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사상 : 노자(老子), 장자(莊子)를 대표로 하는 제자백가
즉, 노자는 도(道), 무위자연(無爲自然), 겸허, 부쟁(不爭), 상선약수(上善若水), 소국과민(小國寡民) 등을, 장자는 정신적 자유의 경지인 제물과 물아일체
도가사상은 노장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철학사상으로 인간의 현실적 타락과 무지의 근거를 찾아 그것을 척결해 내고, 자연의 실상을 깨달은 참지혜를 통하여 무위(無爲)의 삶을 추구하는 사상 경향을 말한다. 이를 보통 무위자연사상이라고도 한다.
우리 나라에 도가사상이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이다. 기록에 따르면 고구려에는 624년(영류왕 7)에 들어왔고, 신라와 백제에도 그 무렵을 전후하여 유입되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도가사상이 신도사상(神道思想) 내지는 선도사상(仙道思想)으로 대표되는 민족고유사상과 자연풍류사상의 바탕 위에서 도교와 분명한 구분 없이 혼합된 형태로 받아 들여 이해되어 왔다.
주목할 점은 도가철학을 유가의 이기구조에서의 ‘기’, 즉 형이하의 현상적 존재만을 전부인 것으로 인식하는 철학이라고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가에서 다루는 ‘기’가 과연 그러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 도가의 ‘기’는 ‘이’와 상대가 되는 ‘기’의 의미를 지닌다기보다는 오히려 유가의 ‘이’ 이상으로 모든 것의 근원인 형이상적 실체이며 본질인 동시에 ‘현상 그 자체’인 궁극적 실재이다.
-노자
노자는 도가사상의 창시자이다. 이름은 이이(李耳)이고, 자는 담(聃). 노담(老聃)이라고도 불린다. 춘추 전국 시대 초(楚)나라 출신이다. 노자는 춘추 시대 말기 주(周)나라의 장서를 관리하는 관리였다. 공자가 젊었을 때 낙양으로 노자를 찾아가 예(禮)에 관해 설파했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주나라가 쇠퇴하자 은퇴하기로 결심하고 속세를 떠났다고 한다. 그 와중에 문지기의 부탁으로 2편의 책을 써 주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노자》라고 하며 도덕경(道德經)이라고도 한다.
노자는 당시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상을 유가사상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사회의 혼란 원인이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사물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에 근원한다고 한다. 이로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사회 제도 때문에 혼란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본래 순수하고 소박한 자연의 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하여 사물의 겉모습을 판단하게 되고, 오해로부터 시작된 사물의 겉모습에 이끌려서 사물의 본질이나 가치를 바르게 바라보지 못한다고 보았다.
노자의 저술 〈도덕경〉을 살펴보면, 노장 사상의 핵심은 '무위자연(無僞自然)'이고, 그것은 '도(道)'라는 개념으로부터 창출된다. 노자가 말하는 도는 모든 만물의 근원으로 보고 있다. "대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강조되고, 지혜가 발달하면 크나큰 거짓이 판을 치고, 육친이 화목하지 못하면 효도와 사랑이 생겨나고, 나라가 혼란에 혼란하면 충신이 배출된다."라는 노자의 말에서 자연에 거스르는 모든 인위는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고, 여기저기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자연스레 해결된다고 보게 되는 것이다. 인위가 소멸하면 즉, 인간의 삶이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무위'이다. '무위'는 자연에 거스르는 것, 즉 부자연스런 행위를 조금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노자가 말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위자연으로 대변된다. 즉, 도의 흐름에 따라 자연히 이끌리는 삶을 살아갈 때 인간은 고통과 혼란 없이 초연히 살아갈 수 있다고 보았다. 도에 거스름 없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이상적인 삶이라 여긴 것이다.
--> 도덕경 : 노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책. 무위자연의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나라와 관련해서는 '삼국사기'에 처음 관련 기록이 보인다. 규장각도서.
-장자
중국 고대의 사상가인 제자 백가로 노자와 함께 도가사상을 발전시킨 대표적인물이다.
성씨는 장(莊)이고 이름은 주(周)이다. 춘추 전국 시대 송(宋)나라 출신이다. 유학의 맹자(孟子)와 거의 비슷한 시대에 활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자는 노자와 마찬가지로 도(道)를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라고 여기고, 도는 어떤 목적을 욕구하거나 사유하지 않는 무위(無爲)를 의미하고, 또한 도는 스스로 자기존재를 발전시키며 저절로 발생하므로 자연(自然)스럽다 보았다.
장자는 도의 지배아래 만물은 모두 하나이며, 만물을 차별하는 것은 인간의 조그만 지혜 때문이라고 여기고, 만물을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야 말로 큰 지혜에 속한다고 보았다. 즉 인간의 오감으로 얻어지는 지식은 인간의 관점에서나 가능한 상대적 지식이라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관점에서 사물을 판단하는 것은 편견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 편견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평화롭고 자연과 하나 되는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이 무차별의 경리가 바로 제물이다. 제물이란 모든 만물은 가지런하다 즉, 모든 가치적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는 의미로 도의 흐름 속에서 만물은 하나라는 것이다. 제물의 관점에 이르게 되면 개인의 자아에서 형성되는 편견에서부터 탈피하여 인간의 인식 속에서 존재하는 대립을 해소하고, 모든 만물은 평등하다고 인식하며 사물을 차별하지 않는 정신적 자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제물에 이르게 되면, 모든 대립이 해소되고, 만물이 고루 보이며, 인간을 구속하고 있는 갈등도 해소되게 된다고 보았다. 제물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좌망과 심재를 통한 수양이 필요하며, 이 수양 과정을 통해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지인(至人), 또는 진인(眞人)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