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人憂世 廣救之謀 則於堯舜之世 未前定 無爭之者 而顧有讓天下者 春秋之世 非無前定之法尙有 亂臣賊子 接踵而起 此非天而何 亦非時而何
聖人께서 世上을 憂慮하시어 널리 구하신 謀策(모책)이니 堯舜임금의 시대에는 아직 앞서 정하질 않아도 다툼이 없었으니, 돌아보면 天下를 讓位(양위)하신 것이다. 春秋시대는 앞서 정한 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있었다. 亂臣賊子가 뒤따라 계속 일어나니, 이는 하늘이 아니면 어찌 할 수 있으며, 그 때가 아니라면 어찌 할 수 있겠는가?
※亂臣賊子: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臣下와 어버이를 害치는 子息 또는 不忠한 무리. 接踵: 남의 바로 뒤에서 바싹 가까이 따름. (事物이) 繼續 뒤를 이어 일어남. 踵발꿈치 종, 쫒다
孔子曰 唐虞禪 夏殷周繼 其義一也 盖謂奉天命而已矣
孔子께서 가로되, 唐虞(당우)는 禪讓(선양)하였고 夏殷周는 (아들이) 계승하였지만 그 意義는 같다고 하셨다. (孟子 萬章 章句 上篇) 대체로 天命을 받들었을 뿐이로다.
※唐虞: 中國의 陶唐氏와 有虞氏. 곧 요와 순의 時代를 함께 이르는 말로 中國 思想의 理想的 太平 時代로 치는 時代임.
※唐大家韓文公文抄 卷10 辯‧解‧說‧頌‧雜著 17.對禹問
通篇以客形主相爲發明 或問曰 堯舜傳諸賢 禹傳諸子 信乎 曰 然 然則禹之賢 不及於堯與舜也歟 曰 不然 堯舜之傳賢也 欲天下之得其所也 禹之傳子也 憂後世爭之之亂也 堯舜之利民也大 禹之慮民也深(전편의 구조가 客으로써 主人을 드러내어 서로 설명하는 형식이다. 或者가 물었다. 堯와 舜은 王位를 賢者에게 전하고, 禹는 아들에게 전했다고 하니 사실인가? 내가 대답하였다. 그렇다. 혹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禹의 어짊이 堯와 舜에 미치지 못한 것인가? 내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堯와 舜이 현자에게 전한 것은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알맞은 처소를 얻게 하고자 해서이고, 禹가 아들에게 전한 것은 후세에 왕위를 다투는 禍亂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堯와 舜은 백성을 이롭게 함이 크고, 禹는 백성을 염려함이 깊다.)
曰 然則堯舜何以不憂後世 曰 舜如堯 堯傳之 禹如舜 舜傳之 得其人而傳之 堯舜也 無其人 慮其患而不傳者 禹也 舜不能以傳禹 堯爲不知人 禹不能以傳子 舜爲不知人 堯以傳舜 爲憂後世 禹以傳子 爲憂後世(혹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堯와 舜은 어째서 후세를 우려하지 않았는가? 내가 말하였다. 舜의 사람됨이 堯와 같았기 때문에 堯가 그에게 王位를 전하였고, 禹의 사람됨이 舜과 같았기 때문에 舜이 그에게 왕위를 전한 것이다. 합당한 사람을 얻어서 왕위를 전한 이는 堯와 舜이고, 합당한 사람이 없어서 화란이 생길 것을 우려해 外人에게 왕위를 전하지 않은 이는 禹이다. 舜이 禹에게 전하지 않았다면 堯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되고, 禹가 아들에게 전하지 않았다면 舜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된다. 堯가 舜에게 전한 것은 후세를 근심해서이고, 禹가 아들에게 전한 것도 후세를 근심해서이다.)
曰 禹之慮也則深矣 傳之子而當不淑 則奈何 曰 時益以難理 傳之人則爭 未前定也 傳之子則不爭 前定也 前定 雖不當賢 猶可以守法 不前定而不遇賢 則爭且亂(혹자가 말하였다. 禹의 우려가 깊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에게 전하였다가 그 아들이 善(淑)하지 못하면 어찌하였을까? 내가 말하였다. 이때 伯益이 천하를 다스리기 어렵다 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하였다면 爭奪이 일어났을 것이니, 이는 미리 정해진 〈承繼者가〉 아니기 때문이고, 아들에게 전하였다면 쟁탈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니, 이는 미리 정해진 〈承繼者이기〉 때문이다. 미리 정해진 〈承繼者라면〉 비록 賢者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오히려 祖宗의 법을 준수할 것이지만, 미리 정해진 〈승계자도〉 아니고 선량하지 못한 자를 만난다면 쟁탈이 일어나고 禍亂이 생길 것이다.)
天之生大聖也不數 其生大惡也亦不數 傳諸人 得大聖然後人莫敢爭 傳諸子 得大惡然後人受其亂 禹之後四百年然後得桀 亦四百年然後得湯與伊尹 湯與伊尹不可待而傳也 與其傳不得聖人而爭且亂 孰若傳諸子 雖不得賢 猶可守法(하늘이 큰 聖人을 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고, 큰 惡人을 내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남에게 전할 경우, 큰 성인을 얻어서 〈傳한〉 뒤에야 사람들이 감히 쟁탈하지 않고, 아들에게 전할 경우, 큰 惡人에게 〈傳한〉 뒤에야 사람들이 화란을 당한다. 禹임금이 죽고 400년 뒤에 桀이 나왔고, 또 400년 뒤에 湯과 伊尹이 나왔으니, 湯과 伊尹이 나오기를 기다려 王位를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성인이 아닌 사람에게 왕위를 전하여 쟁탈과 화란이 생기게 하기보다 차라리 아들에게 전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비록 어진 아들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祖宗의 법을 준수할 수 있을 것이다.)
曰 孟子之所謂 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者 何也 曰 孟子之心 以爲聖人不苟私於其子以害天下 求其說而不得 從而爲之辭(혹자가 말하였다. 孟子가 이른바 하늘이 賢者에게 주라 하면 현자에게 주고, 하늘이 아들에게 주라 하면 아들에게 주었다.(孟子 萬章上) 는 것은 무슨 뜻인가? 내(韓愈)가 말하였다. 孟子의 마음은, 성인이 자기 아들을 구차히 편애함으로써 천하 사람을 해롭게 하지 않았다. 는 것이다. 그 말(맹자의 설)을 追求해보았으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겠기에 내가 따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孟子의 天與說에 대해 뜻을 찾아보았으나, 사람들이 쉽게 터득할 수 없겠기에 내가 이렇게 말하여 맹자의 說을 보완하였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