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9년 인생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아주 어렸을 때 나는 꿈이 많이 다양했다. 가수, 미용사, 의사, 화가, 선생님, 동물 사육사 수없이 많은 꿈을 꾸었다. 어릴 때는 항상 밝고 목소리도 크고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였다.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이 수없이 많다고 생각하는 자존감 또한 하늘을 찌르는 아이였지만 살아가면서 현실이라는 벽에 맞닥뜨렸다. 현재 고3인 나는 앞으로 어떤 대학을 가야 하는지,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떤 걸 잘하는지. 또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왜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17살 때 나는 공부하는 친구들과 다르게 재밌게 노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했고 재밌으며 인상 깊은 학창 시절을 원했다. 그래서 나는 학업과는 담을 쌓고 자고 싶으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먹는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행동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친구들이 너 나 할 거 없이 하나 둘 노는 것을 포기하고 학업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무슨 발에 불똥이 떨어진 것 마냥 꾸준하게 도서관을 다니고 시험 기간에 밤새 공부를 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공부를 하던 친구들이 이젠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학기말이 끝나서 생활기록부를 받을 때 수정할 사항이 없는지 어떻게 해야지 생기부를 잘 쓸 수 있는지 고민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 진로를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졌다. 나는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대책도 없었다. 옆에서 친구가 하는 말이 “대학을 갈 생각이 있으면 수학을 포기해서는 안 되고 취업을 할 생각이 있다면 영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했지만 17살에 나는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날들이 쌓여 한순간에 지나가 버렸다.
18살이 되자 이제 주변에 노는 사람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 불안해졌다. 주변에서는 공부도 못한다고 무시당하는 일도 잦아지다 보니 ‘나를 위해 지금이라도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라고 생각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부를 해보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조차 잡기 힘들어 지금 와서 너무 늦었다는 생각과 고민을 반복하며 하루를 반복하며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망연자실한 삶을 살고 벌써 고3이 되었다. 18살과 현재는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다르다고 한다면 고2 때보다 고3 때 더 공부를 안 한다는 것과 고3 때 공부로 더 무시를 많이 받게 된 것, 고3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주변에서 오는 기대에 눈빛이 많아진 것들을 제외하면 달라진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공부를 안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불안도 함께 쌓여갔다. 시험 기간이 되더라도 학교에서 친구들이 공부하니 자극을 받아서 조금씩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집에서는 펜도 잡지 않는 내 모습에 한숨이 나올 뿐이다. ‘내일은 꼭 해야겠다. 다음날에 나에게 맡기면 괜찮겠지.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괜찮을 거야’ 하는 핑계를 대며 살고 있다.
되돌아보면 나의 과거는 너무 인상적이지 않았다. 무엇 하나 열심히 한 경험도 없고 뚜렷한 목표 의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과거를 되돌아보며 나를 자책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렇게 자책하고 후회하면서 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또한 후회를 하더라도 미련이 남더라도 이를 계기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하는 교훈을 얻기 때문에 더 이상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인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 나의 인상적인 삶은 내일을 후회를 하지 않고 조금 더 나은 하루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다. 앞으로 하루하루 후회하지 않는 날을 만들기 위해 살아갈 계획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이루지 않고 오늘 세운 계획을 다 하지 않더라도 하나라도 제대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남들이 나의 노력을 그 과정을 신경 쓰지 않더라도 나 자신은 오늘 하루는 인상적인 하루였는지를 되돌아보며 조금 더 완성된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