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황벽사(강서성 의풍) ....갠지스강의 모래는 무심하다
황벽희운(~856년) 마조선사의 손자뻘이요,임제의현의 스승이시다 조계종의 종지를 말할 때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일반화 되어있는 어구로 황벽이 처음으로 썼던 말이다.
일본에는 황벽종이라는 종파가 있을만큼 불교사에 끼친 영향은 매우크다. 마조의 사상은 간명적절 簡明直截하고 단순하며 강한개성을 가지고있어 마조의 사상을 체계화시킨 인물로 평가받고있다.
황벽의 어록으로는 <전심법요傳心法要>와 <완릉록宛陵錄> 이 있는데 이 두권의 책에 서문을 쓰고 엮은이가 배휴이다.
배휴는 황벽을 만나기이전 종밀의 여러 저서에도 서문을 쓴 제가자이다. 황벽의 선사상은 무심無心과 심시불心是佛로 귀착된다 부처의 마음은 중생과 같아서아무런 차이도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황벽의 가장 큰 공적은 임제의현(臨濟義玄, ?~867)이라는 걸출한 제자를 낳은 것이다. 임제가 깨닫게 된 계기를임제록(臨濟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임제는 황벽의 문하에서 3년을 공부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자 하루는 황벽의 처소를 찾아가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분명한 뜻[佛法的的大意]입니까?”그러자 임제의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황벽은 몽둥이로 때렸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물었는데 그때마다 황벽은 때리기만 할 뿐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황벽과는 인연이 닿지 않는다고 생각한 임제는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황벽을 찾아갔다.
그러자 황벽이 말하기를 “너는 다른 곳에 가지 말고 대우(大愚)선사를 찾아가라. 너를 위해 가르침을 줄 것이다.
”임제가 대우선사를 찾아가자 대우가 묻기를“어디에서 왔느냐?” 임제“황벽의 처소에서 왔습니다.”
대우“황벽은 무슨 가르침을 주었더냐? ”임제“세 번 불법의 대의를 물었는데 세 번 다 두들겨 맞았습니다. 저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러자 대우가 말하기를“황벽이 이렇게 노파심절하게 가르쳐 주었건만, 여기에 와서 무슨 잘못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게냐?”
임제가 언하에 대오하여 말하기를 “아니, 황벽의 불법도 별것이 없었구나![元來黃蘗佛法無多子].”
그러자 대우는 임제의 멱살을 움켜잡고 말했다.“이 오줌싸개야. 아까는 잘못이 있느니 없느니 하더니 지금은‘황벽의 불법도 별것이 없구나’라고 하는구나.
너는 무슨 도리를 알았느냐? 빨리 말해라 말해.” 그러자 임제는 대우의 옆구리를 세 번 쥐어박았다. 대우는 임제를 밀치면서 말하기를
“너의 스승은 황벽이지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이것이 임제가 깨달은 기연으로서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황벽불법무다자(黃蘗佛法無多子)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위에서와 같이 ‘황벽의 불법도 별것이 없구나’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황벽의 불법은 간단하구나’로 해석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옳고 그름의가치판단은 없는 경우로서,
이때‘무다자(無多子)’라는 것은 ‘구질구질한 것이 없구나[간명직절하구나]’로 번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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