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실제로 밥 먹는 것이요 실제로 달을 보는 것이고,
우리 불교 근본 생명을 그대로 살리는 부처님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없어지려야 없어질 수도 없고
흥성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회창사태 이후 교는 자연히 쇠퇴하고 선은 그대로 융성해나갔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임제종 하나만 더 융성한 까닭은
임제스님 법문이 실제로 사람을 제접提接하는 데 다른 종파에 비해
독특한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래서 선이라 하면 임제스님을 대표적으로 떠 올리고
선종이라 하면 임제종을 빼놓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임제스님의 법문을 기록해 놓은 책이 *임제록*입니다.
이 책은 선종에서만 권위를 갖는 것이 아니라,
교가에서도 참 수승한 좋은 법문인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어느 종교, 어느 철학서와 비교해도 뛰어납니다.
세계4대 귀서貴書로 으뜸가는 유명한 법문입니다.
아무것도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이런 참 좋은 법문을 소개한다는 것이
너무나 외람된 일이지만 임제스님의 거짓말은 좀 들어야겠다고
기어이 법상에 앉히니, 거짓말을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습니다.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전제하에 이제 내 생각대로
*임제록*을 설해볼까 생각합니다.18
18 - 무엇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성철스님의 생각을 읽을 수 잇는 대목이다.
말 그대로 거짓을 말해 대중을 속이겠다는 말씀이 아니다.
선사들은 간과 쓸개, 즉 간담肝膽을 다 드러내어 숨김없이 가리켜 보인다.
명백하게 가리켜 보여주었음에도 든는 이들이 그 말에 무언가 확정적이고
가치 있ㄲ는 뜻이 있다고 집착하는 것일뿐이다.
확정적인 답을 주었다면 그것이 거짓일 뿐이다.
성철스님 임종게에서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라고 하신 뜻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