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봇재-오도재(2005.08.14)
코스: 봇재-봉화산-그럭재-오도재. 15Km
누구와: 마눌과 나
돈: 민박집 6만원, 벌교 저녁 25,000원
어제 감나무재-봇재를 산행 후 봇재다원 민박집에서 1박한 후, 새벽에 일어나 산행을 시작한다. 다음 들머리는 봇재 고개마루에 있는 주유소를 우측에 끼고 나있는 시멘트 포장도로이다. 이 포장길 왼편에는 공터로 승용차 한 대가 덩그러니 주차해 있다.
봇재
05:25 어둠이 가시기를 기다려 봇재를 출발한다. 시멘트 도로에는 풀벌레 소리가 나고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길을 따라 왼편에는 공사장, 공터등이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18번 도로와 바다가 펼쳐진다. 시멘트 도로의 고개 마루를 지나 도로가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가는 곳 왼편에는 “대일다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진다. 이곳 양편 길 중간에 직진으로 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고, 조그만 “봉화산 등산로“라 쓴 팻말이 세워져 있다. 등로 왼편은 키 큰 삼나무가 담처럼 서있고, 우측은 차밭을 하려고 나무를 제거한 산의 경사면이다.
뒤를 보니 어제 지나온 활성산과 다원들이 보인다. 능선에 올라 왼편으로 꺾어져 서서히 내려선다.
뒤돌아본 봇재와 활성산
내려서면서 보니 대일다원 건물들이 왼편 아래에 보이고, 그곳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에도 봉화산 등산로를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등로는 넓게 잡목을 제거해 놓았으나, 아침 이슬에 젖은 풀들을 헤집고 나아가니 등산화는 또 물에 젖어온다. 고아텍스를 신고 오는 건데...
05:56 나뭇가지 사이로 바다건너 고흥반도 쪽에서 해가 떠오른다.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주고, 어제 지난 차밭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일출
313봉
봉을 올라 서서히 내려오고, 재에서 보니 앞에 정맥길을 앞서 가는 것이 보인다. 누런 고라니가 우릴 보고 잽싸게 먼저 봉을 올라간다.
고라니가 사라진 그 봉(313봉)에 올라 보니 시멘트 긴 의자 2개가 있고, 이정표는 가야할 봉화산 3.1Km, 지나온 다원 2.0Km를 가르킨다.
411m봉 전 임도에서 보는 차밭과 천포방향
남쪽으로는 시원한 바다와 섬들이..왼편에는 2번 도로에 차가 한가로이 달리고 있다. 봉을 내려서서 잘록한 재에 왔다. 재의 좌우 양편은 나무숲속 굴 같아서 바람이 이 굴을 타고 불어주어 대단히 시원하다. 재를 지나 올라서니 우측에는 나무담 너머 밭이다. 왼편에도 길이 나있지만 동네로 가는 길이다. 더 나아가니 묘가 나오고 등산로는 우측 2시 방향으로, 넓은 길만 쫒아간다.
이동통신 탑
이어 우측에 녹차 밭이 나오고 그 밭을 내려가니 시멘트 포장길과 만나는 4거리이다. 이곳에 시멘트 의자 2개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봉화산은 2.1Km 남았다.
시멘트 길을 따라 15분 올라오니 포장이 끝나면서 왼편에 SK보성기지국이 있고, 비포장길은 계속 이어져 오른다.
07:35 비포장도로는 왼편의 KTF중계소를 지나 바로 붙어있는 작은 봉(411m)으로 올라선다. 봉 위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주변에는 의자들과 3각점이 있다. 이곳에서 길은 서서히 내려선다. 다시 한참을 오니 의자가 있고 이정표에는 봉화산이 500m라 했다.
한참을 앉아 쉬면서 보성 쪽을 보니 저 멀리 예재의 2개 턴널이 곧게 뻗은 도로 끝에 보인다.
봉화산(475m)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니 산 정상에 봉화대가 보이고, 더 나아가니 08:25 봉화대에 이르렀다. 산 정상은 봉화대가 넓게 차지하고 등나무 쉼터가, 그리고 우측에는 “새천년을 보성..”이라 쓴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봉화산 정상은 보성의 남쪽 공원이다. 서울의 남산과 같은...
봉화산 정상의 봉화대
봉화산 정상석
봉화사 이정표를 따라 마루금을 타고 북쪽으로 향한다. 길은 서서히 내리막이다. 임도를 만나 이를 가로질러 숲속을 산책하듯 걷는다. 등산로가 너무도 시원스레 정비돼 있어 보성군수를 표창해야 한다고 마눌과 의견의 일치를 본다.
08:45 보성사 갈림길이다. 의자와 이정표가 있는데 지나온 봉화산은 700m, 보성사는 1Km이다. 여기서 잘 정비된 길과 헤어져 갖은 고생이 기다리고 있는 정맥길 숲속으로 들어선다.
길은 점점 잡목이 나오고, 작은 참나무가 무성이 가지를 뻗어 등산로를 완전히 감추었다. 곧게 뻗어 자라는 가시나무는 제키를 못 이겨 이리저리 휘어져 길에 X자로 설켜 있고 싸리나무와 크게 자란 고사리 잎새로 길을 완전히 은폐시켰다. 몸으로 밀고 나가려니 X자의 가시나무가 막아서 더 나아가지를 못한다.
09:40 갈대를 왼편 오른편으로 밟아 쓰러뜨린 후 길을 내며 나가는데 벌이 손가락에 두방 쏘고 도망간다.
마눌이 잽싸게 지나려는데 수십 마리가 손에 붙어 쏘아대고 마눌은 자즈러 진다. 길을 내느라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
417봉
다시 잡목을 헤집고 오니 길에 3각점이 있는 417m봉이다. 3각점을 지나 내려서면서 잡목 숲이 대단하다.
주월산, 초암산, 존재산
10:20 숲을 헤집고 오니 3거리인데 우측으로 꺾어져서 오래된 수레길 같은 길을 따라 가는데, 까시나무, 싸리나무등이 X자로 길을 막아 할 수 없이 과도를 꺼내 길을 내면서 진행한다. 가시나무에 손등이 거북등같이 긁혀 장갑을 낀다.
길이 평탄해지고 바람이 솔솔부는 곳에 안자 아침겸 점심을 먹는다. 젖은 양말도 벗어 쥐어짜고...
11:15 까시나무를 자르면서 내려와 임도를 만났다. 임도를 따라 왼편으로 오다 20여m 후 임도가 산으로 오른다. 이후 임도는 시멘트 길로 바뀌고 SK텔레컴 콘테너 박스가 나온다. 숲길로 들어서서 한참을 가니 숲길 가운데 그네가 매어있다. 그네에서 좀 더 가니 통신 중계소가 나오고 그 옆을 지나 계속해서 숲길을 지나 묘에 이른 후 자동차 가 다니는 도로에 내려섰다.
그럭재
11:45 그럭재이다. 2번 도로가 지나는 그럭재에는 중앙분리대가 이중으로 높고, 차가 꼬리를 물고 달려 중앙분리대를 넘는 것은, 고속도로 무단횡단에 이골이 난 우리도 너무 위험하다.
도로에는 칡즙을 파는 소형트럭이 있다. 칡즙을 한잔씩 사 마시고 길을 물으니 바로 왼편에 안치마을로 가는 지하통로가 있다. 트럭이 있는 이곳이 작은 IC인 셈이다.
안치마을
지하통로를 지나 2번 도로로 가지 않고 동네로 더 가니 우측으로 난 넓은 임도가 있지만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고 동네로 들어갔다. 마을 안에서 우측으로 꺾어 동네 길을 걷다 집안으로 들어가 수도에서 물을 보충한다. 길가 언덕에는 어디선가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한데 물은 보이지를 않고, 그 물은 동네에서 공동으로 쓰는 약수가 넘쳐흐르는 것이라 한다.
동네 길을 따라 계속 가니 길은 창고 같은 건물 가운데를 통과하여 산으로 이어진다. 이제부턴 임도인 셈이다. 까만 염소 3마리가 우릴 피해 밭으로 내려서더니 순식간에 임도 저 앞에 나타나고는 언덕길을 뛰어 길옆 비닐하우스로 피한다. 임도는 크게 휘어 산 마루금에서 4거리를 만들고, 정맥길은 왼편으로 이어진다.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휴게소가 나온단다.
산 능선에서 왼편으로 리본을 따라 땡볓 속을 서서히 오른다. 왼편은 밭이고 우측은 숲이다.
12:38 산 정상에 올랐는데 산불조심 깃발이 세워져 있다. 이후 길은 완만하고, 평탄하던 길은 잡목 숲으로 들어가고, 바위도 가끔 나온다. 숲길을 지나면서 보니 왼편에 봉은 오르지 않고 직진으로 간다.
평창? 박씨 묘가 나와 이를 가로질러 가는데 고사리가 무수히 많다. 마눌 고사리를 꺾느라 진행을 하지 못한다. 길은 서서히 내려서고, 우측 세실휴게소에서 나는 확성기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한참동안 평탄하게 오더니 왼쪽의 대룡산 갈림길을 지나 경사가 급하게 한동안 간다. 평탄하던 길은 앞의 봉을 향하면서 임도를 만들려 하는지 벌목을 해 놓았는데, 쓰러진 나무들로 길 찾기가 쉽지 않다.
346봉
3각점이 있는 346봉에 왔다. 이후 길은 서서히 내려오면서 주변에 묘들이 많이 있다.
14:35 안동김공 묘를 지나 길은 내려서고, 숲길을 걸으며 넋을 잃고 오니 길은 점점 내려서면서 느낌이 이상하다. 리본도 안 보이고, 저 앞은 동네이다. 되돌아 올라와 보니 우측에 매인 리본들을 보지 못하고 직진을 했다. 리본을 따라 제대로 길을 잡고 한참을 가면서 보니, 우측 저아래 2번 도로와 4거리 그리고 오도재로 오는 845번 도로, 그 주변의 변전소 시설과 굴뚝이 보인다.
오도재
산길을 계속 가니 재가 나오고, 저 앞에 누런 짐승이 껑충껑충 뛰어 달아나는 게 보인다.
오도재
마지막 봉에 와서 길은 왼편으로 90도 꺾여 내려오다 다시 조금 올라서는 쌍묘를 만나고 더 오니 광산김씨 큰 묘를 지난 후 임도 같은 길을 따라 내려오니 오도재이다(16:25).
옷을 갈아입고 마중 온 차를 타고 벌교로 향했다. 벌교시내를 뒤지다 짱뚱어탕을 한다는 간판을 보고 들어가 짱뚱어와 꼬막정식을 주문한다. 요즘부터 짱뚱어가 나오는데, 한뼘 정도 짱뚱어 한 마리가 1,500여원이나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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