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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매몰의 숲 - 16 - End
장르: 연애액션(?)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2입니다. EP1을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
나마루 켄지의 시체를 안은채 이제 눈물도 안나오는 츠이시 요이 옆으로 카이 미츠가 왔고 그녀는 미이네코의 시체를 들었다.
검고 작은 고양이를 들자 고양이의 모습에서 원래 본체의 모습인 인간형 고양이로 돌아온 미이네코를 안은채 미츠가 말했다.
"부하도 죽고… 예비 부하도 죽고… 뭐…… 할말이 없네. 거기다가 내 능력으로 살리지도 못한다니……."
미츠는 한숨을 쉬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요이를 바라보았다.
"……."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츠이시 요이."
"……."
"츠이시."
"왜……."
"네 기운이 안느껴진다."
미츠가 요이를 보며 말하자 요이는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미츠는 그런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너희 가문 저주의 기운이 너에게서 안느껴진다. 멀리 네 언니의 기운만 느껴져."
"무슨 소리야?"
"너 저주가 풀린거 같은데?"
"……."
요이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았다. 미츠는 살짝 생각해보며 말했다.
"분명해…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알 수 있었어. 절제하지 않아도 네 앞에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있어."
"무슨……."
"내 생각이지만 혹시 나마루 켄지와 관련된건 아닐까?"
"켄지와?"
"녀석이 죽으면서 동시에 네 저주가 풀린거야."
"……."
요이는 켄지의 시체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켄지와 내가 저주쪽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질 만한 일은……."
요이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설마……."
요이는 폐쇄된 교회에서 호수의 의식을 떠올렸다. 하다가 중간에 그만 뒀지만…… 뭔가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 피가 흘러 들어갔다던가… 미약하게라도 저주가 발동되었다면…….
"아냐, 그건 분명 도중에 그만 뒀는데……."
도중에 그만둔 의식의 경우 결과는 예측불가.
"설마… 그때 그 의식에서……."
"그때의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해줘."
"……."
요이는 겁먹은 표정으로 미츠에게 모든것을 말하기 시작했고 미츠는 듣다가 말했다.
"바보구나… 그런걸 시작한거 자체가 실수야."
"……."
"네 가문정도의 저주를 옮긴다라… 내 생각이 많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의식의 일부는 성립되었고, 완전하지 못했으니 결과는 제멋대로 뒤틀렸겠지. 내 생각엔 네 저주는 켄지의 혼(魂)에 연결되어 있었나보네… 켄지가 죽는것과 동시에 넌 저주가 풀린거야."
요이는 멍한채 듣고만 있었고 미츠는 미소아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축하해, 이제 저주가 풀렸네. 소원성취?"
"아냐… 이런식으론 싫었어……."
"그래?"
"켄지만 있다면… 켄지만 있다면 저주같은건 상관없었어… 근데 켄지가 죽었잖아…… 그런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다른 남자 찾아봐."
"……."
요이는 미츠를 무섭게 노려보았고 미츠는 움찔하더니 말했다.
"후으… 너만 슬픈거 아냐. 나도 고양이를 포함해서 켄지를 잃은게 많이 슬프다구."
미츠는 인간형 고양이를 꼭 안아주며 깊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뜨며 말했다.
"그때 그 술식 너의 피로 실행된건가?"
"… 그렇지, 내 손가락에서 나왔으니까……."
"방법이 있어."
"……."
요이는 뭔가 의미심장한 눈으로 카이 미츠를 보았고 미츠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 의식을 역이용 해보는건 어떨까… 그 의식으로 인해 네 저주와 켄지가 연결되어 있었고 그 의식에 사용된 피가 네 피였으니… 못해볼것도 없어."
"그럼 살 수 있어!?"
"대신……."
미츠는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만약 되살아 난다고해도 나마루 켄지의 기억은 호수의 의식까지만 정확할거고 그 이후부터 죽기전 까지의 기억들은 잊어버리거나 부분적으로만 남을거야."
"……."
"너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말그대로 일반 학생 나마루 켄지에 가까워진다 이거지."
"……."
요이는 할말을 잃었다.
"선택해, 켄지가 다시 살아나봤자 그땐 지금의 켄지와는 다른 사람이야. 그리고 넌 다시 저주에 걸리게 될거고."
"… 상관없어 켄지를 되살릴수만 있다면."
"그래?"
요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미츠는 켄지의 몸에 손을 얹었다.
잠시 후에 켄지의 몸은 깨끗하게 돌아왔지만 육체만 고쳐졌을뿐 혼이없는 인형일 뿐이었다. 그리고 미츠는 미이네코의 인간형 시체도 깨끗하게 복원한 후 켄지옆에 눕혀주었다.
잠시 후… 멀리서 붉은 생머리의 츠이시 유이와 카미코 미도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요이와 유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로를 보았고 유이는 자신과 똑같이 지쳐있는 요이를 보며 미소지었다.
"내 동생…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
"언니……."
요이는 유이를 바라보며 애써 웃으며 말했다.
"언니도… 예상했던거보다 가슴…… 많이 크다."
"흐음… 그런가? 가슴 커서 어디에 좋은지 모르겠어 조금 불편하기도 하던데."
"여러가지로 좋은거야! 그러고보면…… 켄지는 큰거 좋아했지…."
요이는 켄지를 바라보며 다시 씁쓸하게 한숨 쉬었다.
츠이시 자매가 어색한 첫만남을 가지고 있을때 미도리는 깨끗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켄지와 미이네코를 보았고 잠시 후에 말했다.
"피곤해서 잠들었나요?"
"아니."
미츠는 짧게 대답하고는 미도리를 보며 말했다.
"너, 츠이시 가문의 기운… 누구에게서 느껴져?"
"네?"
미도리는 바로 옆의 유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피빛 장미의 퇴마사… 님에게서 입니다만……."
"역시."
미츠는 유이와 미도리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고 사실을 들은 유이는 요이를 슬쩍 쳐다봤다가 한숨 쉬며 뒤돌았다.
"죽은건가……."
"……."
미도리는 말없이 서 있다가 실눈을 뜬채로 켄지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그래서 제물대로 데려가야 한다는건가요?"
미츠는 말없이 끄덕였다.
"그곳은 종교의식으로 자주 사용되곤 했어요. 전 이제 저희 종교의 이단이겠지만……."
미도리는 켄지의 옷깃을 만지다가 말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무슨……."
미도리가 신도복을 고쳐입으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주변에 있는 요이, 미츠, 유이를 향해 말했다.
"제물대 근처에 아무도 없을 시간… 아무도 모르게…… 안내해드리지요."
"협조하는건가?"
미츠가 조금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만약 함정이라면 그들은 적들에게 '나 잡아주세요~'라고 하며 가는것과 같은것이기 때문이다.
"켄지님께서 교회를 불태웠는지는 몰라도 봉인을 풀어주신것은 분명… 구원자가 저와 동료들을 구원하고 그에 맞춰 심판-교회를 태운것-을 하시는것은 구원자의 마음이겠지요."
"……."
나름대로 무서운 종교관에 미츠가 식은 땀을 흘리고 있을때 요이가 말했다.
"상관없어."
요이는 켄지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호수 근처에 적들이 깔려있든 아무도 없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데려가야해."
"그럼 언제 데려가지요?"
"지금 당장."
요이의 단호함에 미도리는 조금 난감해하며 말했다.
"무립니다. 정말로 먼곳이에요… 저흰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고요."
"짧은 길이 있어."
요이는 지하상가를 떠올렸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 길로 가면… 금방이야."
그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을때 요이는 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그 붉은 옷을 입고 있던 신도는?"
요이의 물음에 붉은 빛의 유이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그어보였다.
[그날 늦은 오후, 지하상가]- - - - - - -
용접된 문은 펑소리와 함께 날아가버렸고 연기가 걷혔을때 그곳엔 중무장한 츠이시 요이, 카이 미츠가 있었고 신도복만 걸친 카미코 미도리가 서있었다. 다만 요이는 한쪽 허벅지와 종아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조금 절뚝거리며 걸었다.
츠이시 유이가 따라갔다간 몰래 진입한다는 목표가 성립될 수 없으므로 유이는 매몰의 숲에서 숲을 정리하기로 했다. 마침 머리가 많이 아팠던 유이는 그게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다. 그녀의 머리속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지하상가를 보며 미도리가 말했다.
"과연… 이 통로라면 금방이겠어요."
"아는 곳인가?"
미츠가 품에 켄지와 고양이를 안아 든채로 말했고 미도리는 벽을 만져보며 말했다.
"이 지하상가의 출구중 하나는… 교회의 지하통로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엇……."
요이는 자신도 몰랐던 사실에 당황했고 미도리는 횃불을 들며 앞장섰다. 보우건의 플래시를 킨채 걷고 있었고 미츠는 시체들을 안아든채 미도리를 따르며 중얼거렸다.
"신도아가씨는 취향도 고전적이네… 뭔 횃불……."
잠시 후 그들은 어느 깊은 산속에 있는 철문을 열며 나왔고 요이는 주변을 보며 감탄했다. 미도리가 말했다.
"그 지하상가는 공간이 엇갈려있습니다. 견습 퇴마사님께서 바른 길을 알고 있었던건 정말 대단하군요."
"몰라… 나도 교회에 오고나서 어쩌다가 알게 된거니까."
그들의 시야에 들어온것은 안개 가득한 호수였다. 그들은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예전에 의식을 행했던 돌을 찾아 이동했다. 호수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매우 조용했다.
카미코 미도리는 천천히 말했다.
"교회가 불타는 바람에 신도들은 사실상 이곳엔 최소 인원만이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신도들은?"
미츠가 날카롭게 묻자 미도리가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대답하지?"
"미안하지만 전 아직 제 종교를 버린것이 아닙니다. 다만 구원해준 은인인 나마루 켄지씨를 되살리는데 협조 하고 싶을 뿐이고… 사제님도 죽은 마당에 사제님을 죽은 자들과 함께 나타났다간 저도 환영받지 못할거란것만 알뿐입니다."
요이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넌 도대체… 누구 편인거지?"
"전 구원자… 그분의 편입니다. 구원자 분과 함께라면 대사제님도 사제님이 돌아가셨어도 제가 돌아오는것을 환영해주실겁니다."
"……."
요이와 미츠는 뭔가 복잡한 종교관에 대해서 듣다가 요이는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말했다.
"잠깐, 켄지를 데려간다고?"
"그럼요."
"그건 허락못해."
"어째서……."
"켄지는 내가!"
"그만."
미츠는 요이를 막아서며 켄지와 미이네코를 제물대에 내려놓았다.
"소리 질러봐야 우리의 존재만 들킨뿐이야. 일단 살리고 나서 잘라먹든 뜯어먹든 하라고… 다시 살아날지도 정확하지 못하니까."
"……."
"……."
미도리와 요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고 미츠는 미이네코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난 혼자 따로 의식을 하고 싶으니까…… 너희들이 가고 나면 할게있어."
"그럼……."
미도리는 츠이시 요이를 보며 말을 이었다.
"견습 퇴마사님… 그날 그대로 준비를 해보세요."
"응……."
잠시 준비를 끝낸후… 요이는 자신의 손가락 끝을 따기 시작했고 노트에 적힌 의식의 주문은 미도리가 외우기 시작했다. 미츠는 혹시 누군가 나타나진 않을지 경계하는 상태로 주변을 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미도리는 실눈을 뜬채로 요이의 노트를 덮었고… 멀리 호수 멀리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려오기 시작했다.
고오오오--
"견습 퇴마사님… 지금 입니다. 피를 천천히 호수로 떨어뜨리세요."
"……."
요이가 손을 내밀고 핏방울이 하나둘 호수로 떨어져갔다. 그리고 이상한 소리는 점점 울림이 강해졌다.
구구구--
미도리는 후드를 쓴채로 중얼거리며 기도하고 있었고 요이는 아직도 피가 흐르는 손으로 보우건을 움켜잡았다.
쿠구구구구-
그리고 안개속에서 거대한 뭔가가 나타났고 요이가 안개를 노려다 보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주변이 아주 조용해졌고 요이가 주변을 둘러보았을땐 아무도 없었다.
다만 안개속엔 시체같이 창백한 피부에 길고 날씬한 몸을 한 어떤 인간이 서있었다. 아니, 인간이라고 하기엔 머리가 세로형에… 밋밋했다. 안개에 몸을 살짝 가린채로 서 있던 그것은 요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밋밋한 피부가 갈라지며 소름돋는 이빨들을 내보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피의 주인인가?』
"그, 그렇습니다."
요이는 보우건을 든손을 떨고 있었고 창백한 그 무언가는 그런 요이를 보며 말했다.
『무슨 볼일인가, 넌 이미 원하는것을 얻었을텐데.』
"아니요… 잃었습니다."
요이는 자신의 피묻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 피로 시작했던 의식… 그것으로 인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의 목숨을 되돌려주세요. 제가 다시 저주에 걸리든 말든 상관없습니다."
『…….』
"부탁입니다."
『그렇게 하지.』
"에?"
의외로 빠르게 승낙한 창백한 무언가를 보며 요이가 의아해 하고 있을때 창백한 무언가는 소름돋을정도로 무서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그 저주를 돌려받을것이다. 츠이시 가문의 사람이여.』
"……."
가문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요이가 섬칫하는 순간 주변의 안개는 다시 호수속으로 사라져버렸고 미도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요이에게 말했다.
"견습 퇴마사님은 어디 계셨나요?"
"여기 계속 있었는데……."
"무슨……."
그때 나마루 켄지는 정신을 차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음? 살아있네… 순결을 지킨채 죽는줄 알았는데……."
그의 기억은 호수의 의식도중의 기억까지만 있었고 다른 기억들은 거의 잊혀져 버렸다. 요이는 그런 켄지를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안겼다.
"츠이시?"
"다행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요이는 켄지에게 키스했고 미도리는 고개를 위로 올리곤 눈을 감았다. 의미없는 초록 파장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켄지는 갑작스런 요이의 키스에 깜짝 놀랐다가 발그레 해진채 요이에게 말했다.
"왜 그래? 정화의 의식에 무슨 문제라도 있었어?"
"켄지……."
요이가 그의 품에 안겨만 있을때 켄지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미도리와 미츠를 보곤 요이에게 물었다.
"어이, 츠이시… 저 사람들은 누구야?"
"정말 기억 못하네."
미츠는 예상대로 였다는 듯 웃으며 켄지에게 다가갔고 켄지의 뒷목에 손을 대었다. 그와 동시에 켄지는 기절해 버렸고 요이가 무슨짓이냐고 하기전에 미츠가 말했다.
"지금 이녀석은 거의 아는게 없어. 단지 밤에 요괴를 봤다 이거뿐이겠지. 츠이시 요이… 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해. 네 가문의 저주에 대해서도."
"……."
"쉽게 말해 이젠 선택할 시간이야. 켄지를 네가 데려가든가 카미코 미도리에게 맡기던가… 사회로 보내던가."
"……."
"난 사회로 보내길 권해."
말없이 서 있는 미도리, 고개를 숙이고만 있는 요이.
미츠는 말을 이었다.
"켄지를 지킬 자신이 아직도 있어?"
"……."
"딴것도 아니고 너를 지키려고 하다가 죽었다며?"
"그건 그렇지…."
"또 데리고 있다가 죽으면 어쩔건데… 또 의식으로 살려낼거야? 이건 그 의식에 대한 한번의 역효과이었을 뿐이야. 앞으로 다시 죽으면 그땐 알수없어."
요이는 호수에서 만난 그 '존재'를 떠올려보았다. 확실히… 다시 한번 그를 만나는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기절한 켄지의 뛰는 심장쪽에 귀를 두고 가만히 있던 요이는 멍하니 일어섰고 그녀는 아무런 힘도 없이 말했다.
"…… 내 의견을 말해도 되겠지… 그리고 카미코씨도 동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며칠후]- - - - - - - - - - - -
나는 지금 세이키와 함께 집으로 가고 있는중이다. 오늘은 아무도 없기도하고!!
후훗, 내가 세이키와 사귀게 될줄이야… 이런 행운이!! 이상한 여자애 따라가서 교회에서 잠시 고생했더니 신께서 이런식으로 밸런스 조절을…….
"아, 감격이야."
"나두… 켄지군."
세이키가 발그레 해진채 말했다.
"네가 전학을 안간다니까 너무 기뻐."
"난 전학간다고 했던 기억도 안나는데… 다들 그렇단 말이야. 그러고보면 지난 며칠동안의 기억이 전혀없는 느낌이야."
"너무 무리해서 그래 켄지군……."
무리라니…….
"근데 켄지군."
"응?"
세이키가 발그레 해진채 말했다.
"나랑 키스한것도 기억안나?"
"으음……."
세이키랑 키스라니!?
"아하하… 달콤했지. 좋았어."
"역시 그건 기억해 주는구나."
거짓말은 이럴때나 쓰라는 거겠지. 나 도대체 지난 며칠간 무슨짓을 한거야!!
"어?"
집앞에 어떤 아저씨가 서있었다. 뿔테안경을 수염을 약간 기른 남자가…….
아저씨가 날 보더니 말했다.
"혹시 네가 나마루군이니?"
"네."
"네 얘기는 딸아이에게 많이 들었단다. 츠이시 요이라고 알지?"
"아… 알아요."
이상한 전학생이지. 예쁘긴 하지만 막 이상한 교회로 끌고가고 말이야. 그날 요괴를 보고 난리였었지. 아직도 그게 실제 상황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야.
"딸아이가 이걸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나는 어떤 상자를 받았고 그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카메라와 사진과 없어졌던 내 손목시계가 들어있었다.
내가 멍하니 서 있을때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사진소리가 들렸고 아저씨가 사진기를 든채로 웃고 계셨다.
"갑자기 찍어서 미안하구나… 딸애가 네 사진을 좀 구해줬으면 해서 말이야."
"에?"
츠이시 요이… 확실히 이상한 녀석이었어… 스토커!? 아니, 그것보다 나같은 녀석에게 왜 집착하는거야!! 첫키스까지 가져가 놓고는!
"켄지… 그 전학생이 너 좋아하는 걸까……."
세이키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아저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세이키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난 네가 제일 좋아."
츠이시 요이… 그런 이상한 여학생보단 이쁘고 착하고 착한 만큼 가슴도 큰 세이키가… 후훗.
내 대화를 듣던 아저씨는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조금 안타깝긴하지만… 요이는 다시 또 전학을 간단다."
뭐하길래 또 전학을 간다나…….
"딸애가 이말 전해 달라고 하더구나… '언젠가 또 볼때를 기대할게… 잘가… 안녕.'이라고."
뭐… 뭐지…….
"그리고…."
아저씨가 짧은편의 검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네 순결은 내가 가졌으니… 숫총각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말라… 라고…… 아핫핫핫."
"……."
무… 뭐!?
내턱이 벌어지는 것과 동시에 세이키는 나는 빤히 올려다보았다.
"아냐… 세이키…… 절대 아니야!!"
"켄지군…."
"거짓말 탐지기고 뭐고 다 가져와!! 난 결백해!! 모든것을 걸고 맹세해!"
"켄지군이 그렇다면……."
세이키는 나에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믿을게."
"아아……."
밀려오는 감동… 믿어주는 구나… 역시 세이키는 착해.
"근데… 아저……."
츠이시 요이의 아버지란 사람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당황한채 있다가 상자속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그곳엔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사악한 요괴나 귀신같은 존재를 보면 적당히 조절해서 촬영할것! 다만 최대화력으로 사람을 찍으면 그 사람도 위험할 수 있음!! 높은 화력으론 절대로 사람을 찍지 말것!
이건 무슨 소리야… 풍경화 전문 카메라인가요…….
"어?"
그러다가 나는 요이가 있는 사진을 보았다.
"……."
그곳엔 허벅지와 종아리에 붕대를 감은채 돌위에 앉아 귀엽게 브잇☆하고 있는 츠이시 요이가 있었고 사진 뒷면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켄지 덕에 이정도 부상만 입었어! 정말 고마워….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전혀 모르겠는 상황만 일어나고 있는 상황속에서 나는 내 손목시계를 들어보았다.
[매몰의 숲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 - - - - - - -
카이 미츠와 카미코 미도리는 나무에 기댄채 쉬고 있었다. 미츠가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신도씨, 야한거 좋아해?"
"그런것은 사람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뿐입니다."
"하아… 재미없는 신도 아가씨네."
한숨 쉬고 있던 미츠는 멀리서 달려오는 검은 고양이를 보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미이네코~ 산책 잘했어?"
"네, 미츠님."
[매몰의 숲, 깊은곳]- - - - - - -
"아아… 아빠는 언제 오시지……."
츠이시 유이는 너무나도 소녀틱한 예쁜 옷을 입은채 텐트 앞에 앉아있었고… 예쁜 장미들을 손에 든채로 미소 지었다.
"너무 예뻐… 아빠가 오실때 장미 많이 사오신다고 하셨었지? 감사하다고 하면서 뽀뽀해야지♡"
그녀는 소녀적인 원래 인격이 돌아와 있는 상태.
장미의 인격들은 그녀의 내면에서 그녀가 필요로 할때까지 조용히 그녀 내면 깊숙한 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의 내면속 웅덩이에는 검고 붉고 푸르고 하얀 4명의 유이가 앉은채 즐겁게 또는 조용히… 자신들의 성격에 따라 대화하고 있었다.
한편 유이의 아버지는 꽃가게에서 장미를 사며 한숨 쉬고 있었다.
"아으… 어쩌다 다 큰 처녀가 어린 소녀 같아져 버렸지…… 나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켄지의 집에서 먼 산쪽]- - - - - - - - -
츠이시 요이는 나무에 기댄채 저격용 스코프로 멀리서 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자를 연채 시계를 보고 있는 켄지와 그의 옆에 꼭 붙어있는 여학생을 보며 말이다.
"다른 여자와라도… 행복하면 된거겠지……."
요이는 고개를 들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보고… 싶을거야……."
그리곤 붕대감긴 허벅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에게… 순결을 준거…… 절대로 후회 안하니까……."
그리고 그녀는 보우건을 든채 절뚝거리며 걷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흐느끼며 말했다.
"나중에…… 언젠가… 꼭 찾아갈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잠시의 침묵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말해줘 그리고 그날 밤처럼 안아줘… 나, 그때까지 절대로 안죽을거야… 강해지고 강해질게… 널 지킬 수 있을 정도까지!!"
츠이시 요이는 굳은 다짐과 함께 걷기 시작했고 나마루 켄지는 멍하니 시계를 들고 있었다. 시계를 보고 있던 세이키가 말했다.
"켄지군 시계… 그러고보니 며칠간 안차고 있었어."
"… 세이키 나에 대해 여러가지를 아는구나. 은근히 무서워!!"
"그게… 헤헤……."
세이키는 켄지의 손을 잡은채 그를 이끌었고 켄지는 그녀에게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손목시계의 뒷면을 돌려보는 순간이었다.
켄지♡요이
"……."
켄지는 잠시 할말을 잃고 서있었고 세이키는 켄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켄지는 자신도 모르게 주륵하고 눈물을 흘리며 시계에 새겨진 글자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뭔지 기억도 안나지만 뭔가… 이유없이…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켄지군…."
"미안… 뭔가…… 그냥 소중한 뭔가를 잃은거 같아……."
"……."
"별거 아닐거야… 분명해. 중요한 사실이면 기억 못할리가 없잖아?"
그러면서 눈물을 닦던 켄지는 손목시계를 부드럽게 쥐며 세이키는 듣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속삭였다.
"소중한 뭔가를 말이야……."
[혼 - 매몰의 숲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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