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양날의 검
“교육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입니다.” 지난 학기 교육 사회 수업시간, 나의 머리를 강하게 때렸던 교수님의 말씀이다. 교육의 문제가 결국은 사회의 문제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언제나 중요한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네 교육은 어떠한가? 다른 선진국 국가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우리 교육은 뛰어나고 체계적이며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는가? 나는 이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고 싶다.
교육의 주체는 다름 아닌 학생이다. 교육과정과 교육현장에서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은 학생이 주체인 교육을 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아직 학생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주체적으로 탐구하는 교육이 아니라 교사와 교육과정에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동적인 교육의 반복으로 교육계에는 대책의 목소리를 냈고, 교육부는 일명 ‘고교학점제’라는 정책을 내놓았다.
기존의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정해진 과목들을 학생들이 수강하고, 요건에 충족되는 출석일수와,수업시수를 채우면 졸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이 하여금, 스스로 원하는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는 그렇지 않다. 조금 더 세분화된 여러 가지 선택과목들이 있고, 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과목만을 선택해 수강한 뒤, 일정 학점을 충족하면 졸업요건이 채워지는 형식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현재의 교육과정과는 달리 학생들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학생들은 직접 자신들이 원하는 강좌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학습이 가능하고, 학습의 질 또한 상승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러한 고교학점제에도 몇몇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선택과목 개설의 문제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완벽하게 살리는 것은 바로 다양한 교과목이 개설되는 것이다. 그러나 농촌 지역 학교, 혹은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는 이 점이 충족되기 어렵다. 학생들의 수가 적다면, 그만큼 학생들이 각기 원하는 교과목을 모두 개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결국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고, 도시의 대규모 학교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있다. 둘째,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흥미와 적성을 강요하게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고등학교 3년, 그 시기의 학생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자아를 찾는 과정을 밟는다. 아직 자신의 자아정체성조차 제대로 찾지 못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찾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양날의 검’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장점을 잘 살린다면, 학생들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존중하고 교육현장에서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되고 오히려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할 수 있다. 앞서 교육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라고 했던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교육이 중요한 것에 비해, 교육에 있어 무관심한 사람들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이 존재한다. 고교학점제는 당장 우리 세대의 동생들, 자녀들이 직접 마주할 것이기도 하지만, 고교학점제라는 단어조차 생경한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교육에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이를 고치고 더욱 개선해나가며, 사회를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겠지만, 나는 그런 사회가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