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모시다(奉侍師長)
부처님께서는 부모님에게는 길러주신 은혜가 있고, 스승과 어른은 가르쳐 주신 은혜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공양하고 공경할 수 있다면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저절로 복도 얻게 되는데 이를 보은복전報恩福田이라 합니다. 부모님께 효도로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에게 받들어 모시는 것은 세속 본래에 존재하는 효제충신孝悌忠信 등의 선법이 되고, 동시에 또한 염불하여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자가 닦는 정업淨業이 됩니다.
해현화상의 스승님이신 전계공傳戒公께서는 동백산에서 직성선사直性禪師에게 의지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직성 선사는 북경의 미륵원(청조 말년 미륵원은 경성에 있는 광제사廣濟寺의 말사 중 하나가 된다)으로 거처를 옮겼다. 전계공은 스승의 범유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직성 선사를 따라 북경 미륵원에 가서 좌우에서 시봉하며 당주堂主의 직책을 맡았습니다.
해현화상은 제자인 인지법사印志法師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의 스승께서는 북경 광제사에서 수행하실 때 12년 동안 선방(禪堂)에서 나오신 적이 없었습니다. 신중국이 성립된 후 선방에서는 향냄새가 멎자, 전계공께서는 동백산으로 돌아가 초가집을 짓고 황무지를 개간하였으며, 무리들을 통솔하여 부지런히 경작하고 약재를 심었으며, 몸소 의료 일을 보았습니다.
중국은 수당이래로 청나라 중엽에 이르기까지 불법이 한창 흥성하여서 종마다 모두 고승대덕이 출현하였고 마음을 밝혀 견성見性한 사람이 진실로 있었습니다. 해현화상도 견성하였고 그의 스승님인 전계화상도 견성한 분으로 제자가 법기法器임을 알아볼 수 있었으니 이것이 그의, 공부였습니다. 어디에서 알아차렸습니까? 그의 타고난 품성으로 바로 천성입니다.
전계화상은 이 사람이 비록 책을 읽을 줄 모르고 대단히 가난한 아이이지만, 본성이 매우 좋아서 진성眞城 노실老實 청화廳話 진간眞幹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무릇 이런 사람은 모두 성취가 있으니, 정확히 길을 지시하기만 하면 진실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해현화상의 스승님은 근기를 관하여 근기에 맞추어 가르침을 펼 수 있었으니, 즉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할지 알았습니다. 만약 이런 사람에게 깨달음이 있어 이 세계는 괴로움임을 알아서 괴로움을 여의길 희망하고 극락세계의 즐거움을 잘 들어서 왕생하길 발원하니 이런 사람은 상근기의 사람입니다. 상근기의 사람에게는 염불에 입문할 것을 권하고, 중근기의 사람에게는 지관止觀에 입문할 것을 권하며, 하근기의 사람에게는 예참禮懺에 입문하길 권합니다.
해현화상의 스승님은 그에게 한마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가르치고 줄곧 염불할 것을 부촉하셨습니다. 해현은 진실로 기뻐하며 가르침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스승을 배반하고 도리를 어기지 않았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단단히 지켜서 한마디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마디 연이어 한마디 중단하지 않았고 일평생 바꾸지 않았습니다. 견성하신 후 무엇이든 다 아셨지만 말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으면 그는 미소만 짓고 답하지 않았으며, 승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