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년 전인가요? '꽃보다 남자'라는 말도 안되는 드라마가 히트를 친 적이 있는데, 그 히트에 일조한 열혈 시청자 중 한 명이 제 와이프입니다.
이민호 송파 오프라인 팬클럽에 가입하더니 아줌마 아가씨들과 삼삼오오 몰려 다니면서 팬사인회, 콘서트 등 아주 개근상을 탈 정도로 열심인게 벌써 몇년째입니다.
그러면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처남이 가지고 있던 커다란 렌즈 달린 사진기를 빼앗다시피 인수해 오기까지 하는걸 옆에서 보면서, 저러고 싶을까? 그랬더랬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 그 카메라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지요.
갤러리 다니다보니 그냥 보는거보다 생동감 있는 현장 사진(음..사실대로 말하자면 김프로 웃는 모습^^)을 찍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디다.
와이프한테는 "자기가 이민호 팬 해봐서 알잖냐, 내가 갤러리 다니는거, 그거 다 똑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퉁치면서 어느 정도 딜이 된 상황인데, 문제는 제가 나름 기계치다 보니 와이프가 사용법을 설명해줘도 감히 들고 나갈 엄두가 안난다는거죠.
서두가 또 장황해 졌습니다.(아..이 버릇은 언제나 고칠지..-_-)
요지인즉슨, 이번 갤러리 후기는 사진을 곁들여서 써보려던 거창한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는..흠흠..
다음 대회엔 반드시 카메라를 들고 가보리라는..
혹시 갤러리들 틈에 카메라 렌즈만 이리저리 돌리면서 만지작만지작 어리버리해 보이는 사람 있으면 전줄 아세요 ㅎㅎ
이번 대회는 푸우아찌님이 올려주신 멋진 사진으로 위안을 삼으시길^^(사진 멋집니다~~)
사실 어제 갤러리 하면서 매 홀 기억에 남는 코스의 특성 같은걸 좀 정리해 보려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날씨도 무덥고 더스타휴cc의 반복되는 오르막내리막 갤러리 동선에 발걸음도 느려지고, 환상적인 코스 조성에 눈길이 수시로 가고, 등등..핑계거리가 많아지면서 그래, 아직까지는 그저 김프로 샷 하는거라도 집중하자 싶어집니다.
핀 위치가 어렵게 꽂혀 있어서 매홀 버디 츄라이가 쉽지 않았다는 점, 그래서 파만 하더라도 고마웠던 마지막 라운드였다는 건 장담합니다^^
경기 스코어야 다 아실거고, 어제는 경기 외적인 재미를 경험한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CJ오쇼핑 김상무님, 푸우아찌님과 인사 나누고 김프로 어머님과도 조우의 기쁨을 나눈 후, 홀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름길을 이미 파악해 놓으신 선배님들(^^) 덕분에 가로질러 가는 재미도 있었고, 산 정상에서 두 홀을 한꺼번에 관전하는 묘미도 만끽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간이의자도 이젠 편하게 사용하면서 김프로 어머님과 앉아서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네요.
저한테 수다본능이 숨어있었음을 발견하기도 한 ㅎㅎ
어머님께서 말씀을 참 재미나게 잘하십니다^^;
인상적이었던 마지막 두 홀. 17, 18번 홀.
앞 홀들이 기억이 잘 안나서가 아니라(실은 좀 가물가물^^;), 이 두 홀의 플레이가 김프로 갤러리 하면서 직접 관전의 보람을 맛보게 해준 홀이어서 간단히 복기해 봅니다.
17번 홀.
세컨샷이 그린 앞 벙커로 들어가는 바람에 벙커샷으로 핀을 지나 약 8~9미터쯤 남겨 놓은 파펏 상황. 이전까지 버디 하나 보기 하나로 이븐에서 보기가 될 확률이 높은 그때, 물 흐르듯 한 퍼팅의 긴 정적의 시간을 지나 홀 컵으로 땡그랑.나이스 파!!
버디 같은 파를 만들어 내고는 씨익 웃는 김프로 모습을 보면서, 거봐, 내가 저 표정 보는 재미로 갤러리 온다니까.. ㅎㅎ
18번 홀 파 5.
이번 대회 사흘 내내 버디를 기록한 홀입니다. 이번에도 버디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달리 우드 세컨샷이 그린에서 약 60미터 정도 떨어진 벙커에 들어가고 맙니다.
벙커에서 저 정도 남은 거리에 온그린 하기 쉽지 않을텐데 싶던 찰나, 볼이 그린 위를 날더니 핀을 지나 2미터 이내로 붙는 그림같은 샷이 나옵니다. 스탠드석을 비롯한 많은 갤러리들의 환호성은 덤.^^
마지막날 라운드 마지막 홀 역시 버디로 마무리.^^
제가 김프로를 실제로 처음 본건 지난 E1 채리티 오픈 때입니다. 경기 끝나고 모자에 사인 받을 때 어찌나 떨리던지.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고 몇번 보게 돼도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나이 마흔다섯에 울렁증이라뇨.ㅎㅎ
후반에 합류하신 삼촌팬님, 김상무님, 푸우아찌님과 클럽하우스에서 기다리다가 김프로와 인사하는데 역시나 또 울렁증이..
눈도 못 마주치고 괜히 옆에만 보고 있다가 김프로가 "덥지 않으셨나요?" 물어보는데, 그게 저한테 얘기하는건줄도 모르고 있다가 다시 물어보실 때 겨우 대답한다는 게,
"아 예, 뭐 이 정도야..^^;...
(아..뭐 이런 대답이..ㅠㅠ)
저는 김프로 웃는 모습이 왜 그리 좋을까요? ㅎㅎ
제가 생각해도 저 좀 바보같은듯.ㅋ
어찌하다보니 식사자리까지 합류하게 되었는데 김상무님과 학연으로 얽힌 인연에, 또 푸우아찌님 회사가 요 근래 관심있어 하던 주식종목과 매치가 되는, 신기한 만남이었습니다.
그와중에 김프로와 같이 식사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이 제일 신기했네요.
밥은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이 잘..^^;
삼촌팬님이나 푸우아찌님은 저 밥 먹는거 보시면서 '글 올리는거 보면 말도 많이 할거 같은데, 원래는 말이 별로 없고 좀 과묵한 사람이구나'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네 맞습니다. 저 그런 상황에서 말 제대로 못합니다 ㅎㅎ
푸우아찌님~, 김프로와 찍은 단독샷은 올리기 민망하네요..ㅎㅎ
바보 같은 제 표정을 차마 공개하고 싶지는 않슴다~~
이런 갤러리 재미, 같이 즐기고 싶지 않으신가요? 한번이 어렵지(어렵다고도 할수 없음^^) 그 담부터는 어떻게든 직관하고 싶어지는 이 묘한 즐거움을 회원님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진답니다~
(후기를 올리지 말아 볼까요? 궁금해서라도 직접 오시게 ㅎㅎ^^;)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ㅋㅋ 후기 아주 잘 읽었습니다..저도 토욜 갤러리 하고 일욜 새벽에 써닝포인트에서 라운딩하고 또 후반홀이라도 갤러리 하겠다고 부랴부랴 갔네요...우승할 날이 멀지 않은것 같아요...그때까지 열심히 응원하자구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푸근한 인상의 진짜 삼촌같으신 삼촌팬님, 저도 뵈어서 무지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사석에서 술 한잔 하시죠^^
ㅋㅋ 저는 주말에만 먹는 술이라^^ 평범한 직장인이라 ㅋㅋ 주말이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재미있게 잘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다음대회는 저도 꼭 참석할테니 함께 응원하시죠~~동갑이기도 하네요.... ^^
아, 감사합니다^^ 혹시 오시게 되면 꼭 아는체 해주세요ㅎㅎ
와 ~부럽네요..
생생한 후기글 감사 하고요..
김프로님 고생 많이 하셧어요..첫날과이틀은 샷감이 좋은것 같앗는데...
아뭇튼 모두 수고가 많앗습니다..
감사합니다 늘버디님^^
생생한 후기 너무나 재밌게 봤습니다^^!!
버디사냥님도 갤러리 같이 하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데이먼 성님 그럼 프로필 사진으로라도 같이 찍은 거 올려보셔용*^^*
후기는 정말 ㅋㅋㅋ 너무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ㅎㅎ프로필 사진은 이번 하이원을 노려보려고 함다~1박 하신댔나요?
후기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계속 올려주세요 ㅋㅋㅋ..저는 글솜씨가 별로 없어서 ㅠㅠ
후기가 아주 재미 있습니다..
졸필인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