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영국 런던의 소더비에서 예술작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6500만 1250파운드(약 1197억원)에 팔린 청동 조각상 ‘걷는 사람 1 (Walking Man I)'으로 스위스 출신의 20세기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작품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걷는 사람 1 (Walking Man I)
자코메티의 전성기인 1961년에 제작된 183㎝ 높이에 이르는 실제 남성 크기의 청동 조각상이다. 이 작품은 가늘고 긴 인간의 골격으로 작은 충격에도 금방 부서질 것 같은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코메티는 부자연스럽게 길고 앙상하거나 극도로 작아진 인체 등을 통해 제2차세계대전 이후 불안에 가득 찬 인간형상을 담았다.
소더비는 이 작품의 최고 추정가로 1800만파운드를 예상하고 1200만파운드에서 경매를 시작했지만 10여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8분 만에 6500만 파운드까지 치솟았다. 결국 전화 경매에 참여한 익명의 고객이 추정가의 3.5배 이상을 불러 종결된 것이다.
이 작품은 독일 드레스너방크가 1980년대 초에 사들여 지난해 은행을 인수한 코메르츠방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경매에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미술작품 최고경매가는 2004년 뉴욕 경매에서 1억 416만 8000달러에 팔린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었다. 이 때도 익명의 고객이 낙찰받았는데 아직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술계는 이번 낙찰이 금융위기와 함께 침체에 빠져있는 미술품 시장에 활기를 넣어줄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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