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도 호랑산 ~ 시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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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코스는 경북 청도군 매전면 용산리 버스정류소을 출발해 용산교~250m 삼각점~영천 최씨 묘~호랑산 정상~561봉~628봉~청도CC 진입로~중산봉~시루봉~안부~삿고개~용산교를 거쳐 다시 용산리버스정류소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방식이다. 총 거리 15.5㎞에 이동 시간 4시간 30분, 휴식까지 포함해 6시간 30분쯤 걸린다.
기점은 용산리 버스정류소이다. 삿갓마을 진입 도로를 따라 불령사 방면으로 들어간다. 과수원 사이로 난 농로를 따라 20분쯤 걸어 들어가면 콘크리트 다리인 용산교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불령사 이정표 10m 앞 3시 방향으로 난 우측 샛길을 따라 들어간다. 다리 건너 왼쪽은 삿고개마을에서 하산하는 길이다.
산꾼들이 별로 찾지 않는 코스다 보니 초반에는 길이 다소 흐릿하고 거칠다. 급경사 오름길로 등로는 크게 왼쪽으로 이어진다. 철성 이씨 묘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간벌된 소나무 더미를 헤치고 3분쯤 들어가면 길은 그제야 뚜렷해진다.
영하의 날씨에도 여전히 생기가 넘치는 파릇파릇한 솔숲이 심신을 차분히 가라앉혀 준다. 서리를 맞아 하얗게 탈색된 억새와 대비된다. 재선충의 맹습을 비껴간 보기 드문 청정 지역이다.
솔가리 깔린 오르막 능선을 25분여 오르면 솔밭 사이로 해발 고도 250m를 나타내는 삼각점이 있다. 능선 우측으로는 송이버섯 채취를 위한 철제 울타리가 둘러쳐 있고, 왼편은 급비탈이다. 7분 뒤 정면 100m 앞에 불령사 진입 임도가 보이는 갈림길에서 봉분이 있는 우측 길로 올라선다.
3분 뒤 영천 최씨 묘를 지나면 고개 뒤로 삿갓마을과 마을 저수지인 용연지가 내려다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된비알이다. 능선이 지그재그 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냅다 치고 올라가야 해 종아리가 팍팍해지고, 코가 무릎에 닿는다. 30분여 비탈을 쉼 없이 오르면 중간 중간 옹골찬 바위 무더기를 비껴가면서 능선은 한결 누그러진다.
헐벗은 굴밤나무와 상수리나무 숲을 지나면 삼각점이 있는 호랑산 정상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 기본도에서는 호랑산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인근 마을 주민들은 대개 '효양산(孝養山)'이라 부르고 있다. 정상은 5평 남짓한 둔덕으로 사방 잡목에 가려 조망이 변변치 않다.
다시 능선을 따라 길을 잇는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낙엽이 길을 덮고 있어 잠시 방심하면 능선을 벗어나기 십상이다. 지난 여름 태풍에 부러진 나무들도 곳곳에서 길을 어지럽게 막아선다. 능선 칼바람이 뺨을 때리고 귀 끝을 매섭게 올려붙인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은 봄, 스산한 음지는 한겨울 날씨다. 산행 중간 중간 계절이 수시로 바뀐다.
호젓한 솔숲 사이를 30분쯤 이어 가면 경차 크기의 바위 2기가 서 있는 곳이 561봉이다. 밋밋한 봉우리라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바위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낙엽 융단길로 들어선다. 10분 뒤 리본 여러 개가 달려 있는 곳이 561봉과 628봉 사이 안부다. 왼쪽은 도선사 지나 밖중산 마을로 내려서는 길, 직진해서 628봉 가는 능선으로 올라선다. 또 한 차례 냅다 지르는 된비알이다. 이 구간은 특히 길이 흐릿하니 촘촘하게 매어둔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25분 뒤 올라서는 628봉 역시 주변 보다 높을 뿐 특색 없는 봉우리다. 628봉을 넘으면 길은 한층 반듯해진다. 15분 뒤 임도와 만나면 청도 오션힐스CC를 왼쪽에 끼고 반시계 방향으로 골프장을 우회한다. 이런 깊은 산속 분지까지 골프장이 들어서 있는 것이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예전 고랭지 채소밭이 있던 자리를 골프장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소나무 숲 사이로 운치 있는 자갈길이 펼쳐진다. 등산화 바닥에 자갈 밟히는 소리가 새삼 감각적이다. 10분 뒤 진주 강씨 재실과 골프장 경비실이 보이면 임도를 버리고 왼쪽 골프장 진입로로 올라선다. 50m쯤 내려가다 11시 방향으로 난 샛길을 타고 다시 능선에 붙는다. 청해 이씨 묘를 지나 낙엽이 수북이 덮인 오르막 비탈을 치고 오른다.
10분 뒤 582m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가 중산봉이다. 능선 왼쪽으로 이어지던 골프장이 시야에서 벗어나면 곧이어 리본이 여럿 달려 있는 막다른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은 부야마을로 내려가는 길, 답사로는 왼쪽이다. 낙엽송 군락을 지나면 12분 뒤 왼쪽으로 비룡산과 호랑산이 보이는 갈림길이다. 그대로 직진해 올망졸망한 바위 여러 기를 지나면 20분 뒤 떡시루를 엎어 놓은 모양의 뭉툭한 바위봉우리가 시루봉(680.7m)이다. 이번 코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모처럼 시야가 시원하게 뚫린다. 서쪽으로 부야마을과 부야저수지를 감싸고 있는 용각산과 선의산, 그 뒤로 대구 비슬산, 최정산, 팔공산이, 북쪽으로는 비룡산과 호랑산이 펼쳐진다. 동쪽으로는 문복산 가지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의 연봉도 확인된다.
시루봉의 산허리를 돌아 내려가면 20분 뒤 안부다. 용각분맥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난 반듯한 길을 따라 삿고개 마을로 내려간다. 30분 뒤 기러기 모양의 솟대들로 치장된 445재가 삿고개 마을 입구다. 이곳은 용당산 시루봉 등에 의해 둘러싸인 용당골의 최상부로 자동차가 온전히 다닐 수 있는 도로도 변변히 없어 사실상의 고립 산촌이다. 전기는 큰고개를 통해 청도읍에서 끌어오고, 전화는 당목을 통해 매전면에서 이어왔다. 한때 12가구까지 살았지만, 모두들 뿔뿔이 흩어지고 지금은 달랑 한 가구가 산장지기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 초입에서 왼쪽으로 꺾어 용산리 방면으로 내려간다.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자갈 깔린 임도를 따라 30분쯤 내려가면 산행 초반에 지나쳤던 용산교에 이른다.
■ 찾아가기
원점회귀 코스여서 자가용이 편하겠다.
부산에서 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밀양나들목에서 밀양·청도 방면으로 빠져나온다. 2분 뒤 긴늪사거리에서 대구·청도 방면으로 우회전해 25번 국도를 타고 간다. 7분 뒤 신곡삼거리에 이르면 청도·매전 방면으로 좌회전, 상동교를 건너면 옥산삼거리에서 운문·매전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동창천을 우측에 끼고 58번 국도를 따라 15분쯤 더 들어가다 불령사 빗돌을 따라 좌회전해 들어가면 기점인 용산리 버스정류장이다. 내비게이션에 '불령사'를 검색하면 된다. 1시간 30분쯤 걸린다.
대중교통편은 열차가 편리하다. 부산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밀양시 상동역에서 내린다. 부산역에서는 오전 7시 50분, 구포역에서는 8시 4분에 탈 수 있다. 55분 걸리고, 요금은 4천300원.
상동역 앞 유천버스정류장(055-352-8039)에서 동곡행 버스를 타고 용산리에서 내린다. 오전 8시 15분, 10시, 11시 55분에 있다. 요금 2천200원.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용산리버스정류장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유천정류장에서 내린다. 오후 4시 5분, 5시 5분, 6시 20분. 상동역에서 부산 가는 열차는 오후 5시 37분, 7시 28분에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