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필 목사의 일본선교 비망록 - 16 - 일본어 강사에서 정규직으로 (1)
몇 개월에 걸친 수속 끝에 드디어 종교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기간은 3년. 종교비자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1년과 3년 그리고 5년이 있다. 그런데 첫 비자로 3년을 받았다는 것은 쾌거에 가깝다.
그 동안은 말하자면 무비자로 입국을 한 방문객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부터는 거주자 가 된다. 비로소 주민등록도 할 수 있고 폰을 개통할 수 있고 일본면허증도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전도지배포와 방문전도를 해왔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선교활동을 시작해야 할 때였다. 하지만 여기서 내 판단착오가 발생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얼마 안 되는 자금도 이제 바닥이 나기 시작하고 교회 교인들도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무엇보다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일본어 교육이었다.
비록 한국이기인 하나 일본어 발음이나 지식, 그리고 교수법에 대해서는 웬만한 일본이 교사보다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대형학원에서의 경험도 자신감이 되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나 도쿄도 아닌 군마현에 나를 받아줄 만한 일본어학원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몇 군데가 있었는데, 그 중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 이유는 일본어 학교 홈페이지를 한국어로도 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자동번역이 아닌 한국어로 제작된 것이었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나는 개통한지 얼마 안 되는 전화로 연락하여 주임선생님과 통화를 하고는 며칠 후 이력서를 가지고 방문하기로 했다.
아마도 그 때가 처음으로 군마현 현청소재지 마에바시 시를 혼자서 방문했을 때가 아닐까 싶다. 아직 나는 국제면허밖에 없었기에 자동차운전은 자제해왔으나 그 날은 어쩔 수가 없었다. 시부카와 시를 벗어나 마에바시 시에 도착하자 마치 대단한 도심에 나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그 날은 주임선생님과 면담. 한국에서는 EJU 고득점반과 일본어능력시험 N1 반을 가르쳤었다는 점을 주로 말씀을 드렸는데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여기는 한국 학생은 거의 없고, 가장 난이도가 있는 반이라고 해도 N3 정도라고 한다.
다음에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는 간단한 면담을 마치고 나왔다. 나는 회화반이나 초급반을 가르친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할까 하면선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차피 일본어 아닌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기는 일본이고 학생들은 모두 한국인이 아니라고 한다면 일본어는 일본어로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내 생각은 하나였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