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 세변째 이야기는 "손주위해 지갑여는 일본의 이쿠지이" 입니다.
우린 손주를 위해 쓰는 돈이 일년에 얼마나 되는지, 비교한번 해 보시지요.
‘이쿠지이(育じい).’ 최근 일본에서 증가하고 있는, 손주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할아버지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에 대한 호칭인 ‘이쿠멘(育メン)’에 이어, 손주의 육아를 적극적으로 돕는 할아버지에게 붙은 신조어다. 일본 광고 대행사 덴츠(電通)는 2012년 5~6월 초등학생 이하의 손주가 있고, 1년에 3회 이상 손주를 만난다는 50~80대 남성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덴츠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의 할아버지를 여섯 종류로 분류했다.
1. 슈퍼 이쿠G(2.1%): 손주 양육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시간도 돈도 아끼지 않는다. 손주와 자주 만나고 있어 자신을 이쿠지이라고 생각한다. 평균 연령 68.1세.
2. 보모 이쿠G(5.4%): 손주 돌보미로서 일상적으로 손주를 돌봐준다. 자신의 집에 아기 침대, 유모차 등 육아용품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 평균 연령 60.2세.
3. 라이프 라인G(8.8%): 시집간 딸의 할아버지 의존도가 높아 손주 교육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손주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학교 행사에도 참가한다. 경제 면에서도 지원하고 있다. 평균 연령 67.5세.
일본 특정비영리활동법인 파더링 재팬(Fathering Japan)의 ‘이쿠지 프로젝트’ 소개 화면. <자료원: fathering.jp>
4. 훈육G(16.5%): 손주에게 공부나 시사 등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 아버지, 할아버지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편으로, ‘약간 무서운 조부’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평균 연령 66.8세.
5. 외출G(20.5 %): 손주와 함께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적극적으로 손주와 함께 외식을 하고, 레저활동, 여행 등을 한다. 레저 비용은 대부분 할아버지가 부담한다. 평균 연령 66.6세.
6. 원거리형 G(46.8%): 손주와 만나는 것은 즐겁지만, 손주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할머니나 아들, 딸에게 부탁하는 것이 편하고, 손주에게 쓰는 비용도 다른 다섯 가지 유형에 비해 가장 적다. 평균 연령 65.4세.
덴츠의 조사에 의하면,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사용하는 비용의 총액은 연평균 11만 엔에 달했다. 이른바 손소비(孫消費)의 대부분은 선물이나 세뱃돈 등이지만, 외식비나 레저비 등 손주 세대에 대한 재정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 또한 87%가 교육비를 지원하고 손주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거나 앞으로도 손주를 위해 돈을 쓰고 싶다고 답해 손주를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할아버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 있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 손소비 증가세
2013년 일본신문협회광고위원회가 손주가 있는 노년층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니어 세대 소비 동향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손주 수는 평균 3.0명이며, 1인당 연평균 지출액은 12만 8,000엔이었다.
또한, 2013년 다이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초등학생들이 갖고 다니는 책가방 소비 총액의 4%는 60세 이상 조부모에게서 나왔다. 즉, 일본 초등학생 25명 중 1명 정도는 조부모가 가방을 사주는 것이다. 손주를 위해 고령자가 돈을 쓰는 주요 품목을 급식, 아동복, 교육, 학용품 등으로 좁혀 계산하더라도 그 비용이 연간 1조 6,00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소득·고저축 그리고 근로를 계속하는 조부모 가구일수록 손주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편이었다.
할아버지의 지갑을 여는 손녀의 애교. <자료원: KOTRA>
일본 정부는 2012년 4월 조부모의 손주 교육자금 증여 비과세 제도의 도입을 결정했다. 일본신탁협회에 따르면, 2013년 4월 시작된 교육자금 증여 비과세 제도의 전용계좌 수는 1년간 6만 7,000건을 기록했다. 2년간 예상치인 5만 4,000건을 훌쩍 상회하는 규모로, 계약액도 월 200억~500억 엔씩 증가하고 있어 1년간 약 4,500억 엔까지 늘어났다.
이 제도의 기본 내용은 조부모가 손주에게 교육자금을 준 경우 1,500만 엔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말로 계획했던 이 제도의 실시 기간을 2~3년 연장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또한 비과세 대상 돈의 용도를 육아 등 교육 이외의 분야까지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손주 출산 비용과 육아용품 구입 등의 비용까지도 비과세 대상에 추가하자는 안까지 나와 있다.
교육비 증여 비과세 제도를 도입한 근본적인 목적은 예금으로 묶여 있는 일본의 개인 금융자산을 금융 시장에 유입시키기 위한 것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일본의 금융자산 1,600조 엔 중 50% 이상이 예금 형식으로 잠들어 있다고 한다. 그중 고령자의 금융 자산은 1,000조 엔 정도로, 이 중 500조 엔 이상이 예금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노인층의 손주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금융 자산의 세대 간 이동이 늘어나면 경기부양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조부모와 손주의 근거리 거주로 ‘3대 소비’ 활발
덴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부모 세대와 자녀·손주 세대가 가까이 사는 경우 손주에 대한 비용 투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본의 주택 관련 업계에서는 3대를 타깃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3대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진행되어 ‘손주와 함께 즐기는 소비’의 개념으로, 패션과 건강 등 조부모 대상의 ‘안티 에이징 소비’나 요리, 스포츠, 디지털 단말기 등 손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취미 소비’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조사에서, 가방이나 책상 등 손주의 성장과 관계가 깊은 상품은 부모가 조부모에게 부탁하기 쉽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면에서 일본의 라이프 스테이지의 변화에 따른 손소비는 아이를 돌보는 세대의 움직임에 의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첫댓글 흥미있는 기사군.
손주육아에 적극 참여하게 되면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될것 같다.
손주바보는 어느 나라나 다 똑 같군.
손주바보에 이어 요즘은 조카바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