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질 세계
물리적 변화 ; 물질의 본질은 바뀌지 않고 상태만 바뀐다 고체(얼음) ↔ 액체(물) ↔ 기체(수증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하는 데, 그 변화를 물질적, 생물적, 정신적인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물질적인 변화에는 물리적 변화, 화학적 변화, 핵변화가 있습니다. 물리적 변화란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것을 말하는데,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또는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되는 것처럼, 물질의 상태는 바뀌지만 물질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 변화를 물리적 변화라고 합니다. 어떤 물질의 성질을 갖는 가장 작은 기본 알갱이를 분자라고 합니다. 이 분자가 서로 움직일 수 없게 질서정연하게 있을 때 고체라 하는데,
이 컵이나 얼음을 고체라 합니다. 여기에 에너지를 가하면 분자가 조금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는 데 이것을 액체라 합니다. 액체와 고체는 부피상 큰 차이가 없지만, 고체(얼음)는 모양이 정해져 있고 액체(물)는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에너지를 더 가하면 분자끼리 뚝 떨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기체(수증기)라 합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고체(얼음)가 되고,
녹으면 액체(물)가 되고, 끓으면 기체(수증기)가 되지만, 물 분자 입장에서 보면 변화가 없이 상태만 바뀌는 것을 물리적 변화라고 말합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 :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할 뿐이다 얼음이 녹으면 얼음은 없어지고 물이 생겼다 하고,
물이 얼면 물은 없어지고 얼음이 생겼다고 할 수도 있지만, 물이 얼음이 되거나 얼음이 물이 된 것은 다만 상태가 변한 것이고, 그 이름을 달리 부르는 것일 뿐, 무엇이 없어지고 생긴 것도 아니고, 무엇이 생기고 없어진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이것을 불생불멸이라 하는데,
우리는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을 불생불멸이라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생하고 멸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존재가 별개라고(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 상태가 바뀌어 안보이면 없어졌다 하고, 또 바뀌어서 눈에 보이면 생겼다고 하지만,
상태만 바뀌고 실질은 그대로 있기에, 사실은 생한 것도 아니고 멸한 것도 아닙니다. 제행이 무상이기에 불생불멸인 것입니다. 화학적 변화 : 관계가 바뀌어 성질이 바뀐다 물분자(H2O)를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로 변하는 데 이것은 물과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이때 물은 없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없어진 게 아니고 관계가 바뀌어 성질이 바뀐 것입니다.
물리적 변화에서는 상태를 중심으로 관찰하니까 상태가 바뀌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화학적 변화에서는 성질을 중심으로 관찰하니까 성질이 바뀌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원자를 중심으로 해서 관찰하면 변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이니,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없어졌다고 볼 수도 있고, 그냥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관계 맺어져 있다’ 에서 '관계'는 바뀔 수가 있습니다. 관계가 한번 맺어지면 절대 안 바뀌고 영원하다면 제행무상은 맞지 않는 말이고, 관계가 변하기는 하지만 그 자체는 영원한 것이라면 제법무아는 맞지 않는 말입니다.
존재의 세계는 서로 관계 맺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관계는 변하는 것입니다. 집착을 하면 있고 없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제대로 관찰을 하면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물 분자로 있을 때나 수소와 산소 분자로 있을 때나, 수소와 산소 원자는 원자 그대로이지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초를 태우면 초가 닳아 없어진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초가 탄다는 것은 초 안의 탄소와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를 만나 탄산가스와 수증기로 변해
날아간 것입니다. 이때 초와 산소 무게를 더하면, 탄산가스와 수증기의 무게와 같습니다.(질량 불변의 법칙) 즉, 화학적 변화에서 분자는 바뀌지만 원자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핵변화 : 수소원자 두 개가 핵융합하면 헬륨 원자가 된다 이렇게 원자는 불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변합니다. 수소원자와 수소원자가 만나면 수소분자 H2가 됩니다. 그런데 고온 고압의 조건에서 중수소 원자 두 개는 헬륨원자 한 개로 변하는데,
이것을 핵융합이라고 말합니다. 만들어졌다고 표현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변화된 것입니다. 수소가 변하여 헬륨이 된 것입니다. 즉, 원자도 변합니다. 이것을 핵변화라고 합니다.
이렇게 미시세계의 변화도 인식하기 힘들지만, 거시세계의 변화는 더구나 알기 힘듭니다. 우리는 시간적으로 인식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의 변화만 변화로 인식합니다. 산에 가면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도 시간이
지나면 깨져서 돌멩이가 되고, 돌멩이는 자갈로, 자갈은 모래로, 모래는 부서져 흙이 됩니다. 이 흙은 땅속 깊이 들어가 열에 녹으면 마그마가 되고, 마그마가 식으면 다시 바위(화성암)가 됩니다. 그 뜨거운 열 옆에 있다가 성질이 변해서 되는 암석을 변성암이라 하고,그냥 흙과 모래가 높은
압력을 받아 굳으면 퇴적암이 됩니다. 그 바위가 깨지면 돌멩이가 되고 자갈이 되고 모래가 되고 흙이 되고,또 흙이 녹으면 화성암이 되고,
눌리면 퇴적암이 되는 윤회를 거듭하는데, 수 천만 년에서 수 억 년에 걸쳐 변화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대지도 처음에는 편평한데 이것을 원지형이라 합니다. 거기에 비가 자꾸 와서 골짜기가 패이는 시기를 유년기라 하고,
점점 골짜기가 깊어져 삐쭉삐쭉한 산들이 생기면 장년기라 하고, 그 삐쭉삐쭉한 산머리들이 뭉개져 부드러워지면 노년기라 합니다. 그러다가 그것마저도 잘려 편평하게 되어버리면 준평원이라 합니다. 그러면 밑에서 떠받혀 올라와서(융기) 다시 원지형이 되고, 또 유년기가 시작됩니다. 이것을 데이비스의 지형 윤회설이라 하는데 이것도 우리는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별의 일생 : 성간물질 → 수소 결합 → 주계열성 → 거성 →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 옛날 사람은 태양은 본래 있었거나 누가 만들었다고 했지, 그게 생성소멸한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이 우주는 소립자에서 시작하여 핵을 합성하고, 별과 은하를 만들면서 오랫동안 진화해 왔습니다.
소립자란 아직 원자가 되기 이전 상태로, 그것들이 모여 가장 간단한 원자인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 가스가 모여 태양을 이루고, 태양내부에서 수소원자가 헬륨원자로 변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이런 태양이 은하계 우주에 1,000억 개 이상이 있는데 이들을 주계열성이라 부릅니다. 이 태양이 팽창하여 거성이 되고, 그것이 폭발하면 백색왜성,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이 되어 사라집니다. 이것이 별의 일생인데, 워낙 장구한 세월에 걸쳐 변하기에 우리는 상상하기도 힘이 듭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가 엄청나게 오래된 줄 알지만,
문명을 가진 인간은 약 1만년 정도, 사람같은 사람(크로마뇽인)은 15~20만년, 짐승같은 사람(유인원)은 약 300만년, 포유류는 6,000만 년, 생명은 30억년,
지구는 45억 년, 우주의 나이는 138억년 정도 되었습니다. 우주(모든 물질)는 성주괴공(成住壞空, 이루어지고 머무르고 흩어지고 사라짐)한다 부처님은 우주는 누가 만든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라, 성주괴공한다고 하셨습니다. 우주라는 것은 인연을 따라 이루어졌다가 머무르다가 흩어져서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그 옛날 부처님의 말씀을 요즘 현대과학이 하나하나 증명해주고 있는데, 과학이 불교와 같아서 그런게 아니라 과학적인 인식이 불교의 인식과 같아서 그런 것입니다.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진리를 점점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이고, 불법을 공부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진리를 보는 눈이 밝아져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뭐든지 자꾸자꾸 밝혀지는 것이 곧 깨달음이니,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불교에는 도움이 됩니다.
2. 생명 세계 생물은 생로병사(生老病死, 태어났다 늙고 병들어 죽음)한다 우주는 성주괴공하고 인생은 생로병사한다고 했는데,여기서 우주는 모든 물질을 말하는 것이고, 인생은 모든 생물을 말하는 것입니다. 모든 생물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다,한참 젊을 때는 자기가 늙는다고 생각 안하지만,
그도 곧 늙고 병들어 죽습니다. 씨앗이 싹이 트고 성장해서 열매 맺으면 그 열매가 곧 씨앗이다 여기에는 시작도 끝도 없고, 생고 없고 사도 없다
하나의 씨앗이 싹이 트고 성장해서 꽃 피고 열매 맺으면 그 열매가 곧 씨앗이 됩니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사고방식은, 중간의 어느 지점에 선을 긋는 것과 같습니다. 씨앗을 하나 심으면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심으면 또 열매를 맺는데, 이렇게 금을 긋고 여기서 보면 씨앗이라 하고 저기서 보면 열매라 합니다.
선을 그으면 이쪽에서 저쪽을 볼 때는 끝이고, 저쪽에서 이쪽을 볼 때는 시작입니다. 초등학교에서 볼 때는 졸업이고, 중학교에서 보면 입학이 되는 것입니다. ‘죽는다’는 것은 이쪽에서 보니 열매라는 말이고, 저쪽 편에서 보면 태어나는 것입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이것을 깨달으면 생도 없고 사도 없습니다. 시작이 없으니 창조할 일이 없고 끝이 없으니 종말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3. 정신 세계 정신은 생주이멸(生住異滅, 생겨났다 머무르다 달라지다 사라짐)한다
우리들의 생각(정신)은 생주이멸합니다. 한 생각이 톡 일어났다가 쏙 나왔다가 그게 머무르다가 사라져 버립니다. 우주(물질)는 성주괴공하고,
인생(생명)은 생로병사하고, 생각(정신)은 생주이멸 합니다. 정신적인 괴로움이라는 것은 생주이멸이 한 생입니다. 육체를 중심으로 할 때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말하고,생각을 중심으로 할 때는
한 생각 튀어나오는 것이 생이고, 머무르고 달라지는게 늙고 병드는 것이고, 사라지는 게 죽는 것입니다. 찰나에 구백 생멸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정신을 중심으로 해서 한 얘기로, 찰나에 생각이 구백 번을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같이 물질세계나 생명세계나 정신세계는 윤회하며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 변화하는 세계속에서 사는 것이 나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