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수산>
생선회 코스의 한 정점 요리를 만난 듯한 기분이다. 완전 예약제, 한 끼 한상에 두 팀의 손님을 받고 메뉴 선택은 없다. 손님은 주는 대로 먹는 오마카세 요리다.
손님이 소외된 거 같으나 음식을 받으면 손님을 얼마나 큰 왕으로 대접받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한입 깨물면 숙성회의 마력에 빠져 별세계로 접어드는 기분이다. 음식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 보여준다. 한국식 일식의 쾌거이다.
1.식당얼개
상호 : 서문수산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문로4길 13-2 서문공설시장 1073호
전화 : 064-722-3021
주요음식 : 숙성회 코스요리
2. 먹은날 : 2021.10.6.저녁
먹은음식 : 숙성회코스(1인당 6만원?)
3. 맛보기
아마 일본의 일식 쉐프가 배워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교하나 맛은 단조롭고, 양도 적고, 비싸고, 이런 이미지로 기억되는 일본음식, 음식 덕분에 여행이 망설여지는 곳, 어디서도 음식은 별차이 없던 곳이었다.
이곳은 이곳을 다시 오기 위해서 제주도에 또 와야겠다고 생각되는 곳이다. 맛도, 종류도, 조리방식도 모두 음식에 이런 경지가 있구나, 싶다. 일식의 단조로움을 이렇게 화려하게 풍성하게 편안하게 바꿔놓을 수가 있구나. 청출어람의 극치이다. 제주라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톳과 꼬시래기 등 해초를 곁들이면 회 맛이 더 풍성해진다. 전어와 갑오징어가 보인다. 전어는 된장양념장에 더하면 맛을 더한다.
더덕과 우유주스를 먼저 마시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연어스시, 숙성연어라서인지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것이 활어회와 다른 느낌이다. 색깔도 좀 진한데 식감이 전혀 부담이 없다.
명이나물
성게내장소스
갑오징어스시
성게알과 연어알을 고명으로 한 참치스시
딱새우장. 장국물에 밥 말면 한 그릇도 먹을 거 같다. 맑고 시원하고 매콤하고 부드러운 국물 맛, 새우살에 응축되어 있다.
보말전복죽. 새우장의 새우와 함께 먹으란다. 보말죽도 새우장도 낯설다. 맛은 편안하면서도 오지다. 새우장의 새우는 반으로 쪼개져 쉽게 살을 들어낼 수 있는데, 새우살이 탱탱하면서도 양념맛을 머금어 더 싱그러워졌다.
계란말이밥. 약간 시고 단 맛이 밥을 끌어 안은 계란말이다. 계란에 새우를 갈아 넣어 오묘한 맛이 난다.
새우초밥
새우와 참치회, 호박 가지 등을 살짝 익혀 새콤하고 연한 간장 소스에 내왔다. 사소한 모든 요리도 맛에 있어서 조연은 하나도 없다.
선명한 색상의 대비에 우선 눈부시다. 빨간 게딱지와 초록 부추와 파란 접시, 현란한 색상에 우선 호기심이 인다. 도대체 얘는 무슨 음식일까.
꽃게우동볶음. 잡채로도 하지만 이번에는 우동을 곁들여 볶았다. 꽃게맛이 이 정도로 자연에 가까우면서 풍성하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금태초밥. 맛이 금테 두른 것처럼 대단하다. 통으로 보면 조기맛과도 비슷하다. 이처럼 살짝 구워 내오니 어떻게 이런 고기가 있을 수 있나, 싶다. 불맛에 싱싱한 생선 맛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건 다른 식당에서 먹은 금태구이이다. 금태는 구워도 좋다.
전복소라볶음밥을 김에 말아 먹는다. 전복과 소라가 졸깃한 식감을 낸다. 간도 적당히 품고 있어 볶음밥의 품격을 최상으로 높여준다.
참돔버섯맑은국. 말은 맑은 국이지만 우유처럼 뽀얗고 진한 국물이 보약같이 풍성한 맛을 낸다.
먹는 동안 불편했던 것 하나, 서빙하는 분이 아마 외국인인 듯,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말이 짧아 좁고 소란스러운 실내에서 의사 전달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몇 번씩 되물어도 특히 자음이 불분명하고 복잡한 내용을 구사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실력이라 알아듣기 매우 힘들었다.
이 정도 고급음식을 이 정도 가격에 내려면 인건비 부담은 당연, 이민자 고용은 피할 수 없을 터인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숙제를 안고 왔다.
4. 먹은후
1) 오마카세
일본식 음식점의 요리사가 그날의 재료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오마카세(お任せ)'는 '맡기다, 일임하다'라는 의미이며, 특히 식재료에서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본식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이다. '오마카세'로 주문하는 경우, 손님은 요리사가 그날의 재료로 만들어 주는 임의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다음백과)
*숙성회
활어로 회를 떠서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냉장하여 숙성시켜 먹는 회로 선어회의 일종이다. 숙성기술이 발달한 일본에서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회를 떠서 바로 먹는 활어회를 선호한다.
2) 서문시장 구경
서문시장에서는 요즘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인근 맛있는 고깃집에서 고기를 사다 바로 옆 건물의 식당가로 가서 구워먹는 것이다. 맛있는 고기를 싼값에 먹을 수 있어 인기이다. 뭍에서 활어를 아랫층에서 사다 윗층에서 상차림비를 주고 식사를 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이다. 여기서는 생선이 너무흔해 고기를 그렇게 하니 서로 주고받는 대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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