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여행길
나는 매일 아침 여행을 하고 있다. 출근길이 여행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인사동, 삼청동 골목을 나는 매일 아침에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코스가 무궁무진 한만큼 볼거리도 많다.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은 같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
내가 사는 분당 오리역 근처 집에서 삼청동 사무실까지는 직선거리 30.24km 출퇴근 거리로는 멀지만 광역버스가 잘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다. 나는 매일 아침 06:00에 집을 나서 서울역-오리역으로 왕복하는 9401번 광역버스를 탄다. 집 앞에서 종로 YMCA 앞까지는 약 50분 소요되어 7시전에는 도착한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아침을 먹기 위해 종로타워 옆 골목, 종로분식집에서 콩나물 해장국을 먹는다. 매일 아침 같은 것만 시키니 내가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콩나물 해장국이 나온다. 갓 지은 구수한 밥 한 그릇을 말아 든든하게 먹는다.
근처에 샌드위치 체인점, 햄버거, 김밥 등등 직장인의 아침식사를 위해 일찍 문을 여는 식당들이 많다.
아침을 먹고 나면 여행이 시작된다. 가능하면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천천히 걸어간다. 출근시간인 08:30분까지 사무실에 도착하면 되니 약 한 시간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여유가 있다. 여행코스는 그날 기분에 따라 정한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짧게 날씨가 좋은 날은 길게 잡는다. 가다가 지치면 남은 구간은 마을버스를 탄다. 좌측 방향은 삼청동 길을 따라 올라가는 11번 버스, 우측 방향으로 안국역을 거쳐 감사원 쪽으로 올라가는 2번 버스가 있다.
이른 아침에는 인사동 골목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낮이 되면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가게가 문을 열기 전인 아침은 고요하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고 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구경한다.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온 창작품이 가게 앞에 나와 있다. 손님을 끌기 위해 설치한 다양한 간판과 조형물, 장식품들은 종합예술품이다. 옛 건물과 현대식건물의 조화도 볼거리다.
가게 앞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잘 꾸며 놓았다. 화초도 한 몫 한다. 화초들은 사시사철 꽃을 피운다. 봄여름 가을 인사동 골목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이른 아침 빈 골목에 참새와 비둘기들의 놀이터다. 언제나 새로운 구경거리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인사동 - 삼청동을 잇는 골목길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 방향과 거리는 수시로 조정한다. 그래서 매일 아침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같은 길이라도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같은 길일지라도 같은 느낌은 없다. 골목길에서 새로운 볼거리를 발견하면 희열을 느낀다. 사진을 찍는 것도 즐겁다.
광역버스가 생기고부터 서울의 위성도시와 서울 한복판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서울 외곽에 살면서도 출근이 편리해졌다. 일찍 출근하면 교통정체를 피할 수 있으니 절약된 시간을 나만의 여행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길, 한 시간만 일찍 일어나면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덤으로 건강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출근길이 즐거우니 하루가 즐겁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간다.
첫댓글 같이 걸어보진 않았지만 같이 걷는 느낌입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고맙네! 항상 밝고 활기찬 모습의 그대를 좋아한다네^^ 추석연휴 잘보내게^^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내가 그곳을 출근할 때에는 집에서 전철까지 그리고 종각에서 직장까지를 걸어다니면서 운동을 겸하였는데 최과장님은 구경까지 하시니 일석삼조가 맞군요!
어! 실장님 반갑습니다. 졸필을 읽어주셨서 감사합니다 ^^ 전 지금 지리산 집에 가는중입니다. 추석명절 잘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요^^
출근길 여행길 이란 제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가도 얼마나 그런 기분으로 다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주위에 좋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그것을 보지못하고 분주하게 살고 있으니... 앞으로 좋은 글 부탁합니다.
낭만이 있는 길... 그곳이 그립다.
옛생각이 나며, 일석삼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려나....
중산리 지리산 자락에서 추석명절 잘 쉐고 오셨겠죠?
정말따라 해보고싶은 여행길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