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 잠깐, 아나스타시아. '남자가 다시 낳다니' 이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줘. 남자는 아이를 못 낳잖아. 남자는 생리적으로 낳을 수가 없어.
- 바로 그게 함정이야. '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리적 현상이다.'라고 일반 대중은 세뇌되었는데, 그것으로 출산으로부터 짓는 자 - 아버지의 위대한 영을 제거한 것이야.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하느님 - 아버지를 출산으로부터 제거한 것이지. 하느님의 부재는 여성에게 산통으로, 나중에는 사람의 고통으로 나타났지.
- 출산에서 남자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좀 자세히 설명해봐. 아버지 제거를 어떻게 나느님 제거와 비교할 수 있느냐 말이야. 아버지 - 남자는 아내 곁에서 산파 역할을 해야 해?
- 남자가 아이를 받을 것 까지야 없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것이 아버지의 주요 소명은 아니거든.
- 그럼 주 소명이 뭔데?
- 이해하고 깨닫는 거야.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잉태된 태아의 육은 엄마의 배가 보양하지. 육을 보양한다는 건 중요해. 하지만 그것이 주는 아니야. 태아는 엄마의 건강상태, 기분에 반응해. 그리고 동일한 정도로 아버지의 기분에도 반응하고. 남편이 임신한 아내와 얘기를 나누면, 태아는 부모의 말을 분별하지는 못해. 발성되는 단어의 뜻을 다 알지도 못해. 그렇지만 부모의 기분은 예민하게 느껴. 남자들은 가끔 다정한 느낌이 몰려오면, 임신한 아내의 배를 만지고 배에 귀를 대고 꼼작이는 어린애 소리를 듣기도 하지. 이렇게 만져주면 여자는 기분이 좋아. 여자의 뱃 속에 있는 태아가 그것을 물리적으로 못 느낄 것 같지만, 실상은 더 많은 차원의 것을 느낄 수 있어. 엄마와 아버지로부터 ㄴ낌이 태아에 흘러들면, 태아는 그것을 크게 기뻐하며 행복하게 받아들여. 태아는 느낌 수준에서 생각을 읽어. 부모가 사랑과 화목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그 애 생각을 하면, 그 아이는 잉태되는 순간부터 바로 엄마와 아버지의 에너지 장에 항상 놓이게 되고, 그게 기분 좋은 거야. 엄마와 아버지의 느낌을 통해 엄마 뱃속 바깥의 주변 공간을 아이는 느낄 수 있어.
임신한 아내 곁에 있던 아버지가 꾀꼬리의 노래를 듣고 기쁨이 넘치면, 뱃 속의 태아도 꾀고리의 노래, 아버지의 기쁨을 느껴. 태어나서 성장해서는 뱃속에 있을 때와 똑같이 꾀꼬리의 소리에 기뻐할 거야. 엄마나 아버지가 뱀을 보고 깜짝 놀라면, 아이는 태어나서 뱀을 보면 놀라겠지. 태아는 뱃속에서 물론 직접 보지는 못해, 하지만 부모가 본 것을 통해 뱀에 대한 정보가 일평생 그의 잠재의식에 저장되는 거야. 아버지가 아내에게 노래를 솜씨있게 불러주면, 아이는 자라서 아뻐 못지 않게 노래를 잘 하게 돼. 아버지가 별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하면, 태어난 아이는 별에 대해 흥미를 보일 거야.
- 나도 한 번 들은 적은 있어. 작곡가가 있었는데, 임신한 아내를 위해 피아노를 자주 연주했대. 본인이 직접 작곡하고 아내도 좋아한 곡을 줄창 연주했대. 그러다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작곡가는 아내와 헤어졌대. 아이가 성장해서 여인은 아이를 음악학교에 보냈대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아버지 곡을 피아노 연주하는 걸 들었다는 거야. 놀란 여인은 자기 아들이 어디선가 옛 악보를 찾았겠거니 생각했지. 이 곡은 한 번도 연주회에서 연주된 적이 없고, 어디서도 발표된 적이 없었거든. 여인이 방에 들어가서 보니, 아들이 아무런 악보도 없이 연주를 하더라는 거야. 그래서 아들한테 물었대.
- 아들아, 너 누구하고 이 곡을 배웠니?
- 혼자요.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요. 기억은 안나지만. 마음에 들어요, 엄마는요?
- 내 맘에도 꼭 드는구나. 그런데, 그 곡을 어떻게 다 외웠니? 학교에서 새 작품을 할 땐ㄴ 악볼ㄹ 보고도 바로 연주하지 못하잖니.
- 그렇죠. 바로 하지는 못하죠. 그런데 웬일인지 이 곡은 금방 기억되었어요. 내 안에 있었나봐요, 이 곡을 계속하고 싶어요. 음을 더하고 싶어요. 엄마의 뱃속에서 들었던 아버지의 멜로디를 소년은 완성했대. 그리고 아버지처럼 작곡가가 되었다는 거야.
- 아주 좋은 예를 들었네, 블라지미르. 그게 유일한 예는 아니야. 그런 예가 많은데, 그것의 의미는 어린애 교육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시작해야 효과적이란 것이지. 잉태가 일어나기 약간 전에 해도 좋고.
- 전이라니? 잉태 전에는 아무도 없는데?
- 당신이 나한테 선부유전 얘기했지. 여인한테 태어난 아이가 여인의 첫 번째 남자를 닮기도 한다고, 실제 잉태를 촉발한 남자를 닮지 않고. 이 현상이 얘기하는 바는 잉태도 되지 않은 사람이, 잉태의 순번을 기다리고만 있어도 아버지의 정보를 읽는다는 뜻이야.
- 정말 그런 순번이 있기는 한 거야?
- 그래. 남자와 여자가 일단 한 번 가까이 하고나면, 창공에 영이 태어나고, 물질을 입고 나타날 채비를 하지.
- 아이를 낳을 생각이 아니라, 그냥 한 번 살을 맞대도?
- 남자가 만족을 느끼면 영이 생겨나.
- 오르가즘 말하는 거야?
- 난 그 단어가 맘에 안들어, 블라지미르. 그 말에는 본질에 대한 옳지 못한 정보가 담겨있어.
- 아무튼, 그럼 만족감이라고 해두지. 그런데 이 영의 출현을 당신은 어떻게든 보여줄 수 있어?
- 원한다면 당신 스스로 증거를 찾을 수 있어, 블라지미르. 몇 마디 말로 이 현상의 본질을 깨닫는 사람이 있을 거고, 수많은 예를 들어 보여도 여러 해가 걸리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때 가선 깨닫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고.
- 당신이 지금 말하는 것에 대해 현대과학이 간접적 증거나마 댈 수 있을까?
- 물론이지.
- 어떤 학문이, 생물학, 유전학? 증거를 좀 쉽게 찾으려면 알아야겠어.
- 블라지미르, 물리학에서 쉽게 증거를 찾을 수 있ㄷ어.
- 물리학에서? 물리학이 무슨 상관이지? 당신은 영에 대해 말했잖아. 여기서 필요한 건 물리학이 아닌 신비학이겠지.
- 물리학에 에너지 보존 법칙이 있어.
- 그 법칙이 여기서 왜?
- 여자와 살을 맞대는 중에 남자한테는 대단한 힘의 에너지가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그 에너지가 뿌려지지. 에너지 보존 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그냥 흔적없이 사라질 수 없고,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하는 거야. 우리의 경우에 있어, 남자의 엄청난 에너지, 그것의 벼락같은 분사가 바로 영을 만드는 거야.
- 그래, 설득력 있네. 동시에 슬퍼지기도 하고.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영을 만들었을 것이며, 물질을 입지 못한 영은 또 그 얼마일까? 그 영이란 것이 지금 지구에 사는 살마들보다 훨씬 많겠지?
-그래 여러 배 많아.
- 그것들은 고통스러워 해? 아니면 아무 것도 이해 못하는 에너지일 뿐이야?
- 그것들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 잉태가 되면 태아는 곧바로 자기 부모를 느낄 수 있어.
- 그래, 바로. 아버지와 엄마를 동일한 정도로. 엄마의 뱃속에 사는 아홉 달 동안 부모는 아이에게 많은 걸 가르칠 수 있어. 두 번 반복해서 가르칠 필요도 없어. 부모를 통해 나오는 정보를 모두 일순에 평생토록 기억하거든. 온전한 지식을 갖춘 아버지는 아홉 달 내내 아리를 배에 품은 것과 다름 없고, 자기 아이의 영적이고 지적인 '나'를 형성하는 거야.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아버지가 사람을 이루는 상위의 것을 책임지는 것이고, 그로 그 역할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을 닮은 것이양. 다른 누가 아닌 아버지가 사람의 영적 부분을 낳는 거야. 아홉 달 내내 사람의 영, 성격, 지능을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아버지가 만들어야 해.
-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교육하는 프로그램, 그걸 아버지가 잘 알아야 한다는 얘기지, 아나스타시아?
- 아버지가 아이를 교육하는 얘기가 아니야. 아이를 낳는다는 말이지. 아버지는 교육하지 않아. 미래의 아들 도는 딸의 물질이 아닌 제2의 '나'를 낳는 거야.
- 그건 내가 일기로 우리 세상에는 전혀 없는 개념이야. 꼭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아기의 탄생에 있어서 아버지의 주요 역할은 잉태가 되는 순간 끝이라 생각하거든. 최선의 경우에 있어, 남자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집안 일을 돕거나, 아내한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지.
- 유감이지만, 그런 경우가 잦아.
- 아버지가 자신의 소명을 모른다면, 그럴 때 사람의 중요한 영적인 면은 누가 형성하는데?
- 우연, 또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 노리는 사람이. 물론, 자기의 목적을 추구하지.
- 그러니까, 자식을 만드는 데 있어 자신이 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모르는 남자라면,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나중에 도 온전히 자기 자식이라고는 할 수 없는 아이를 키운다는 셈이 되네.
- 유감스럽지만, 그런 일이 드물지 않아.
(8-2권 177-1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