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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크랩 덕혜옹주의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은 소설-덕혜옹주
꼬양 추천 0 조회 419 11.01.04 11:08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책 리뷰] 세상은 제일 처음 사람과 마지막 사람을 기억한다. 역사도 그리할 것 같지만, 역사는 마지막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한다면, 우리는 이 여인을 마음속에 두고두고 품고 살았어야 했었을 것이다.

여자로서의 삶도, 황녀로서의 삶도 제대로 살지 못했던 여인의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은 소설. 덕혜옹주.

 

<줄거리>

고종황제의 막내딸, 조선 최후의 황족, 덕수궁의 꽃이라 불렸던 덕혜옹주는 태어난 순간부터 철저히 정치적 희생자로 살아가게 된다. 어린 나이에 고종황제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일본으로 끌려가 냉대와 감시로 점철된 십대 시절을 보낸 그녀는 일본 남자와의 강제결혼, 10년 이상의 정신병원 감금생활, 딸의 자살 등을 겪으면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쇠약해진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터전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치욕스런 시간을 참아냈지만, 해방 후 ‘왕정복고’를 두려워한 권력층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황족들을 외면하고, 덕혜옹주는 해방이 된 후 37년이 되어서야 조국땅을 밟게 된다.

 

주권없는 나라의 이름없는 황녀, 인생도 이름이 없었다.

살아 있는 게 죽는 것보다도 고통이었다는 말을 그녀의 삶 속에서 알 수 있었다. 황녀로 태어나지만, 주권이 없었기에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마지막 핏줄조차 지켜낼 수 없었다. 일본의 방해공작으로 이름조차 받지 못했던 옹주는 결국 6년 만에 황적에 올라 ‘덕혜’라는 이름을 갖게 되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그녀는 의지와 상관없이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독살을 당한 고종과 일본의 입김에 이리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종과 영친왕을 보며 그녀는 망국의 황족들이 얼마나 참담하게 삶을 연명해야 하는지 온몸으로 깨닫는다. 열세 살 때 일본으로 끌려가지만, 그녀는 어떠한 조선인과도 말을 할 수도 없었고, 자유로운 외출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조선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은 죄다 금지 당한 채 철저한 무력감과 자책감, 외로움과 홀로 싸울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그녀에게서 조선의 모든 그림자를 벗겨내고, 일본이라는 무늬를 입히고자 했다.

 

덕혜는 일본 땅에서 황녀가 아닌 한낱 ‘조센징’이었다. 일본의 황녀 앞에서 고개를 숙이라고 강요받는, 이름도 없는 인생을 살아야했던 식민지의 민족이었다. 그 슬픔과 아픔이 책 속 곳곳에 절절이 녹아있기에 읽는 나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황녀로서의 삶이 애처로웠던 것이 아니라, 한 남자의 아내로 사랑도 받지 못했으며, 어머니로서의 삶도 처참히 끝이 나버렸기에, 그녀의 삶 속에서 한가닥 희망도 발견하지 못했기에 슬펐다. 그리고 그 힘들고 고단했던 식민지 시절의 칼날같이 시린 우리민족의 삶이 떠올랐기에 마음이 아프고 쓰라렸다.

 

 

울분과 고통속에서도 살아남으리라. 강한 의지의 모든 이들.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의 시대를 벗어버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울분과 고통속에서도 피눈물을 삼키며 견뎌왔던 민초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고 본다. 1900년대 초, 일제 치하시기를 어느 누가 쉽게 보냈으랴. 높은 위치에 있는 황녀뿐만 아니라 하등의 소작인들조차도 편히 살지 못했을 시기다. 때문에 저자는 덕혜옹주뿐 아니라 이 망국의 시대를 견뎌야 했던 황제와 황족들, 청년들, 여자들과 아이들, 모든 이의 울분과 고통을 생생하게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나라 잃은 설움 속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덕혜옹주의 아버지인 고종, 오빠인 영친왕, 의친왕 같은 황족을 비롯해, 일반 백성들도 그 설움과 억압, 슬픔 속에서 지내야했다. 혼자 잘 살기 위해 일본의 앞잡이가 되는 등의 개인의 안위를 도모하다가도, 그 당시 우리 나라의 현실 앞에서는 주춤거리고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덕혜도 그랬지만, 민초들도 수없이 고민하고 수없이 울부짖는다. 그들의 울부짖음이 책 속에서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역사가 한 사람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사연을 담아 마치 모자이크처럼 만들어가듯,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각각의 사연을 안고 있고, 필요에 의해 움직이면서도 식민지 시대라는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괴로워하고 아파한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현실이 그리하다면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수 밖에.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나름대로 발버둥을 친다. 암울한 현실속에서 짓밟혀도 일어서고 다시 짓밟히고 다시 일어서는 민초들의 모습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과 한층  대비가 된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피어나는 잡초처럼 삶에 대한 희망과 욕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철저하고도 잔인하게 덕혜를 무너뜨린다. 사랑하는 정인과 인연을 끊고 강제로 일본남자의 아내가 되었다가 결국엔 ‘미친 여자’로 몰려 정신병원까지 수용된다. 그러나 덕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국은 날 잊지 않을 것이다”는 믿음은 잊지 않았다. 광복 후에, 정부가 조선황족들의 귀환을 막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덕혜는 조국이 잊지 않을 거란 믿음으로 7년 동안의 정신병원 감금생활을 견딘다.

일본으로 끌려온 지 37년 만에 마침내 조국 땅을 밟지만, 이미 때는 늦었을 뿐. 정신을 놓아버린 그녀는 자신을 어릴 적부터 키워준 유모를 보고서도 눈을 맞추지 못할 뿐이었다.

 


잔인하다는 표현보다 더 잔인한 표현이 있다면 일제시대를 비유해쓰고 싶을 정도로 울분이 치민다. 그녀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존재였고, 어떤 의미였을까? 아버지의 나라, 내 나라? 그리움? 슬픔? 원망? 나라를 그리워하는 마음, 슬픔, 절망 등의 온갖 감정등이 가득 쌓인 그녀는 정신이 온전할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늘 마음을 편케 가져야 한다고, 마음을 편히 가지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세상이 잘 보일 것이다라는 고종, 아버지의 말을 기억했던 덕혜.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일본으로 끌려간 후에도 그녀는 정말 그 말이 맞을 줄 알았다.

세상이 흔들려도,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괜찮을 줄 알았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가만히 있었지만, 그녀의 주변 모든 것들이 그녀를 흔들어서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외동딸까지 자살을 하고, 백작과는 이혼까지.

여자의 삶으로서도, 어머니의 삶으로서까지 모든 게 비극이었던 그녀의 인생.

 

그녀의 인생을 누가 기억할까. 수십년이 지나 이제야 그녀의 인생을 어렴풋이 떠올려본다. 그 시절 아픔과 눈물이 녹아있었던 그녀의 삶. 이제와서 그녀를 떠올리며 눈물 짓는 것이 너무나도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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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1.04 11:28

    첫댓글 이 분의 이야기를 역사스페셜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비참했다..ㅜㅜ

  • 작성자 11.01.09 20:13

    맞아요~~ ㅠㅠ
    너무나 슬픈 역사.. 그리고 슬픈 인생..ㅠㅠ

  • 11.01.04 12:21

    저도 이책을 읽으며 참 답답함을 많이 느꼈답니다. 슬픈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싶기도 하고..
    권력이 뭔지.. 참 한여인의 삶이 너무 안타가웠답니다.

  • 작성자 11.01.09 20:13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속상하고 슬프기도 해서요..
    다신 이런 역사는 없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 11.01.04 13:17

    세상이 흔들려도 내가 흔들리지만 않는다면......참으로 어려운 상황......그래도 우린 힘내자고!!!

  • 작성자 11.01.09 20:13

    ^^ 꿋꿋하게 살아야겠어요!!
    언니두 저두 화이팅!! ^^

  • 11.01.04 22:37

    뭐.. 슬픈여인의 삶이야 한둘이겠느냐 만은.. 이분 정말 안타까운삶을 사신분이죠..

  • 작성자 11.01.09 20:14

    안타깝고 슬프기도 하고..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ㅠㅠ
    애국심이 업업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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