짖고
鷄鳴桑樹顚 닭은 뽕나무 꼭대기에서 운다.
戶庭無塵雜 뜰에는 허접쓰레기 없고
虛室有餘閑 빈 방엔 남아도는 한가로움이 있다.
久在樊籠裏 오랫동안 장 속에 갇혀 있다가
復得返自然 다시 자연으로 돌아와냈다.
[二]
野外罕人事 窮巷寡輪鞅
白日掩荊扉 虛室絶塵想
時復墟曲中 披草共來往
相見無雜言 但道桑麻長
桑麻日已長 我土日已廣
常恐霜霰至 零落同草莽
野外罕人事(야외한인사) 들녘 외진 곳이니 세속일은 드물고,
窮巷寡輪앙(궁항과륜앙) 길 또한 궁벽하니 오가는 차마도 없다.
白日掩荊扉(백일엄형비) 대낮에도 싸립문 걸어 닫아놓고,
虛室絶塵想(허실절진상) 텅 빈방 안에서 속세생각 끊었다.
時復墟曲中(시부허곡중) 때때로 산허리 돌아가는 길에,
披草共來往(피초공래왕) 풀 섶 헤치고 왕래하는 사람 만나고야.
相見無雜言(상견무잡언) 서로 보고도 다른 잡다한 말 하지 않고,
但道桑麻長(단도상마장) 뽕과 삼 크는 일만 얘기한다네.
桑麻日已長(상마일이장) 뽕과 삼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我土日已廣(아토일이광) 내 땅도 하루가 다르게 넓어지는구나.
常恐霜霰至(상공상산지) 항상 염려스러운 건 서리와 우박 내려,
零落同草莽(영락동초망) 시들어 잡초 될까 그것이 걱정이네.
*******또 다른 해석 !!
野外罕人事 야외에는 인간의 볼일 드물고
窮巷寡輪鞅 궁벽한 골목에는 수레와 말 적다.
白日掩荊扉 대낮에 싸리문짝 닫고
虛室絶塵想 빈 방은 티끌세상의 생각 끓는다.
時復墟曲中 이따금 마을 안에서
披草共來往 풀을 헤치고 서로 오가거니와
相見無雜言 만나면 잡스러운 말 없고
但道桑麻長 뽕과 삼 자라는 것 말할 뿐이다.
桑麻日已長 뽕과 삼은 나날이 자라나고
我土日已廣 내 땅은 나날이 넓어진다.
常恐霜霰至 노상 두렵기는 서리와 싸락눈 닥쳐와서
零落同草莽 조락하여 잡초와 같아질까 하는 것이라.
[三]
種豆南山下 草盛豆苗稀
晨興理荒穢 帶月荷鋤歸
道狹草未長 夕露沾我衣
衣沾不足惜 但使願無違
種豆南山下(종두남산하) 남산아래에다 콩을 심었거니,
草盛豆苗稀(초성두묘희) 잡초만 무성하고 콩은 드물다.
晨興理荒穢(신흥리황예) 새벽같이 일어나 풀 뽑고 잡초 매어,
帶月荷鋤歸(대월하서귀) 달빛을 벗하고야 호미 메고 집으로 오네.
道狹草木長(도협초목장) 길은 좁고 수풀은 무성하여,
夕露沾我衣(석로첨아의) 저녁이슬에 내 옷이 다 젖는구나.
衣沾不足惜(의첨부족석) 옷이야 젖은들 애석할 것 없지만,
但使願無違(단사원무위) 다만 내 원하는바 어긋나지 말았으면.
**************또 다른 해석
種豆南山下 남산 밑에 콩 심었더니
草盛豆苗稀 풀은 무성하고 콩싹 드물다.
晨興理荒穢 새벽부터 일어나 거친 풀 쳐내고는
帶月荷鋤歸 달빛을 받으면서 괭이 메고 돌아온다.
道狹草木長 길 좁고 초목 자라서
夕露霑我衣 저녁 이슬이 내 옷 적신다.
衣霑不足惜 옷 젖는 것 아까울 게 못되지마는
但使願無違 소원이나 어긋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四]
久去山澤游 浪莽林野娛
구거산택유 랑망림야오
오랫동안 산과 못에 가 노니
넓은 숲과 들판을 즐기노라
試攜子姪輩 披榛步荒墟
시휴자질배 피진보황허
아들과 조카들의 손을 잡고
개암나무 숲을 헤치며 황량한 곳을 걸어본다
徘徊邱隴間 依依昔人居
배회구롱간 의의석인거
언덕을 배회하며 걸으니
어렴풋한 옛사람이 살던 곳이 보인다
井灶有遺處 桑竹殘朽株
정조유유처 상죽잔후주
우물과 부엌 터가 남아있고
뽕나무와 대나무도 썩은 그루터기도 남아있다
借問採薪者(차문채신자) : 나무하는 사람에게 잠깐 묻노니
此人皆焉如(차인개언여) :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薪者向我言(신자향아언) : 나무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死沒無復餘(사몰무부여) : 모두 죽어서 다시 살아남은 자가 아무도 없다고 한다
一世異朝市(일세이조시) : 사람 한 평생에 조정과 저자는 달라지나니
此語真不虛(차어진불허) : 이 말은 참으로 빈 말이 아니니
人生似幻化(인생사환화) : 인간의 삶이란 환상 속의 꽃과 같다
終當歸空無(종당귀공무) : 끝내는 마땅히 공과 무로 돌아가리니.
歸園田居5(귀원전거5)-전원으로 돌아와 살며-陶淵明(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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久去山澤游(구거산택유) : 오랫동안 산과 못에 가 노니
浪莽林野娛(랑망림야오) : 넓은 숲과 들판을 즐기노라
試攜子姪輩(시휴자질배) : 아들과 조카들의 손을 잡고
披榛步荒墟(피진보황허) : 개암나무 숲을 헤치며 황량한 곳을 걸어본다
徘徊丘壟間(배회구롱간) : 언덕을 배회하며 걸으니
依依昔人居(의의석인거) : 어렴풋한 옛사람이 살던 곳이 보인다
井灶有遺處(정조유유처) : 우물과 부엌 터가 남아있고
桑竹殘朽株(상죽잔후주) : 뽄나무와 대나무도 썩은 그루터기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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借問採薪者(차문채신자) : 나무하는 사람에게 잠깐 묻노니
此人皆焉如(차인개언여) :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薪者向我言(신자향아언) : 나무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死沒無復餘(사몰무부여) : 모두 죽어서 다시 살아남은 자가 아무도 없다고 한다
一世異朝市(일세이조시) : 사람 한 평생에 조정과 저자는 달라지나니
此語真不虛(차어진불허) : 이 말은 참으로 빈 말이 아니니
人生似幻化(인생사환화) : 인간의 삶이란 환상 속의 꽃과 같다
終當歸空無(종당귀공무) : 끝내는 마땅히 공과 무로 돌아가리니.
*********** 또 다른 해석 !!
久去山澤游(구거산택유) 오랫 동안 산과 물 떠나 나다니다가
浪莽林野娛(랑망림야오) 수풀과 들의 즐거움 멀리하였다.
試携子姪輩(시휴자질배) 시험삼아 자질배의 손을 잡고
披榛步荒墟(피진보황허) 관목 헤치고서 황량한 폐허를 걸어본다.
徘徊丘壟間(배회구롱간) 언덕과 밭두덕 어간을 배회해 보니
依依昔人居(의의석인거) 옛 사람 살던 곳이 완연하구나.
井竈有遺處(정조유유처) 우물과 부뚜막은 자리가 있고
桑竹殘朽株(상죽잔후주) 뽕나무와 대나무는 썩은 그루 남아 있다.
借問採薪者(차문채신자) : 나무하는 사람에게 잠깐 묻노니
此人皆焉如(차인개언여) :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薪者向我言(신자향아언) : 나무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死沒無復餘(사몰무부여) : 모두 죽어서 다시 살아남은 자가 아무도 없다고 한다
一世異朝市(일세이조시) : 사람 한 평생에 조정과 저자는 달라지나니
此語真不虛(차어진불허) : 이 말은 참으로 빈 말이 아니니
人生似幻化(인생사환화) : 인간의 삶이란 환상 속의 꽃과 같다
終當歸空無(종당귀공무) : 끝내는 마땅히 공과 무로 돌아가리니.
[五]
悵恨獨策還 崎嶇歷榛曲
창한독책환 기구역진곡
비통함에 홀로 지팡이 짚고 돌아와
잡목 덤불 우거진 구비를 지나네
澗水淸且淺 可以濯吾足
간수청차천 가이탁오족
산골의 맑은 물은 얕게도 흘러서
더렵혀진 나의 발을 씻을 만하네
漉我新熟酒 隻雞招近屬
녹아신숙주 척계초근속
담근 술이 익어 처음으로 거르니
닭 한마리 가까이 무리를 부르네
日入室中闇 荊薪代明燭
일입실중암 형신대명촉
산 넘어 해는 지고 방한 어두워
나뭇단 불지펴 촛불 대신 밝히네
歡來苦夕短 已復至天旭
환내고석단 이복지천욱
즐거운 마음에 저녁 짧음 괴로워
벌써 아침 하늘이 훤히 밝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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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해석 !!
.
歸園田居6(귀원전거6)-전원에 돌아와 살며-陶淵明(도연명)
.
悵恨獨策還(창한독책환) : 처량하고 한스러워 홀로 지팡이 짚고 돌아오니
崎嶇歷榛曲(기구력진곡) : 길이 험하여 떨기나무 숲 언덕을 지나온다
山澗清且淺(산간청차천) : 산골짝 물은 맑고도 앝아
可以濯吾足(가이탁오족) : 발을 씻을 만하다
漉我新熟酒(록아신숙주) : 나의 새로 익은 술을 거르며
隻雞招近局(척계초근국) : 한 마리 닭을 잡아 이웃 사람들을 부른다
日入室中闇(일입실중암) : 해는 저 방안은 어둑하고
荊薪代明燭(형신대명촉) : 싸리나무로 촛불을 대신한다
歡來苦夕短(환래고석단) : 즐거운 이야기에 저녁 괴롭게도 사간이 짧은데
已復至天旭(이부지천욱) : 이미 다시 해가 떠오른다
************ 또 다른 해석 !!
悵恨獨策還 崎嶇歷榛曲 策..지팡이,바람이나 나뭇잎 스치는 소리
澗水淸且淺 可以濯吾足 물이 맑아도 발을 씻겠다-은거의 의지
漉我新熟酒 隻雞招近屬 漉 lu4 배다,스미다
日入室中闇 荊薪代明燭 代대신하다
歡來苦夕短 已復至天旭 來추향보어 已復 어느덧 다시
[六]
種苗在東皐 종묘재동고-동쪽 언덕에 모종을 심어
苗生滿阡佰 묘생만천백-모종이 자라 두둑이 가득하고
雖有荷鋤倦 수유하서권-비록 호미 메고 고달프나
濁酒聊自適 탁주료자적 -탁주로 잠시 유유자적하네
日暮巾柴車 일모건시거-해는 져서 나뭇짐수레 가리워지고
路暗光已夕 로암광이석-길은 어둑하니 벌써 저녁인데
歸人望煙火 귀인망연화-돌아가는 사람 밥 짓는 연기 바라보고
稚子候簷隙 치자후첨극-어린아이 처마 밑에서 기다리네
問君亦何爲 문군역하위-묻노니 그대 역시 무엇을 하려나
百年會有役 백년회유역-일생에 할 일이 있을 것이니
但願桑麻成 단원상마성-다만 원하기는 뽕과 삼 잘 자라
蠶月得紡績 잠월득방적-三月에 실을 뽑는 것이네
素心正如此 소심정여차-소박한 마음 바로 이와 같아
開徑望三益 개경망삼익-길을 열고 좋은 친구 셋을 기다리네
問來使.
심부름 온 사람에게 묻다
爾從山中來 早晩發天目
이종산중래 조만발천목
그대 산 속에서 왔으니
아침이나 저녁 무렵 천목산을 떠났구려
我屋南窓下 今生幾叢菊
아옥남창하 금생기총국
우리 집은 남산 아래에 있는데
지금 몇 떨기 국화가 피어있겠지요
薔薇葉已抽 秋蘭氣當馥
장미엽이추 추난기당복
장미 잎은 이미 나왔고
가을 난초는 향기를 발하고 있겠지요
歸去來山中 山中酒應熟
귀거래산중 산중주은숙
돌아가야지 산으로
산에는 응당 술도 익어가겠지
.
爾從山中來(이종산중내) : 그대 산 속에서 왔으니
早晩發天目(조만발천목) : 아침늦게 천목산을 떠났겠네요
我屋南窓下(아옥남창하) : 우리 집 남쪽 창문 아래에는
今生幾叢菊(금생기총국) : 지금 몇 포기의 국화가 피었던가요?
.
薔薇葉已抽(장미엽이추) : 장미 잎은 이미 나왔겠고
秋蘭氣當馥(추난기당복) : 가을 난초는 향기를 발하고 있겠지요
歸去來山中(귀거래산중) : 그래 산으로 돌아가야지
山中酒應熟(산중주응숙) : 산속에는 응당 술도 익어가겠지
遊斜川 幷序.
斜川에서 놀며
辛丑正月五日 天氣澄和 風物閒美 與二三鄰曲 同游斜川 臨長流 望層城 魴鯉躍鱗於將夕
신축정월오일 천기징화 풍물한미 여이삼린곡 동유사천 임장류 망층성 방리약린어장석
水鷗乘和以翻飛 彼南阜者 名實舊矣 不復乃□嗟歎 若夫層城 傍無依接 獨秀中皐 遙想靈山
수구승화이번비 피남부자 명실구의 불복내위차탄 약부증성 방무의접 독수중고 요망령산
有愛嘉名 欣對不足 率爾賦詩 悲日月之遂往 悼吾年之不留 各疏年紀鄕里 以記其時日.
유애가명 흔대부족 솔이부시 비일월지수왕 도오년지불류 각소년기향리 이기기시일
신축년 정월 5일, 날씨는 맑고 온화하며 풍경은 한가하게 아름답다.
두서너 이웃들과 함께 斜川에 놀러왔다.
긴 강 흐르는 물에 다가가서 曾城을 바라보니,
물고기는 저물녘에 비늘을 뛰올리고 갈매기는 온화한 기운을 타고 뒤집으며 난다.
저 남쪽 언덕은 이름과 실물이 알려진 지 오래여서
다시 그것을 보고 감탄하지는 않겠지만,
저 曾城으로 말하면 곁에 기댄 것 없이 홀로 물 가운데 빼어나 있어
멀리 신령한 산을 연상케 하여 그 좋은 이름이 사랑스럽다.
기꺼이 대하여도 부족하여서 느닷없이 시를 읊어내어 세월 가버리는 것 슬퍼하고
나의 나이 머물러주지 않음 서러워한다.
각각 나이와 향리를 쓰고 그 시일을 적는다.
遊斜川(유사천)/陶淵明(도연명)
開歲焂五日 吾生行歸休
念之動中懷 及辰爲玆遊
氣和天唯澄 班坐依遠流
弱湍馳文魴 閒谷矯鳴鷗
逈澤散游目 緬然睇層邱
雖微九重秀 顧瞻無匹儔
提壺接賓侶 引滿更獻酬
未知從今去 當復如此不
中觴縱遙情 忘彼千載憂
且極今朝樂 明日非所求
*********
開歲焂五日(개세숙오일) : 새해 들어 어느새 닷새
吾生行歸休(오생행귀휴) : 내 삶도 머지않아 끝장나리라.
念之動中懷(념지동중회) : 생각하니 마음 속 흔들리니
及辰爲玆遊(급진위자유) : 때에 맞춰 이렇게 놀고 있도다
氣和天惟澄(기화천유징) : 공기 온화하고 하늘도 맑은데
班坐依遠流(반좌의원류) : 긴 물줄기 따라 줄지어서 앉았도다
弱湍馳文魴(약단치문방) : 느린 여울에는 아롱진 방어가 치닫고
閒谷矯鳴鷗(한곡교명구) : 한적한 골짜기에 우는 갈매기 뒤집어 난다
逈澤散游目(형택산유목) : 멀리 물 쪽으로 눈길 돌려
緬然睇曾丘(면연제증구) : 아득히 曾丘를 흘끗 바라보노라
雖微九重秀(수미구중수) : 아홉 겹의 빼어남이 없지마는
顧瞻無匹儔(고첨무필주) : 둘러보아도 그만한 정도도 없구나
提壺接賓侶(제호접빈려) : 술병을 가지고 친구들 대접하며
引滿更獻酬(인만경헌수) : 잔에 가득 술을 따라 주고 받노라
未知從今去(미지종금거) : 지금 이후의 일이야 수 없거니
當復如此不(당복여차불) : 언제 다시 이같이 놀 수 있으리
中觴縱遙情(중상종요정) : 술마시며 초탈한 속마음 멋대로 풀어놓고
忘彼千載憂(망피천재우) : 저 천년의 근심 잊어버린다
且極今朝樂(차극금조락) : 잠시 오늘 아침의 즐거움 맘껏 누리자
明日非所求(명일비소구) : 내일 일이야 알 바가 아니도다
************ 또 다른 해석 !!
開歲焂五日 새해에 들어서서 어느새 닷새가 지났으니
吾生行歸休 내 인생도 머지않아 끝장이 날 것이라.
念之動中懷 이 일 생각하니 가슴 속 울렁거려
及辰爲玆遊 때에 맞춰 이 놀이를 하는거라.
氣和天惟澄 공기는 온화하고 하늘 또한 맑은데
班坐依遠流 긴 물줄기 따라 줄지어서 앉았다.
弱湍馳文魴 느린 여울목엔 아롱진 방어 치닫고
閒谷矯鳴鷗 조용한 골짜기에는 우는 갈매기 뒤집으며 난다.
逈澤散游目 먼 물 쪽으로 눈을 돌려서
緬然睇曾丘 아득히 曾丘를 바라본다.
雖微九重秀 아홉 층의 빼어남 없기는 하나
顧瞻無匹儔 둘러보아도 그에 맞갈 만한 것이 없다.
提壺接賓侶 술병을 들고 같이 온 친구들 상대하여
引滿更獻酬 잔에 가득 술을 따라 번갈아 주고 받는다.
未知從今去 알 수 없거니와 지금 이후에야
當復如此不 또 이같이 놀게 되겠나.
中觴縱遙情 잔 비우는 도중 초탈한 마음 멋대로 풀어놓고
忘彼千載憂 저 천년의 근심 잊어버린다.
且極今朝樂 잠시나마 오늘 아침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는 거라
明日非所求 내일이야 알 바 아니지.
示周續之 祖企 謝景夷 三郎.
周 績之. 祖 企. 謝 景夷. 세 젊은이들에게 보여준다
負痾頹簷下 終日無一欣
藥石有時閒 念我意中人
相去不尋常 道路邈何因
周生述孔業 祖謝響然臻
道喪向千載 今朝復斯聞
馬隊非講肆 校書亦已勤
老夫有所愛 思與爾爲鄰
願言誨諸子 從我穎水濱
******
示周績祖謝(시주적조사) - 도연명(陶淵明)
負痾頹簷下(부아퇴첨하) : 퇴락한 처마 아래서 고질병 앓아
終日無一欣(종일무일흔) : 종일토록 한 가지 즐거움도 없도다
藥石有時閒(약석유시한) : 약으로 가끔씩 차도 있으면
念我意中人(념아의중인) : 내 마음 속사람들을 생각하노라
相去不尋常(상거불심상) : 서로 떨어져 늘 찾지는 않지만
道路邈無因(도로막무인) : 길은 아득하여 오고갈 인연 없도다
周生述孔業(주생술공업) : 주군은 공자의 학문 풀이하고
祖謝響然臻(조사향연진) : 조군과 사군은 메아리처럼 모여들었도다
道喪向千載(도상향천재) : 도리가 천년이나 잊어졌는데
今朝復斯聞(금조복사문) : 오늘 아침 여기에서 다시 듣는구나
馬隊非講肆(마대비강사) : 마대는 강의할 곳 못되거늘
校書亦已勤(교서역이근) : 책을 교감함에 무척이나 수고 하는구나
老夫有所愛(노부유소애) : 이 늙은이는 아끼는 바 있어서
思與爾爲隣(사여이위린) : 그대들과 이웃 되기를 생각하노라
願言誨諸子(원언회제자) : 제군들에게 타이르고 싶노니
從我穎水濱(종아영수빈) : 나를 따라 영수가에 오게나.
************** 또 다른 해석 !!
負痾頹簷下 퇴락한 처마 밑에서 병을 앓고 있자 보니
終日無一欣 종일가도 한 가지의 즐거움조차 없다.
藥石有時閒 약을 써서 어쩌다 차도 있으면
念我意中人 내 마음 속의 사람들을 생각하고는 한다.
相去不尋常 서로간의 거리가 가깝지가 않아서
道路邈無因 길은 아득하니 내왕할 인연 없다.
周生述孔業 周君은 孔子의 학문 풀이하고
祖謝響然臻 祖君과 謝君은 메아리같이 모여들었다.
道喪向千載 道가 천년 가까이나 상실되었었는데
今朝復斯聞 오늘 아침에야 다시 여기에서 들어보는구나.
馬隊非講肆 馬隊는 강의할 곳 아닌데도
校書亦已勤 책 교감에 무척이나 수고를 한다.
老夫有所愛 이 늙은이는 아끼는 바 있어서
思與爾爲隣 그대들과 이웃되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願言誨諸子 들에게 타이르고 싶거니와
從我穎水濱諸君 나를 따라 潁水가에 오도록 하라.
乞食.
걸식
飢來驅我去 不知竟何之
行行至斯里 叩門拙言辭
主人解余意 遺贈副虛期
談話終日夕 觴至輒傾杯
情欣新知歡 言詠遂賦詩
感子漂母惠 媿我韓才非
銜戢知何謝 冥報以相貽
*********
飢來驅我去 기내구아거 배고픔에 서둘러 말 몰아 가다
不知竟何之 부지경하지 마침내는 어디로 갈 곳이 없어
行行至斯里 행행지사리 가다가다 이 곳 마을에 이르러
叩門拙言辭 고문졸언사 문 두드리고 구차한 말을 하니
主人解余意 주인해여의 주인이 나의 뜻과 처지를 알고
遺贈副虛期 유증부허기 맞아주니 헛걸음은 아니었구나
談話終日夕 담화종일석 오가는 얘기에 하루 저녁 가고
觴至輒傾杯 상지첩경배 잔을 돌리니 연거푸 잔이 비네
情欣新知歡 정흔신지환 어느덧 정들어 새 기쁨을 알고
言詠遂賦詩 언영수부시 기쁨을 말로 읊으니 시가 되네
感子漂母惠 감자표모혜 내게 베푼 은혜 고맙기만 하고
愧我韓才非 괴아한재비 나의 재주 없음 마냥 부끄러워
銜집知何謝 함집지하사 몸둘데 없는 은혜 어찌 보답할지
冥報以相貽 명보이상이 죽어서라도 다시 만나 보답하리라
******* 또 다른 해석
飢來驅我去 굶주림이 닥쳐와 나를 몰아냈으나
不知竟何之 대체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겠구나.
行行至斯里 가다가다 이 마을에 당도하여
叩門拙言辭 문을 두드리고는 말을 더듬거린다.
主人解余意 주인은 내 뜻 알아차려서
遺贈豈虛來 음식을 내어준다.
談諧終日夕 이야기가 어울려 저물녘까지 갔고
觴至輒傾杯 술잔이 돌아오면 즉시로 기울인다.
情欣新知勸 새로 안 사람 권해 주는 것 마음 기뻐서
言詠遂賦詩 말을 읊어내어 마침내 시를 지었다.
感子漂母惠“당신의 빨래아줌마 같은 은헤 고맙거니와
愧我非韓才 나 韓信 같은 인재 아님이 부끄럽구려.
銜戢知何謝 마음 속에 간직하며 감사할 길 모르니
冥報以相貽 저승에서나 보답하여 갚아드리리이다.”
諸人共游周家墓柏下.
여러 사람들이 함께 周氏 집안 무덤 잣나무 밑에서 놀고
今日天氣佳 淸吹與鳴彈
感彼柏下人 安得不為懽
淸歌散新聲 綠酒開芳顔
未知明日事 余襟良已殫
******
今日天氣佳(금일천기가) : 오늘 날씨가 좋아
清吹與鳴彈(청취여명탄) : 나무에 나는 맑게 부는 소리와 울려 퉁겨오는 소리에
感彼柏下人(감피백하인) : 저 잣나무 아래 무덤에 묻힌 사람을 느끼나니
安得不為歡(안득불위환) : 어찌 기쁨이 되지 않겠는가
清歌散新聲(청가산신성) : 맑은 노래가 새로운 소리 질러보고
綠酒開芳顏(녹주개방안) : 맑은 술을 마시고 기쁜 얼굴을 지어본다
未知明日事(미지명일사) : 내일 일어날 일을 아직 알지 못하나
余襟良已殫(여금량이탄) : 나의 마음속을 이미 다 털어버렸다네.
*********** 또 다른 해석
今日天氣佳 오늘은 날씨 좋아서
淸吹與鳴彈 맑은 바람과 우는 매미라.
感彼栢下人 저 젓나무 밑의 사람 생각키우니
安得不爲歡 어찌 즐겁게 놀지 않을 수 있나.
淸歌散新聲 청아한 노래는 새로운 가락 퍼쳐내고
綠酒開芳顔 푸른빛 술은 꽃다운 얼굴 활짝 피운다.
未知明日事 내일 일을 모르는 터라
余襟良已彈 나의 속은 시원히 풀려 버렸다.
怨詩楚調 示龐主簿遵鄧治中.
원한의 시. 楚調.龐 주부와 鄧 치중에게 보여준다.
天道幽且遠 鬼神茫昧然
천도유차원 귀신망매연
하늘의 도는 깊고 또 아득하다
귀신은 망망하고 캄캄하기만 하도다
結髮念善事 僶俛六九年
결발념선사 민면69년
머리 땋아 올리고서는 착한 일 생각하며
애써 온 세월이 69년이로다
弱冠逢世阻 始室喪其偏
약관봉세조 시실상기편
약관에 세상 험한 일 만나고
처음 결혼하여 짝을 잃었도다
炎火屢焚如 螟𧌒恣中田
염화루분여 명역자중전
오르는 불같은 볕은 타는 것 같고
명충과 물여우는 밭에서 우글거리는 구나
風雨縱橫至 收斂不盈廛
풍우종횡지 수렴불영전
비바람이 마구 불어와
거둬들인 곡식은 곳간에 차지 않는구나
夏日長抱飢 寒夜無被眠
하일장포기 한야무피면
여름날엔 진종일 배를 주리고
추운 밤에는 이불도 없이 잠을 자노라
造夕思雞鳴 及晨願烏遷
조석사계명 급신원오천
저녁이 되면 닭이 울기를 생각하지만
아침 되면 해가 지기를 바라곤 한다오
在己何怨天 離憂悽目前
재기하원천 이우처목전
자신 탓이라 어찌 하늘이야 원망하랴만
이별의 수심에 몰려 눈앞이 처량하도다
吁嗟身後名 於我若浮煙
우차신후명 어아약부연
아아 이몸 죽은 후의 명성이란
나에게는 뜬구름 같도다
慷慨獨悲歌 鍾期信□賢
강개독비가 종기신위현
원통하고 북바쳐 홀로 슬피 노래부르나니
종자기는 정말로 현명하였구나
*********** 또 다른 해석
天道幽且遠 하늘의 道는 깊고 또 멀며
鬼神茫昧然 귀신은 아득하고 캄캄하기만 하다.
結髮念善事 머리 땋아 올리고서는 善한 일 생각하며
僶俛六九年 애써 온 지가 69년이다.
弱冠逢世阻 약관엔 험난한 세상 만나고
始室喪其偏 처음 결혼은 그 짝을 잃었다.
炎火屢焚如 불길 같은 뙤약볕은 타는 것 같고
螟𧌒恣中田 명충과 며루는 밭에서 우글거린다.
風雨縱橫至 비바람이 마구 닥쳐와서
收斂不盈廛 거둬들인 것은 곳간에 차질 않는다.
夏日長抱飢 여름날엔 진종일 배를 주리고
寒夜無被眠 추운 밤에는 이불도 없이 잔다.
造夕思鷄鳴 저녁이 되면 닭이 울어주기를 생각하지만
及晨願烏遷 아침에 가선 해가 지나가기를 바라곤 한다.
在己何怨天 자기 탓이니 하늘이야 원망하랴만
離憂悽目前 근심에 몰려 눈앞이 처참하다.
吁嗟身後名 아아 죽은 후의 명성이란
於我若浮煙 나에게는 뜬구름 같다.
慷慨獨悲歌 강개에 차서 홀로 슬피 노래하지만
鐘期信爲賢 鍾子期가 정말로 현명하였다.
答龐參軍 幷序.
龐參軍에게 보내는 답시 龐
三復來貺 欲罷不能 自爾鄰曲 冬春再交 款然良對 忽成舊游俗諺云
삼복래황 욕파불능 자이린곡 동춘재교 관연량대 홀성구유속언운
數面成親 況情過此者乎 人事好乖 便當語離 楊公所歎
수면성친 황정과차자호 인사호괴 편당어리 양공소탄
豈惟常悲 吾抱疾多年 不復爲文 本旣不豐 復老病繼之
기유상비 오포질다년 불복위문 본기불풍 복노병계지
輒依周孔往復之義 且爲別後相思之資.
첩의주공왕복지의 차위별후상사지자
이웃에 살게 되면서부터 겨울과 봄을 두 차례 만났는데
성심에서 우러난 좋은 상대가 되어 왔으므로 오래 사귄 사이같이 급속하게 교분이 두터워졌습니다.
속담에 “자주 만나면 친구가 된다”라고 하였는데 하물며 정분이 그보다 더한 경우에야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어그러지기를 잘하는 것이어서 금새 헤어진다는 말을 해야 하게 되었읍니다.
楊公이 비탄한 일이 어찌 범연한 슬픔이겠습니까.
나는 여러 해 동안 병을 앓느라고 詩를 더 짓지는 못하였습니다.
본래 詩를 밚이 짓지 않는데다가 老病까지 겹쳤으니 말입니다.
이제 周禮의 서로 오가는 뜻에 따르고 또 헤어진 후에 서로 생각하는 거리로 삼고자 이 답시를 보냅니다.
相知何必舊 傾蓋定前言
有客賞我趣 每每顧林園
談諧無俗韻 所說聖人篇
或有數斗酒 閒飮自懽然
我實幽居士 無復東西緣
物新人惟舊 弱毫多所宣
情通萬里外 形跡滯江山
君其愛體素 來會在何年
**********
答龐參軍(답방참군) - 도연명(陶淵明)
相知何必舊(상지하필구) : 서로의 이해에 오랜 세월 필요하리
傾蓋定前言(경개정전언) : 만나자 마음 쏠리니 옛사람 말과 같도다
有客賞我趣(유객상아취) : 객이 있어 내 멋 좋아하여
每每顧林園(매매고림원) : 매번 산림 속 나의 밭을 찾아와 주는구나
談諧無俗調(담해무속조) : 어우러진 이야기에 도 속된 가락 없고
所說聖人篇(소설성인편) : 말하는 내용이라 성인의 글들이로구나
或有數斗酒(혹유수두주) : 어쩌다 몇 되 술이 생기면
閒飮自歡然(한음자환연) : 한가하게 마시면 절로 기꺼워지는구나
我實幽居士(아실유거사) : 나는 실로 깊숙이 숨어 사는 사람
無復東西緣(무복동서연) : 다시는 동서로 서로 나다닐 인연 없도다
物新人唯舊(물신인유구) : 물건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오직 오래 되어야 하거니
弱毫多所宣(약호다소선) : 문약한 문인들도 많이들 한 말이도다
情通萬里外(정통만리외) : 우정은 만리 밖에까지 통하나니
形跡滯江山(형적체강산) : 몸의 자취는 강산에 머물러 있도다
君其愛體素(군기애체소) : 그대는 몸의 순수함을 아끼도록 하게나
來會在何年(래회재하년) : 다시 만날 그날이 언제 일러나.
********** 또 다른 해석
來會在何年 어느 해에나 와서 만나주게 될 것이겠나.
傾蓋定前言 만나자 마음 쏠림이 정녕 예전 사람이 한 말과 같다.
有客賞我趣 객이 있어 내 뜻 좋아하여
每每顧林園 노상 내 산림 속의 전원을 찾아와 준다.
談諧無俗調 이야기 어우러져도 속된 가락은 없고
所說聖人篇 따지는 거란 聖人의 글들이다.
或有數斗酒 어쩌다 두어 되 술이 생기면
閒飮自歡然 한가하게 마시고서 절로 기꺼워진다.
我實幽居士 나는 사실 깊숙이 숨어 사는 사람이어서
無復東西緣 다시는 동으로 서로 나다닐 인연이 없다.
物新人唯舊 물건은 새 것이 좋지만 사람만을 오래 되어야 하거니와
弱毫多所宣 그 점은 붓든 사람들이 많이들 말한 바 있다.
情通萬里外 友情은 만리 밖에까지 통하지마는
形跡滯江山 몸의 자취는 강산에 머물러 있다.
君其愛體素 그대여 몸의 순수함을 아끼도록 하게나마는
來會在何年 어느 해에나 와서 만나주게 될 것이겠나.
五月旦作和戴主簿.
5월달 아침에 지어 戴 主簿의 詩에 和答한다
虛舟縱逸棹 回復遂無窮
發歲始俛仰 星紀奄將中
明兩萃時物 北林榮且豐
神淵寫時雨 晨色奏景風
旣來孰不去 人理固有終
居常待其盡 曲肱豈傷沖
遷化或夷險 肆志無窊隆
卽事如已高 何必升華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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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旦作和戴主簿(오월단작화대주부) - 도연명(陶淵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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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舟縱逸棹(허주종일도) : 비어있는 배가 노를 멋대로 저어가듯
回復遂無窮(회복수무궁) : 계절의 되돌아옴이 마침내 끝이 없도다
發歲始俛仰(발세시면앙) : 새해가 깜짝 사이에 시작되더니
星紀奄將中(성기엄장중) : 한해는 벌써 중간 쯤에 와 있구나
明爾華時物(명이화시물) : 여름철에는 때 맞춘 물건들이 모이고
北林榮且豊(북림영차풍) : 북쪽 수풀은 번성하고 또 풍만하도다
神淵寫時雨(신연사시우) : 신령한 연못에 시절 비 쏟아지고
晨色奏景風(신색주경풍) : 아침 경치에 여름 바람소리 들려오는구나
旣來孰不去(기래숙불거) : 세상에 났으니 누군들 떠나가지 않으리오
人理固有終(인리고유종) : 인생의 이치란 본래 끝이 있는 법
居常待其盡(거상대기진) : 보통대로 살면서 죽을 날 기다리며
曲肱豈傷沖(곡굉기상충) : 팔베개하고 사니 어찌 마음의 평화 해치리오
遷化或夷險(천화혹이험) : 세상살이에 평탄함과 험난함이 있으나
肆志無窊隆(사지무와융) : 뜻에 맞겨 산다면 인생엔 기복이 없도다
卽事如以高(즉사여이고) : 이 일에 따라 이미 고답한데
何必升華嵩(하필승화숭) : 하필 화산이나 숭산에 올라야만 하는가.
*********** 또 다른 해석
虛舟縱逸棹 비어있는 배가 빠른 노를 멋대로 저어가듯
回復遂無窮 계절의 되돌아옴이 결국 끝이 없구나.
發歲始俛仰 깜짝 사이에 새해 시작하더니
星紀奄將中 한해가 벌써 중간 쯤에 와버렸구나.
明爾華時物 여름철에는 제때의 물건들이 모이는지라
北林榮且豊 북쪽 수풀은 번성하고 또 풍만하다.
神淵寫時雨 신령한 못에는 철비가 쏟아지고
晨色奏景風 아침 경치에 여름 바람 불어댄다.
旣來孰不去 세상에 태어났으니 누구인들 떠나가지 않겠는가.
人理固有終 인생의 이치란 본래 끝이 있는 법
居常待其盡 보통대로 살면서 목숨 다함 기다린다면
曲肱豈傷沖 팔베개하고 산들 어찌 마음의 평화 해치겠는가.
遷化或夷險 세상살이엔 평탄함과 험난함이 있기는 하나
肆志無窊隆 뜻 내키는 대로 살아간다면 인생엔 기복이 없다.
卽事如以高 이 일에 따르면 이미 고답한 터에
何必升華嵩 하필이면 華山이나 嵩山에 올라갈 게 있겠는가.
連雨獨飮.
연일 오는 비에 혼자 마시면서
運生會歸盡 終古謂之然
운생회귀진 종고위지연
世間有松喬 於今定何聞
故老贈余酒 乃言飮得仙
試酌百情遠 重觴忽忘天
天豈去此哉 任眞無所先
雲鶴有奇翼 八表須臾還
顧我抱茲獨 僶俛四十年
形骸久已化 心在復何言
********
連雨獨飮 - 陶淵明
運生會歸盡 운생회귀진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마련
終古謂之然 종고위지연 그것은 변하지 않을 영원한 진리다
世間有松喬 세간유송교 적송자 왕교가 신선 되었다 하지만
於今定何聞 어금정하문 지금 그들의 소식 알지 못하네
故老贈余酒 고로증여주 근엄한 노인장이 내게 술을 권하며
乃言飮得仙 내언음득선 마시면 신선이 된다 하니
試酌百情遠 시작백정원 한잔 마시니 온갖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重觴忽忘天 중상홀망천 두 잔 마시니 홀연히 하늘도 잊었네
天豈去此哉 천기거차재 하늘도 이 경지와 다르지 않으리라
任眞無所先 임진무소선 천지 자연에 내 몸을 맡기니
雲鶴有奇翼 운학유기익 날개 달고 구름 탄 학같이
八表須臾還 팔표수유환 빠르게 우주를 돌아 온 느낌이라
暋俛四十年 민면사십년 지난 40년을 돌아보니
顧我抱玆獨 고아포차독 외롭게 힘만 썻노라
形骸久已化 형해구이화 몸은 늙어서 이미 시들었으나
心在復何言 심재부하언 마음이야 그대로니 다행이로다
********* 또 다른 해석
運生會歸盡 태어나면 반드시 없어지고 말아야 하거니와
終古謂之然 옛날부터 그러하다고 말하여 왔다.
世間有松喬 세상에 赤松子와 王子喬가 있었다고 하지마는
於今定何閒 지금에는 정작 어디에 있는 건가.
故老贈余酒 친한 늙은이가 나에게 술을 보내주면서
乃言飮得仙 마시면 신선이 된다고 한다.
試酌百情遠 우선 한잔 들어보니 온갖 생각 멀리가고
重觴忽忘天 두 잔을 들고나니 느닷없이 하늘이 잊혀진다.
天豈去此哉 하늘이야 어찌 이곳을 떠나갔으랴마는
任眞無所先 천진한 대로 맡겨 버려서 앞설 게 없는 것이라.
雲鶴有奇翼 구름을 나는 학은 기이한 날개 있어
八表須臾還 팔방 그 밖을 순식간에 휘도는 거라.
自我抱玆獨 내가 이 외로운 절개 품고서부터
僶俛四十年 힘써 견뎌 온 지가 40년이 되었다.
形骸久已化 몸은 오래전에 이미 힘빠져 버렸으나
心在復何言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또 무슨 말 더 할 게 있겠는가.
移居 二首.
이사 (2수)
昔欲居南村 非爲卜其宅
석욕거남촌 비위복기택
오래 전부터 남촌에 살고자 했음은
그곳에 좋은 집 지으려는 것 아니었고
聞多素心人 樂與數晨夕
문다소심인 낙여삭신석
소박하고 좋은 사람 많다기에
아침 저녁으로 어울려 즐기려는 것 이었네
懷此頗有年 今日從茲役
회차파유년 금일종자역
이런 생각을 몇 년간 벼르다가
오늘에야 그뜻을 이루게 되었다
敝廬何必廣 取足蔽床席
폐로하필광 취족폐상석
누추한 내집 클 필요가 없고
잠자리 눕힐 공간이면 족하다네
鄰曲時時來 抗言談在昔
인곡시시래 항언담재석
이웃 사람들 수시로 나를 찿아와서
큰 소리로 옛일을 담론하며
奇文共欣賞 疑義相與析
기문공흔상 의의상여석
기이한 문장을 함께 즐거이 감상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서로 함께 풀었노라
******** 또 다른 해석
[一]
昔欲居南村 그전에 남촌에서 살려고 하였던 것은
非爲卜其宅 집자릴 정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었다.
聞多素心人 소박한 마음 지닌 사람이 많다고 들었기에
樂與數晨夕 조석으로 자주 만나 즐겁게 지내고 싶어서였다.
懷此頗有年 이 일을 생각한 지 꽤 여러 해 지났는데
今日從玆役 오늘에야 이곳으로 이사오게 되었다.
敝廬何必廣 허술한 막집 넓어서 무엇하리
取足蔽牀席 침상과 앉을 자리 가리우면 족하다.
隣曲時時來 이웃이 시시로 찾아와 주어
抗言談在昔 주고받는 대화는 옛날을 말하는 것
奇文共欣賞 기묘한 글은 함께 기뻐 감상하고
疑義相與析 의문나는 글뜻은 서로 같이 분석해 본다.
移居(이거2)-陶淵明(도연명)
.
옮겨 살다-도연명(陶淵明)
.
春秋多佳日(춘추다가일) : 봄가을에 좋은 날이 많으니
登高賦新詩(등고부신시) : 높은 곳에 올라 새 시를 짓는다
過門更相呼(과문갱상호) : 문을 지나며 다시 서로 부르니
有酒斟酌之(유주짐작지) : 술이 있어 마시고자 한다
農務各自歸(농무각자귀) : 농사가 바쁜 철에는 각자 돌아가고
閑暇輒相思(한가첩상사) : 한가하면 문득 서로 생각하게 된다
相思則披衣(상사칙피의) : 서로 생각하면 곧 옷을 걸치고
言笑無厭時(언소무염시) : 말나누고 웃으며 싫을 때가 없다
此理將不勝(차리장부승) : 이런 이치가 장차 좋지 않겠는가
無爲忽去玆(무위홀거자) : 하는 일 없이 홀연히 여기에 이르렀다
衣食當須紀(의식당수기) : 먹고 사는 일은 마당히 중요하니
力耕不吾欺(역경부오기) : 힘써 경작을 하여 자신을 속이지 말자
***********또 다른 해석
[二]
春秋多佳日 봄 가을엔 좋은날 많아
登高賦新詩 높은 데 올라가서 새 시를 짓는다.
過門更相呼 문 앞을 지날 적엔 번갈아 불러들여
有酒斟酌之 술이 있으면 따라마신다.
農務各自歸 농사일에 각자가 돌아갔다가
閒暇輒相思 한가한 틈 생기면 곧 생각한다.
相思則披衣 생각나면 옷 걸치고 나서서
言笑無厭時 말하고 웃고 물릴 때 없다.
此理將不勝 이러한 생활을 견뎌 내지 못하랴
無爲忽去玆 이곳을 급히 떠나는 일 하지 말아야 한다.
衣食當須紀 입고 먹는 것 마땅히 손써야 하나
力耕不吾欺 힘써 농사지으면 나를 속이지는 않을 것이다.
和劉柴桑.
유시상의 시에 화작함
山澤久見招 胡事乃躊躇
直爲親舊故 未忍言索居
良辰入奇懷 挈杖還西廬
荒塗無歸人 時時見廢虛
茅茨已就治 新疇復應畬
谷風轉淒薄 春醪解飢劬
弱女雖非男 慰情良勝無
棲棲世中事 歲月共相疎
耕織稱其用 過此奚所須
去去百年外 身名同翳如
*********
和劉柴桑(화유시상) - 도연명(陶淵明)
화유시상에게 화답하다
山澤久見招(산택구견초) : 산과 물로 오랫동안 초대 받았으니
胡事乃躊躇(호사내주저) : 내가 무슨 일로 주저할 것인가
直爲親舊故(직위친구고) : 다만 친한 예 벗들 때문에
未忍言索居(미인언색거) : 살곳 찾아 가겠다는 말을 차마 못했도다
良辰入奇懷(량신입기회) : 좋은 계절에 의외의 생각이 나는구나
挈杖還西廬(설장환서려) : 지팡이 들고 서쪽 농막으로 돌아가니
荒塗無歸人(황도무귀인) : 황폐한 길에는 오는 사람 하나 없고
時時見廢墟(시시견폐허) : 때때로 폐허만 눈에 뜨는구나
茅茨已就治(모자이취치) : 초가지붕은 이미 이어지고
新疇復應畬(신주복응여) : 두해 째 밭은 다시 3년 밭이 되것이로다
谷風轉凄薄(곡풍전처박) : 골짝 바람은 차가워지는데
春醪解飢劬(춘료해기구) : 봄 술은 허기와 피로를 풀어 주는구나
弱女雖非男(약녀수비남) : 연약한 딸은 비록 남자는 아니나
慰情良勝無(위정량승무) : 내 마음 달래 주니 정녕 없는 것보다 낫도다
栖栖世中事(서서세중사) : 불안한 세상일은
歲月共相疎(세월공상소) : 세월 따라 함께 서로 멀어만 간다
耕織稱其用(경직칭기용) : 밭 갈고 길쌈하면 쓸 것은 마련되리니
過此奚所須(과차해소수) : 이보다 더한 것이야 무엇에 쓰리오
去去百年外(거거백년외) : 인생 백년 살고 난 후에는
身名同翳如(신명동예여) : 몸과 이름은 다 같이 흐려질 것이거늘.
******** 또 다른 해석
山澤久見招 산과 물로 오랫동안 부름을 받았으니
胡事乃躊躇 무슨 일로 주저할 건가.
直爲親舊故 단지 친구들 때문으로서
未忍言索居 살곳 찾아 가겠다 말을 차마 못했다.
良辰入奇懷 좋은 철이 의외의 생각을 갖게 하여서
挈杖還西廬 지팡이 들고 서쪽 막집으로 돌아갔더니
荒塗無歸人 황폐한 길엔 돌아오는 사람 없고
時時見廢墟 때때로 폐허가 눈에 뜨인다.
茅茨已就治 초가지붕은 이미 이어지고
新疇復應畬 두해째 밭은 또 3년 밭이 되게 될 게다.
谷風轉凄薄 봄바람은 도리어 차가운데
春醪解飢劬 봄 술은 허기와 피로를 풀어 준다.
弱女雖非男 연약한 딸은 비록 사나이 아니긴 하나
慰情良勝無 마음 달래 주기는 정녕 없는 것보다 낫다.
栖栖世中事 불안한 세상 일은
歲月共相疎 세월 따라 함께 서로 멀어진다.
耕織稱其用 밭갈고 길쌈하면 쓸것 마련될 것이니
過此奚所須 그보다 더한 것이야 무엇에 쓰랴
去去百年外 인생 백년 살고 난 후에야
身名同翳如 몸과 이름은 다같이 흐려질 건데.
酬劉柴桑.
유시상의 증시에 응수한다
窮居寡人用 時忘四運周
櫚庭多落葉 慨然知已秋
新葵鬱北牖 嘉穟養南疇
今我不爲樂 知有來歲不
命室攜童弱 良日發遠遊
************
酬劉柴桑(수유시상) - 도연명(陶淵明)
유시상에게 보내다
窮居寡人用(궁거과인용) : 궁벽한 거처엔 사람의 왕래 적어
時忘四運周(시망사운주) : 때로는 사시절 운행을 잊고 살고 있다
門庭多落葉(문정다락엽) : 문간 앞뜰에 낙엽이 많아져
慨然知已秋(개연지이추) : 개연히 이미 가을임을 알게 되었도다
新葵鬱北牖(신규울북유) : 갓 핀 해바라기 북쪽 들창에 울창하고
嘉穟養南疇(가수양남주) : 아름다운 곡식은 남쪽 밭에서 자라는구나
今我不爲樂(금아불위락) : 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知有來歲不(지유내세불) : 내년이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命室携童弱(명실휴동약) : 아내에 일러 어린것들 손잡고
良日登遠遊(량일등원유) : 이 좋은 날 먼 소풍 길에 나서노라.
和郭主簿 二首.
곽주부의 시에 화작함
[一]
藹藹堂前林 中夏貯淸陰
애애당전림 중하저청음
무성한 대청 앞 숲
한여름 맑은 그늘 담고 짙구나
凱風因時來 回□開我襟
개풍인시래 회표개아금
남풍은 철 따라 불어오고
회오리바람은 내 옷깃 열어젖히는구나
息交游閒業 臥起弄書琴
식교유한업 와기롱서금
교제를 쉬고 한가한 일로 노니는데
그러하면서 책과 거문고로 소일하노라
園蔬有餘滋 舊穀猶儲今
원소유여자 구곡유저금
밭의 채소 푸짐하게 자라나고
지난해 수확한 곡식 지금까지도 쌓여 있도다
營己良有極 過足非所欽
영기량유극 과족비소관
자기 생활 살아감에 진실로 한도가 있어
만족한 한도를 지나침은 바라는 바 아니로다
舂秫作美酒 酒熟吾自斟
용출작미주 주숙오자짐
조를 찧어서 맛있는 술 담그고
술익으면 내가 손수 따라마시노라
弱子□我側 學語未成音
약자희아측 학어미성음
어린 아이놈 내 곁에서 장난치고
말 배우는 것이 제소리 못 이루는구나
此事□復樂 聊用忘華簪
차사진복락 료용망화잠
이 일은 진정 또 즐거우니
애오라지 그것 가지고 화사한 벼슬자리 잊는다
遙遙望白雲 懷古一何深
요요망백운 회고일하심
아득히 흰구름 바라보며
옛일 생각함이 어찌 그리 심각해지는가
[二]
和澤周三春 淸涼素秋節
露凝無游氛 天高肅景澈
陵岑聳逸峯 遙瞻皆奇絶
芳菊開林耀 靑松冠巖列
懷此貞秀姿 卓爲霜下傑
銜觴念幽人 千載撫爾訣
檢素不獲展 厭厭竟良月
********
和郭主簿2(화곽주부2) - 도연명(陶淵明)
和澤周三春(화택주삼춘) : 화사함은 춘삼월 못이요
淸凉素秋節(청량소추절) : 해맑은 서늘함은 가을철이로다
露凝無游氛(로응무유분) : 이슬 엉겨 떠도는 먼지 하나 없는데
天高風景澈(천고풍경철) : 하늘은 높고 풍경 깨끗하도다
陵岑聳逸峯(릉잠용일봉) : 높은 뫼뿌리에 빼어난 봉우리 솟고
遙瞻皆奇絶(요첨개기절) : 멀리 바라보니 모두가 기이하고 절묘하도다
芳菊開林耀(방국개림요) : 꽃다운 국화 수풀에 피어 빛나고
靑松冠巖列(청송관암렬) : 싱싱한 솔나무 바위 위에 늘어서 있구나
懷此貞秀姿(회차정수자) : 이러한 곧고 빼어난 자태 마음에 그려보니
卓爲霜下傑(탁위상하걸) : 우뚝한 것이 서리 밑의 호걸이로구나
銜觴念幽人(함상념유인) : 술잔 입에 대고 숨어 사는 사람 생각하니
千載撫爾訣(천재무이결) : 천년 후에도 그 법도 어루만지리라
檢素不獲展(검소불획전) : 마음 속에 품은생각 펼치지 못하고
厭厭竟良月(염염경량월) : 그 좋은 세월을 울적하게 다 보내는구나
於王撫軍座送客.
왕무군장군의 좌석에서 객을 전송함
冬日淒且厲 百卉具已腓
爰以履霜節 登高餞將歸
寒氣冒山澤 游雲焂無依
洲渚思緬邈 風水互乖違
瞻夕欣良讌 離言聿云悲
晨鳥莫來還 懸車斂餘暉
逝止判殊路 旋駕悵遲遲
目送回舟遠 情隨萬化遺
*********
於王撫軍座送客(어왕무군좌송객)-陶淵明(도연명)
왕무군 장군의 좌석에서 객을 보내며-도연명(陶淵明)
冬日凄且厲(동일처차려) : 겨울날씨 처량하고 또 매서워
百卉具已腓(백훼구이비) : 온갖 풀들은 이미 다 스러졌구나
爰以履霜節(원이리상절) : 곧 서리 밟는 계절이니
登高餞將歸(등고전장귀) : 높은 곳에 올라서 가는 이를 전별하노라
寒氣冒山澤(한기모산택) : 찬 기운 산과 못을 뒤덮고
游雲焂無依(유운숙무의) : 떠가는 구름은 빠르고 기대는 곳 없구나
洲渚四緬邈(주저사면막) : 물섬은 사방에 아득하고
風水互乖違(풍수호괴위) : 바람과 물은 서로 어긋나는구나
瞻夕欣良讌(첨석흔량연) : 저녁 경치 바라보며 좋은 잔치 기뻐하나
離言聿云悲(이언율운비) : 헤어지는 말에 붓이 스글퍼진다
晨鳥暮來還(신조모래환) : 새벽에 떠난 새들은 저물어 돌아오고
懸車斂餘暉(현차렴여휘) : 수레는 멈춰서 남은 날빛 걷는구나
逝止判殊路(서지판수로) : 떠나고 머무는 길 뚜렷이 서로 달라지는구나
旋駕悵遲遲(선가창지지) : 수레바퀴 굴러가니 서글퍼 머뭇거리노라
目送回舟遠(목송회주원) : 돌아가는 배를 멀리 눈빛으로 보내지만
情隨萬化遺(정수만화유) : 그 심정 세상 오갖 변화 따라 사라져버리라
******* 또 다른 해석
冬日凄且厲 겨울날 처량하고 또 매운데
百卉具已腓 온갖 풀 이미 다 이즈러졌다.
爰以履霜節 이 서리 밟는 계절에
登高餞將歸 높은 데 올라와서 가려는 이 전별한다.
寒氣冒山澤 찬 기운 산과 물 뒤덮고
游雲焂無依 떠나가는 구름은 빠르고 의지없다.
洲渚四緬邈 물섬은 사방에 멀리 보이고
風水互乖違 바람과 물은 서로 길을 어긴다.
瞻夕欣良讌 저녁 경치 바라보며 좋은 잔치 기뻐하지만
離言聿云悲 헤어진다니 슬픔 감돈다.
晨鳥暮來還 새벽에 떠난 새 저물녘에 돌아오고
懸車斂餘暉 해수레 멈춰 남은 날빛 걷는다.
逝止判殊路 가고 머물고 함 뚜렷이 길 달리하여
旋駕悵遲遲 수레 돌리기 서글퍼 머뭇거린다.
目送回舟遠 돌아가는 배 멀어짐 눈으로 보내 주지만
情隨萬化遺 그 심정은 세상 오만 가지 변화 따라 사라져 버릴 게라.
與殷晉安別 幷序.
은진안과 헤어짐
殷先作晉安南府長史掾 因居潯陽 後作太尉□軍 移家東下 作此以贈.
후에 태위참군이 되어 집을 옮겨 동부로 내려갔다. 이 시를 지어서 증정하였다.
**********
遊好非少長 一遇盡殷勤
信宿酬淸話 益復知爲親
去歲家南里 薄作少時鄰
負杖肆游從 淹留忘宵晨
語黙自殊勢 亦知當乖分
未謂事已及 興言在茲春
飄飄西來風 悠悠東去雲
山川千里外 言笑難爲因
良才不隱世 江湖多賤貧
脫有經過便 念來存故人
*********
遊好非久長(유호비구장) : 좋게 지냄이 오래된 건 아니지만
一遇盡殷勤(일우진은근) : 한번 만나자 은근한 정을 다하였도다
信宿酬淸話(신숙수청화) : 이틀밤씩 묵으며 맑은 대화 나누니
益復知爲親(익부지위친) : 다시 더욱 가까와짐 알게 되었도다
去歲家南里(거세가남리) : 지난해 남리에 살았을 적에
薄作少時隣(박작소시린) : 잠시동안 어름풋이 이웃이 되었었도다
負杖肆游從(부장사유종) : 지팡이 짚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淹留忘宵晨(엄류망소신) : 오래 머물어 날새는 것도 잊었도다
語黙自殊勢(어묵자수세) : 말 하고 과함이 저마다 취향 다르니
亦知當乖分(역지당괴분) : 나누져야 할 것 또한 알고 있었도다
未謂事已及(미위사이급) : 그 일이 이미 닥쳐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興言在玆春(흥언재자춘) : 이 봄날에 이 말이 일어나게 되었구나
飄飄西來風(표표서래풍) : 표표히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悠悠東去雲(유유동거운) : 유유히 동쪽으로 흘러가는 구름
山川千里外(산천천리외) : 산과 내 천리 밖에서는
言笑難爲因(언소난위인) : 웃과 말하는 기회 만들기 어렵구나
良才不隱世(량재불은세) : 훌륭한 인재는 세상에서 숨지 않고
江湖多賤貧(강호다천빈) : 강호에는 미천하고 빈한한 사람이 많도다
脫有經過便(탈유경과편) : 혹시나 지나는 인편 있게 되면
念來存故人(염래존고인) : 생각에 떠올려 옛친구 안부나 물어 주게나
**********
贈羊長史 幷序.
양장사에게 증정함
左軍羊長史 銜使秦川 作此與之.
愚生三季後 慨然念黃虞
得知千載外 正賴古人書
賢聖留餘迹 事事在中都
豈忘游心目 關河不可踰
九域甫已一 逝將理舟輿
聞君當先邁 負痾不獲俱
路若經商山 爲我少躊躇
多謝綺與角 精爽今何如
紫芝誰復采 深谷久應蕪
駟馬無貰患 貧賤有交娛
淸謠結心曲 人乖運見疎
擁懷累代下 言盡意下舒
*****
贈羊長史(증양장사) - 도연명(陶淵明)
양장사에게 주다
愚生三季後(우생삼계후) : 어리석은 이 몸 삼대 끝에 태어나
慨然念黃虞(개연념황우) : 개연히 황제와 우순시대 생각을 한다
得知千載外(득지천재외) : 천 년 전 알려니어
正賴古人書(정뢰고인서) : 바로 옛사람 책에 힘입어야 한다
聖賢留餘迹(성현류여적) : 성현들 유적 남긴 자취
事事在中都(사사재중도) : 일마다 다 중원에 있도다
豈忘游心目(기망유심목) : 어찌 가고픈 마음 잊으리오만
關河不可踰(관하불가유) : 관문과 황하 넘어갈 수 없도다
九域甫已一(구역보이일) : 구주가 겨우 하나로 되어서
逝將理舟輿(서장리주여) : 배와 수레를 고치려 하는구나
聞君當先邁(문군당선매) : 그대 먼저 떠나야 한다는 말 들었지만
負痾不獲與(부아불획여) : 고질병을 안고 있어 함께 가지 못하노라
路若經商山(로약경상산) : 길가다 상산을 지나게 되면
爲我少躊躇(위아소주저) : 나를 위해 잠시 머물러 주게나
多謝綺與甪(다사기여록) : 가리계와 녹리께 공손히 문안드리고
精爽今何如(정상금하여) : 정신 지금 어떠신가 물어 주게나
紫芝誰復採(자지수복채) : 자주 빛 지초는 누가 다시 캘까
深谷久應蕪(심곡구응무) : 깊은 골짝은 오랫동안 거칠어 있겠지
駟馬無貰患(사마무세환) : 네 필 마차로 근심살 일 없고
貧賤有交娛(빈천유교오) : 빈천하니 오히려 잇달은 즐거움 있도다
淸謠結心曲(청요결심곡) : 깨끗한 노래 마음속에 맺혔으나
人乖運見疎(인괴운견소) : 사람은 어긋나고 운은 성글어졌도다
擁懷累代下(옹회루대하) : 여러 대 뒤를 마음에 생각 품고 있으니
言盡意不舒(언진의불서) : 말은 다 했으나 뜻은 펴지 다 펴지 못한다.
歲慕和張常侍.
대그믐에 정상시의 시에 화작함
市朝悽舊人 驟驥感悲泉
明旦非今日 歲暮余何言
素顔斂光潤 白髮一已繁
闊哉秦穆談 旅力豈未愆
向夕長風起 寒雲沒西山
洌洌氣遂嚴 紛紛飛鳥還
民生鮮長在 矧伊愁苦纏
屢闕淸酤亂 無以樂當年
窮通靡攸慮 顦顇由化遷
撫己有深懷 履運增慨然
歲暮和張常侍(세모화장상시) - 도연명(陶淵明)
세모에 장상시에게 화답하며
市朝悽舊人(시조처구인) : 도시의 아침에는 옛사람 슬퍼지고
驟騏感悲泉(취기감비천) : 달리는 천리마는 슬픈 샘물소리를 느낀다
明旦非今日(명단비금일) : 내일 아침은 오늘 아니거니
歲暮余何言(세모여하언) : 세모에 내가 무엇을 말하리오
素顔斂光潤(소안렴광윤) : 젊던 얼굴 광채와 윤기 사라지고
白髮一已繁(백발일이번) : 백발은 마냥 이미 지어졌구나
闊哉秦穆談(활재진목담) : 우활하도다, 진목공의 말
旅力豈未愆(여력기미건) : 근력이 어찌 못쓰게 되지 않으리오
向夕長風起(향석장풍기) : 저녁 되니 긴 바람 일고
寒雲沒西山(한운몰서산) : 차가운 구름 서쪽 산으로 넘어간다
厲厲氣遂嚴(여려기수엄) : 맵고도 매운 날씨 무섭게 차고
紛紛飛鳥還(분분비조환) : 나는 새도 어지러이 돌아오는구나
民生鮮常在(민생선상재) : 사람의 생명 그대로 남아 있긴 드문 일
矧伊愁苦纏(신이수고전) : 하물며 시름과 고초에 얽여 살아감에야
屢闕淸酤知(누궐청고지) : 맑은 술 마시는 일 자주 빠지니
無以樂當年(무이락당년) : 살아 있는 동안을 즐길 길 전혀 없구나
窮通靡攸廬(궁통미유려) : 궁하고 통하는 것 염려할 것 아니니
顦顇由化遷(초췌유화천) : 야윈대로 변화 따라 옮겨가리라
撫己有深懷(무기유심회) : 나를 달래자니 깊은 감회 생기고
屢運增慨然(누운증개연) : 가는 운수 따르자니 감개만 짙어지는구나
和胡西曹示顧賊曹.
호서조의 시에 화작하여 고적조에게 보여 줌
蕤賓五月中 淸朝起南颸
不駛亦不遲 飄飄吹我衣
重雲蔽白日 閒雨紛微微
流目視西園 曄曄榮紫葵
於今甚可愛 奈何當復衰
感物願及時 每恨靡所揮
悠悠待秋稼 寥落將賖遲
逸想不可掩 猖狂獨長悲
和胡西曹示顧賊曹(화호서조시고적조) - 도연명(陶淵明)
蕤賓五月中(유빈오월중) : 한여름 오월달
淸朝起南颸(청조기남시) : 맑은 아침에 남쪽에서 바람이 인다
不駛亦不遲(불사역부지) : 세차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아
飄飄吹我衣(표표취아의) : 펄럭펄럭 내 옷에 불어오는구나
重雲蔽白日(중운폐백일) : 쌓인 구름은 밝은 해 가리고
閒雨紛微微(한우분미미) : 한가한 비는 어지럽고 흩날리는구나
流目視西園(류목시서원) : 시선 보내서 서쪽 밭을 보니
曄曄榮紫葵(엽엽영자규) : 훤하게도 자주빛 아욱 잘도 자라난다
於今甚可愛(어금심가애) : 지금은 퍽 귀엽지마는
奈何當復衰(내하당복쇠) : 어찌하랴, 쇠락해야만 하는구나
感物願及時(감물원급시) : 사물에 느껴 제때에 즐기려 하나
每恨靡所揮(매한미소휘) : 매번 글 짓지 못하니 한스럽도다
悠悠待秋稼(유유대추가) : 한가히 가을 추수 기다리고 있고
廖落將賖遲(요락장사지) : 쓸쓸하게 오래갈 것이로다
逸想不可淹(일상불가엄) : 내닫는 내 생각 누를 수 없어
猖狂獨長悲(창광독장비) : 미친 듯이 혼자서 끝없이 서러워하노라
悲從弟仲德.
사촌동생 중덕을 슬퍼함
銜哀過舊宅 悲淚應心零
借問爲誰悲 懷人在九冥
禮服名群從 恩愛若同生
門前執手時 何意爾先傾
在數竟未免 爲山不及成
慈母沈哀疚 二胤纔數齡
雙位委空館 朝夕無哭聲
流塵集虛坐 宿草依前庭
階除曠遊迹 園林獨餘情
翳然乘化去 終天不復形
遲遲將回步 惻惻悲襟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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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從弟仲德(비종제중덕) - 도연명(陶淵明)
사촌동생 중덕을 슬퍼하다
銜哀過舊宅(함애과구택) : 슬픔 머금고 그 살던 집에 들르니
悲淚應心零(비루응심령) : 슬픈 눈물이 마음따라 떨어지는구나
借問爲誰悲(차문위수비) : 묻노니, 내가 누구 때문에 슬러하는가
懷人在九冥(회인재구명) : 마음속의 사람은 이미 깊은 저 세상에 있도다
禮服名群從(예복명군종) : 촌수로는 사촌이지만
恩愛若同生(은애약동생) : 믿고 사랑함은 친동생과 같도다
門前執手時(문전집수시) : 문앞에서 손잡았을 때에는
何意爾先傾(하의이선경) : 네가 먼저 죽으리라 어찌 생각했겠는가
在數竟不免(재수경불면) : 하늘의 운수를 끝내 면치 못하고
爲山不及成(위산불급성) : 산을 쌓다가 완성해내지 못했구나
慈母沈哀疚(자모침애구) : 자애로운 숙모님 슬픔에 병이 되고
二胤纔數齡(이윤재수령) : 두 아들은 겨우 두서너 살이로다
雙位委空館(쌍위위공관) : 내외의 위패 빈 집에 맡겨져
朝夕無哭聲(조석무곡성) : 아침저녁에 곡소리도 없구나
流塵集虛坐(유진집허좌) : 떠도는 먼지는 빈 자리에 모여
宿草旅前庭(숙초려전정) : 묵은 풀은 앞뜰에 돋아나 있구나
階除曠遊迹(계제광유적) : 층계와 뜰엔 노닐던 자취도 없어지고
園林獨餘情(원림독여정) : 동산과 수풀에는 오직 옛 생각만 남았구나
翳然乘化去(예연승화거) : 훌적 변화를 따라 가버리고
終天不復形(종천불복형) : 하늘이 다 끝나도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니
遲遲將回步(지지장회보) : 느릿느릿 걸음을 돌리려니
惻惻悲襟盈(측측비금영) : 꾸역꾸역 슬픔이 가슴에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