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윤석열·최재형?
유설희 기자 입력 2021. 08. 08. 21:09 수정 2021. 08. 08. 22:10
[경향신문]
‘친박’ 강성 보수층에 집중
‘중도 확장’ 승리 공식 역행
월성원전 주민간담회 최재형 전 감사원장(가운데)이 지난 7일 경북 경주시 나아리마을회관에서 열린 월성원전 주민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친박’ 등 강성 보수 지지층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중도 확장=지지율 상승’이라는 국민의힘 내 선거 승리 공식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층 외연 확장 명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늦춘 윤 전 총장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지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 언론이 지난 7일 보도했다. 자신은 박씨 구속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는 박씨를 수사·구속했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친박’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박근혜 정부 시절 설치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박씨 사면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에 대해 동감한다”며 “(박씨는) 과오도 있지만 존경할 만한 부분들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과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은 관계가 없다. 검찰 수뇌부가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특검이) 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처음부터 불구속 수사를 하려고 했다는 것은 법조계에 다 알려진 얘기”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무리하게 구속하고 재판 중 또 재구속하고, 건강이 악화되었는데도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한 사람이 이제 와서 불구속하려고 했다는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니 정치인이 다 됐다”고 남겼다. 김태호 의원도 “윤석열 후보의 언급은 스스로를 부정할 뿐 아니라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도 친박 표심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6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자기 진영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오늘이라도 (박근혜씨) 사면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친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시절에 2년 동안 총비서관으로 가까이에서 모신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며 “어렸을 때 연말에 청와대에서 비서관들이 모여 파티할 때 가서 파티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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