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운무침침(雲霧沈沈)이다.
여기에 날시가지 화창하지 않고 구름과 안개가 끼어 어둑어둑하다.
어제는 봄 날 같더니 침침하니 변덕이 심하다.
이런 날을 일러 삼일 굶긴 시어머니 같다고 했던가?
물론 날이 날마다 환할 수는 없다.
날씨 이러는데 마음가지 그러니 우울증 폭발하기 딱 좋은 날이다.
10년도 더 전에 심한 우울증을 경험했다.
그러나 내가 심한 우울증이 있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당시 난 학교 수업을 해야 했고
아들이 박사 논문을 쓰던 시기다.
나는 어미다.
어미는 자식이 마음 묻고 싹을 튀우며 자라야 할 토양이다.
그런 내가 자칫 잘못 된 행동을 하게 되면 자식은 지진을 만난 것과 같은 영향을 받는다.
그런 이치를 알기에 심한 우울증으로 시달리면서도 내색 한 번 하지 못했다.
내가 조용한 우울증을 앓으며 생각했던 것은
'내일 아침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잠자리에 들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지는 않았다.
그렇게 안개 속 같은, 구름 속같은 세월을 잘 이기고 나왔다.
지금은 그 때의 마음 아픈 시절이 바탕이 되어 하루하루 주어진 생활을 잘 한다.
누가 머라고 하건 말건 나는 나대로 사는 것이다.
날씨 침침하고 몸과 마음 침침하지만
오늘도 주어진 시간을 잘 이겨내며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