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손 태백물닭갈비>
춘천 닭갈비가 여기까지 왔나 했더니 많이 다르다. 태백닭갈비는 국물이 많아 거의 찌개수준이고 자극적이지 않다. 태백광부들에게서 유래한 음식 유래도 춘천과는 완전 다른 자생적인 음식이다. 닭갈비라는 이름만 같은 태백물닭갈비, 맛은 훨씬 부드럽고 먹기 편하다.
1. 식당대강
상호 : 엄마손 태백물닭갈비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황지연못길 9 1층
전화 :
주요음식 : 닭갈비
2.먹은날 : 2024.8.18.저녁
먹은음식 : 물닭갈비 11,000원 우동사리 2,000원
3. 맛보기
궁핍한 시절 광부들이 비싼 소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값이 싼 닭고기에 국물 많이 넣고 이것저것 넣어 끓여먹던 음식이라고. 그렇게 그들은 목에 걸린 석탄가루를 넘겼다. 구운 닭고기에서 출발한 춘천 닭갈비가 아직도 굽거나 바특하게 졸이고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을 위주로 하는 것에 비해 이 물닭갈비는 부드럽고 먹기 편해 목에 술술 잘 넘어간다. 그래야 석탄가루가 넘어가지 않았겠는가.
소종래도 음식도 다른데, 닭갈비라는 이름이 같은 것은 이미 알려진 비슷한 음식 이름을 편하게 사용한 탓이 아닌가 싶다. 이 비슷한 음식을 다른 곳에서는 닭매운탕, 닭볶음탕 등으로 부르는데 이것보다는 국물이 적은 공통점이 있다. 태백닭갈비는 찌개같은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다.
닭요리의 편차가 이렇게 여러곳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곳의 음식은 태백 광부라는 아픈 이름의 서사가 더해져 더 애틋해진다. 따져보면 널리 퍼져나갈 요인을 다 갖추고 있다. 저렴한 재료에 누구나 거부감없는 식재료에, 쉬운 조리법에, 부담없는 맛까지 다 갖추었다. 거기다 서사까지 갖추었다.
사실 서민의 요리가 아니면 널리 유포되기 어렵다. 이것은 한차례 다루어 쓴 적이 있다. 서민의 음식이 흑인의 음식이 왜 유행하는지, 그것이 음식에서의 대등성을 어떻게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광부라는 직업, 서민이 쉽게 돈을 만질 수 있는 일자리가 광부였는데, 광산이 산이 많은 강원도에 주로 집중되어 있으니 광부는 이곳의 직업이었다. 이제는 박물관에나 남은 직업문화가 박물관 밖에서는 이런 음식으로 만나는 셈이다.
남불의 브이야베스도 비슷한 음식이다. 어부들이 팔다남은 생선을 이것저것 넣고 끓여먹은 데서 유래하여 이제는 세계적인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튜가 되었다. 아픈 역사는 간 곳이 없고 프랑스의 세계적인 음식이라는 영광만 남은 음식이다.
태백의 물닭갈비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럴 때 춘천의 닭갈비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밀고 당기며 널리 알려질 테니까. 브이야베스의 본고장 마르세이유에 가보니 이미 사양음식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다른 고장에서는 그곳의 음식이라고 이름이 높다.
물닭갈비의 본고장 태백에서는 아직고 최고 인기로 성업중인 음식이라 더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는데 이 글이 벽돌 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
닭고기 단백질에 탄수화물이 더해져야 식사의 온전성이 해결되는 법. 여러 선택지가 있다. 밥을 비벼먹을 수도 라면을 넣을 수도 칼국수나 떡을 넣을 수도 여기서는 우동면을 넣었다. 굵직하고 퍼지지 않은 면이 국물맛을 담아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곁반찬은 평범한 찬으로 특별한 맛을 내지는 못했다. 무생채가 무난하고 좋았다.
야채는 깻잎을 주종목으로 해서 부추, 파, 팽이, 감자 등등 다양하게 들어가서 좋았다.
맵지 않은 맛을 고른 덕분인지 맵지 않고 짜지도 않고 부드러운 맛이 국물뿐만 아니라 닭고기도 부드럽게 해서 맛잇게 끝까지 먹을 수 있었다.
4. 맛본 후 :
황지 구경
작동강 발원지 황지가 바로 곁에 있다. 낮과 밤이 다른 분위기여서 식사 전후로 돌아보면 서로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적인 설화인 장자못 전설도 황지를 더 즐겁게 돌아보게 한다. 별도의 항목으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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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태백 가서 한우만 먹고 물닭갈비는 먹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태백에 가면 꼭 먹어보겠습니다. 물닭갈비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