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강원도 태백 황지고등공민학교 졸업생이 태백경찰서장에 취임해 화제다. 당시 황지교회가 부설로 운영하던 이 학교를 14기로 졸업한 류성호(57세) 총경이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지난 7월 11일 경찰서장이 되어 부임했다. 황지고등공민학교는 광산촌인 태백에 가정 형편으로 정규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황지교회(현 담임 김종언 목사)가 운영했던 부설학교로 류성호 서장이 다니던 1970년대에는 오창학 목사가 교장이었다. |  | | ▲ 태백경찰서장에 취임한 류성호 총경 ⓒ<교회와신앙> |
황지고등공민학교 14기로 입학하여 졸업한 류 서장의 어릴 적 꿈은 태백경찰서장이 되는 것. 따라서 제52대 태백경찰서장에 취임한 류 총경의 이날 취임식은 류 서장의 어릴 적 꿈이 이뤄졌음을 확인하는 자리일 뿐 아니라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것은 취임식 분위기에서도 역력하게 나타났다. 이날 취임식에서 류 서장은 취임사를 통해 먼저 “이곳 태백경찰서에서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게 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태백시 곳곳에서 태백 치안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동료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리고 “경찰의 사명은 무엇보다도 주민이 안심하며 생활할 수 있는 평안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경제성장과 국가핵심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경찰의 안정된 치안이 뒷받침될 때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류 서장은 “자유대한민국을 적화통일하려는 친북좌파용공세력에 대해서는 그 뿌리까지 발본색원하여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면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취임사 말미에 류 서장은 “저는 태백이 고향이다. 그리고 황지교회 안에 있던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이다. 황지고등공민학교는 1960년대 70년대 태백시에서 불우한 학생들 소년소녀가장, 정규중학교를 가지 못한 청소년들이 다닌 학교로 검정고시를 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고 밝힌 후 “황지고등공민학교 2학년 때 세례를 받았다. 저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축사를 해주실 귀한 분을 소개하겠다.”면서 오창학 목사를 강단에 세웠다. 류 서장의 소개로 강단에 오른 오창학 목사(신촌장로교회 원로)는 “류 서장이 황지고등공민학교에 다닐 때 담임목사이면서 동시에 교장으로 재직했다.”면서 “부모의 바람이 있다면 자식들이 잘되는 것이요 스승의 바람이 있다면 제자가 잘되는 것이다. 류성호 총경이 태백경찰서장에 취임한 것은 큰 자랑이요 기쁨이고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  | | ▲ 당시 황지고등공민학교의 교장이었던 오창학 목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교회와신앙> |
오 목사는 “류 서장 어릴 적 꿈이 장성경찰서(현 태백경찰서) 서장이 되는 것인 줄 안다.”면서 “40년 만에 그 꿈이 이뤄져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창학 목사는 “류 서장은 원래 공군사관학교에 합격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 하여 경찰에 투신, 순경으로 시작하여 경찰의 꽃인 총경 자리에 올랐다.”면서 “진급할 때마다 저에게 연락을 했을 뿐 아니라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 초대를 하여 나갔더니 그 자리에서 ‘저는 제가 나온 중학교(황지고등공민학교)를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생각한다.’고 말해 콧잔등이 시큰했다.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도 있지만 류 서장은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격찬했다. 오 목사는 “이런 류 서장을 모신 태백경찰서가 대한민국 경찰에서 금시초문이나 자화자찬이 아니라 금상첨화의 경찰서가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축사 말미에서 오 목사는 참석한 경찰관계자들에게 목사로서 축복기도를 해주고 싶다면서 “태백경찰서 제52대 류성호 서장의 취임을 통해 금상첨화의 경찰서가 되게 해달라.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으로서 태백경찰서장이 되게 하셨으니 지혜와 총명과 판단력과 지도력을 주셔서 귀한 서장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축사를 마친 후 오 목사는 “류 서장을 안아주고 싶다.”면서 서로 포옹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  | | ▲ 포옹하는 오창학 목사와 류성호 서장. ⓒ<교회와신앙> |
류 서장은 “오늘 색다른 취임식이었지요. 축사를 해주신 오창학 목사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해 참석한 경찰관계자들의 큰 박수소리가 취임식장을 가득하게 했다. 이날 류성호 서장의 취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류 서장과 같이 공부했던 황지고등공민학교 14회 동기생들 뿐 아니라 13회 선배 그리고 15회 후배들도 함께 참석하여 뜻 깊은 자리가 되게 했다. 류 서장과 14회 동기인 신현택 안수집사(황지교회)는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이 태백경찰서장에 취임했다는 사실에 동기생으로서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 고등공민학교 출신들은 어려운 역경을 온 몸으로 감내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복음의 빛을 발하고 있는 한 가족이요 형제이기 때문이다.”면서 “그렇기에 오늘 류 서장 취임식은 우리 황지고등공민학교의 큰 자랑이요 경사이다.”라고 기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류 서장 1년 선배인 김산호 기술그룹장(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후배가 꿈을 이루는 현장에 가지 못해 서운했지만 그러나 내 일처럼 너무 기쁘다.”면서 “우리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들은 한 패밀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 | ▲ 황지교회 부설 황지고등공민학교와 교사 및 학생들의 모습. ⓒ태백기록사진 |
류 서장이 황지고등공민학교 재학시 수학을 가르쳤던 한해수 장로(울산 강남교회, 전 (주)SK에너지 울산공장 부문장)는 “황지고등공민학교 출신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시련과 연단을 거쳐 사회 곳곳에서 제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역할들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스럽고 가르친 보람이 적지 않다.”면서 “류 서장 어릴 적 꿈이 경찰서장 되는 것인데 그 꿈이 이뤄져 매우 기쁘고 마음 흐뭇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황지고등공민학교 이사였던 최진수 원로장로(황지교회) 역시 “어려웠던 그 시절에 우리 이사들도 학교 재정에 보탬이 되고자 자기 주머니를 털었다.”면서 “가난하고 고단했던 지난 세월 속에서도 꿋꿋하게 모든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내고 사회 곳곳에서 늠름한 그리스도의 군사들이 되어 제 몫을 하고 있는 우리 고등공민학교 출신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 자랑스럽고 보람을 느끼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감격어린 고백을 했다. |  | | ▲ 취임식에는 류성호 서장의 황지고등공민학교 14기 동기생들이 함께했다. ⓒ<교회와신앙> |
한편, 류성호 서장은 취임식 후 서장실에서 가진 황지고등공민학교 선후배 동기들과의 짧은 만남의 자리에서 “황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오창학 목사의 요청에 “그렇게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임 류성호 태백경찰서장은 황지초등학교(36회), 황지고등공민학교 14회(검정고시), 영주 중앙고등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법학사),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법행정(행정학 석사)을 졸업했으며, 주요경력으로 서울강남경찰서 수사과 수사반장, 경찰청 외사2담당관실(정보분석), 서울청 보안부 신변보호대장, 강원지방경찰청 영월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춘천경찰서 보안과장, 서울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 서울종로경찰서 경비과장, 강원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장을 역임했다. 수상으로 근정포장 (2002한일월드컵유공)과 국무총리(공공질서확립유공) 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