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는 상설 스왑밋과 벼룩시장이 130여 개가 운영중이다. 주말 나들이객들의 눈요기감으로, 지갑이 얇은 서민들의 장터로 인식되던 벼룩시장이 최근 불경기의 여파로 이곳을 찾는 알뜰 고객이 늘면서 다시 옛날의 인기를 되찾고 있다.
이로 인해 정식 매장을 두고 있는 상인들도 벼룩시장에 입점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 주말 ‘벼룩시장의 왕’으로 불리는 로즈보울 벼룩시장을 기자가 다녀왔다.
■ 로즈보울 벼룩시장
2500개 부스 길이 7마일…하루 방문객만 2만 여명
벼룩시장 물건으론 상처와 쌓인 먼지가 더 자연스러운 법. 새주인을 만나 때빼고 광내서 제2의 삶을 살게 되리라. 조개껍질(위)도 낡은 레코드도 '명품'대접을 받는다. |
대학 풋볼 결승전이 열리는 로즈보울 경기장 앞 드넓은 주차장이 매달 둘째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벼룩시장으로 변신하곤 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잡는다'고 일찍 가는 사람이 더 좋은 물건을 차지하는 공식은 여기서도 통한다. 다만 입장료를 조금 더 내는 게 다를 뿐이지만.
9시 30분 일반 입장시간을 30분 넘겼지만 주차장은 자동차 박람회라도 하는양 겨우 가장자리만 남았다. 궂은 날씨라 찾는 이가 적으리란 생각은 오산이었다. 여전히 매표소에는 줄이 끊이지 않는다.
동네 스왑밋 정도로 생각하고 들어섰더니 초장부터 정신이 없다. 7마일 길이에 들어선 부스만 2500여개 하루 방문객이 최대 2만여명에 이른다니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개장한 지는 올해로 41년이 됐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내도를 받았어야 했지만 어차피 작정한 물건이 없으니 느긋하게 눈요기를 하며 하루를 즐겨도 좋겠다. 버려도 시원찮을 물건들이 새 주인을 만나 새로운 사연을 만들어 가는 풍경은 세상사의 단편에 다름 아니다. 그 모습이 정겹다.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섹션 별로 들어선 품목들이 다르다. 제일 큰 구획을 차지하고 있는 앤틱 섹션은 월 스트리트 저널이 언젠가 북미주 톱5에 꼽았다고 한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각종 수공예품이 몰려 있는 아트&크래프트 섹션이 경기장 뒤쪽에 자리하고 앤틱 가구와 장식품 의류와 주얼리 골동품 등이 앞쪽을 차지하고 있다.
장식용으로 좋을 아프리카 민속공예품도 눈에 띄고 지금은 첨단 음향기기에 밀려 기억 저편에 자리한 레코드(LP)도 버젓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밥 딜런 레코드가 7달러 도대체 존재 자체를 알기나 할까 싶은 젊은이들이 '명품'을 고르느라 난리다.
낡은 밴에 기대 앉은 흑인 노부부는 소울 블루스 음악이라고 쓴 종이 팻말을 앞세우고 낡은 카세트 테잎이랑 비디오 테잎을 잔뜩 내놨다. 팔리거나 말거나 아랑곳 않는 노부부의 여유가 평화롭다.
가끔씩 한인 상인들도 눈에 띈다. 랜초 쿠카몽가에 처음 나왔다는 부부는 자동차 등받이와 샤핑카트를 팔고 있다.
16년 동안 매달 걸르지 않고 나왔다는 '리버사이드 그린하우스'의 진철주씨는 각종 화초와 나무를 판다. "16년 동안 나오다 보니 부모따라 나오던 아이들이 결혼해서 이제는 제집을 꾸미느라 다시 찾는다"며 16년 이력을 자랑한다. 이곳의 한인 상인들은 5명 내외라고.
출출하면 푸드 코트에서 '충전'도 하고 로즈 보울에 들어가 유서 깊은 경기장도 둘러 볼 수 있다. 전체를 둘러보기에는 하루해가 짧다.
그런데 왜 하필 '벼룩'일까. 벼룩이 들끓을 만치 낡은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라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벼룩 끓듯이 많이 몰려서. 둘 다 맞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벼룩시장의 정설이 그렇다.
오리지널은 1885년 개장해서 올해까지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로 꼽히고 있는 프랑스 파리 남부 교외의 생투앙 벼룩시장이다.
싼값에 사들인 골동품이 의외의 진귀한 귀중품으로 판명되기도 하고 닦아서 광을 내니 집안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기도 하는 것이 벼룩시장의 매력 아니겠는가.
이들 장터에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찾는다고 하니 눈 부릅뜨고 훑어볼 일이다. 마돈나 우피 골드버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벼룩시장의 단골들이란다.
알뜰족들의 살림마련 장터로 주말 나들이터로 안성맞춤인 남가주 일원의 대표적인 벼룩시장을 알아본다.
■ 샌타모니카 공항 골동품 시장
샌타모니카의 공항 주차장에서 매달 첫번째.네번째 일요일 오전 8시~오후 3시까지 열린다. 주 취급 품목은 빅토리아 시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의 가구 카펫 회화 보석 등 고급 골동품들로 특화돼 있다. 이 분야의 벼룩시장으로 '베스트 10'에 든다.
입장료는 첫째 일요일은 4달러 넷째 일요일은 오전 8시부터는 5달러이나 오전 6시 조기입장은 7달러다. 16세 이하는 무료 주차도 무료.
▷주소:3090 Airport Ave. Santa Monica
▷문의:(323)933-2511/www.santamonicaairportantiquemarket.com
■ 토런스 앤틱 시장
매월 넷째 일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골동품 가게들이 모여 있는 사토리 애비뉴에서 열린다. 1998년에 시작해서 180여 골동품상들이 제각기 독특한 물건을 준비하고 있다. 입장료와 주차 무료.
▷주소:1317 Sartori Ave. torrance
■ 벤투라 벼룩시장
벤투라 앰트랙 기차역 맞은편 바닷가 근처 벤투라 카운티 페어그라운드(Ventura County Fair Grounds)에서 열린다. 부스는 500여개. 올해는 이달 25일 6월 20일 9월 26일 11월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개장한다. 9시부터인 레귤러 입장료는 5달러이나 6시부터 9시 조기입장료는 10달러다. 어른과 동반한 12세 이하는 무료.
▷주소:10 W. Harbor Blvd. Ventura
▷문의:(323)560-7469/www.rgcshows.com
■ 오렌지카운티 마켓플레이스
코스타 메사의 OC 마켓 플레이스에서 매주 토.일요일 오전 7시~오후 4시까지 열린다. 4마일 구간에 생필품을 비롯해서 의류 보석 골동품 가구 등을 취급하는 1100개 부스가 늘어서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 최대 1만 5000여명에 이르는 오렌지 카운티 지역 최고의 주말 장터로 자리잡았다. 일반 마켓에서 찾아보기 힘든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싸게 파는 파머스 마켓도 들어서고 역시 다른 벼룩시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거리 공연도 풍성해서 가족 주말 나들이로도 손색이 없다.
입장료는 2달러 12세 미만은 무료. 주차도 무료다.
▷주소:88 Fair Dr. Costa Mesa
▷문의:(949)723-6616/www.ocmarketplace.com
■ 다저스구장 벼룩시장
6월 20일 다저스구장에서 벼룩시장이 첫 개장이 예정돼 있다. 빈티지 골동품 수집품 신상품 섹션으로 마련되는데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료는 레귤러 5달러 오전 7시 조기입장은 10달러다. 12세 이하는 무료. 두 번째 개장은 9월 18일.
■아나바다 장터, 24일(토) 베렌도 중학교
중
앙일보ㆍ중앙방송, IS 일간 플러스, 조인스가 공동 주최하는 아나바다 장터가 다음 주 토요일(24일) 한인타운의 베렌도 중학교에서
열린다.
아번 아나바다 장터는 단순히 물건만을 사고 파는 장터를 뛰어넘어 무료 잡페어와 건강검진, 노래자랑 등을
이웃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명실상부한 범커뮤니티의 행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판매자도 한인은 물론 히스패닉, 흑인 등
타인종 커뮤니티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펩시콜라, 맥도널드 등 주류기업의 구인담당자들이 직접 찾아오는
잡페어,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치과 진료와 혈액검사 등 각종 진료 서비스를 하는 건강검진, 컴퓨터 무료 추첨 행사 등으로 인해
벌써부터 참가 열기가 뜨겁다.
이외에 한인과 라틴계의 엔터테이너가 총출동해 펼치는 노래자랑, 태권도 시범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장소:베렌도 중학교(한인타운 11가와 베렌도) 1157 S. Berendo St. LA
▷
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문의:(213)637-7144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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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시간:매월 두번 째 일요일 09;00~16;00
ㆍ입장료:8달러(09;00~15;00)
10달러(08;00~09;00) 15달러(07;00~08;00) 20달러(05;00~07;00) 12세 이하 무료 주차료 무료.
애완동물은 입장이 안된다.
ㆍ문의:(323)560-7469/ www.rgcshows.com
ㆍ가는길:LA
한인타운에서 110번 북쪽으로 끝까지 가서 콜로라도 불러바드에서 내려 좌회전하고 아로요 불러바드를 만나 우회전해서 가면 로즈
보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