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쥐 나는 콩나물 대가리 !
악보에 뜻 모르는 복잡한 표시 !
"2006년 말에 전통차사랑모임 송년회에서 아시는 분이 색소폰을 가지고 오셔서 멋지게 연주 하시는거에요. 그때 그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악기 하나 다루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못했던 아쉬움이 의욕으로 불쑥 솟았습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장수당약국을 운영하는 임형균 약사(52·경기지부 한약정책단장)의 색소폰 입문기는 이렇게 단순했다.
평소에도 음악을 좋아해 즐기고 있다는 임 약사가 색소폰을 배운지는 3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엄두가 나지 않아 기회를 통 내지 못했지만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임 약사를 색소폰 앞으로 인도했다.
용감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알토 색소폰을 택배로 받아 놓고보니 참으로 암담했다고 한다.
"조립하는 법도, 리드 끼우는 법도, 소리내는 법도 생판 몰라 고민을 많이했어요. 그렇다고 생업인 약국을 포기하고 학원 가서 배울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교본을 사고 그림을 보며 조립을 하고 불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색소폰 만든 사람도 있는데 그까짓 것 나도 못할 것 없다는 심정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이렇게 시작한 색소폰은 현재 독주 연주회를 개최할정도로 실력이 붙었다. 임 약사는 부천시분회 자선행사, 노인병원 자선 공연, 의왕시분회 음악회 등 60여 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
그리고 얼마전 100여명의 지인들을 모아놓고 인천 남구 장수동 소재 사랑채에서 색소폰독주회를 개최했다.
임 약사는 올해 색소폰을 배우고 싶어 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동료들인 홍정식(인천) 김학용(시흥) 이경덕(부천) 김진홍(안양) 약사들과 함께 붐붐팜 색소폰 동아리를 만들었다.
매달 한번씩 모여 서로의 연주실력을 체크하고 함께 연습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붕붕팜 동호회 회원들과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를 연주할줄 아는 약사님들을 모아서 함께 한 무대에서 불우이웃돕기 자선 콘서트를 열계획입니다."
"잘 산다는 개념은 좋은 집에서 잘먹고 잘입는 다는 것이 아닙니다.절대 빈곤이 해결되고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는 요즘 시대에는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도 재물이나 명예를 기준으로 삼기 보다는 삶의 질을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그리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을 위한 봉사와 자기만족을 위한 취미생활을 잘해야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리 약사는 취미를 하나쯤 가지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사님들이 약국을 경영하면서 관련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이를 풀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많은 활동들을 하지만 제경우에는 색소폰을 한 번 불면 30분 동안을 악보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마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번에 다 날아갑니다. 또 음악의 멜로디가 제 마음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약국에 색소폰 연주시설을 갖춰놓고 틈 날 때마다 연습한다는 임 약사는 동료약사들에게도 색소폰 연주에 빠져 보라고 권했다.
한편 임 약사는 음악인 가족이다.
장남인 동국군(23)은 러시아 음악대학 차이코프스키 콘소바토리에서 첼리스트로, 차녀인 보아양(21)은 바이올린니스트 유학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