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기모임
1. 일시 : 2024.7.22.(월)
2. 참석인원 : 6명
3, 선정도서 : 줄리안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The sense of the Ending)”
4. 작가 및 책 소개
- 줄리안 패트릭 반스는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 모들린칼리지에서 근대유럽어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 옥스퍼드 영어사전 편찬자로 일했다. 그 후 문학편집자, 영화평론가로 활동하였고 현재는 전업 작가이다. 1981년 {매트로랜드}로 서머셋 몸상, 1986년{플로베르의 앵무새}로 프랑스 메디치상, 1992년 {내 말 좀 들어 봐}로 프랑스 페미나상, 그리고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 본 작품은 인생에서 기억과 그 기억이 가지는 불확실성에 대해 의미있는 메세지를 던진다. 소설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번째 부분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토니 웹스터가 젊은 시절을 회생하는 내용이며, 두번째 부분은 현재의 토니가 과거의 사건들과 직면하며 그의 기억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5. 중요 등장인물 및 나눈 이야기
- 주인공 토니는 자신을 꽤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면서도, 친구 애드리언과 전 연인 베로니카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자신의 비겁한 행동을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는 그냥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같은 인물이다. 토니의 대학시절 연인이자 후에 토니의 우상인 절친 애드리언과 사귀게 되는 베로니카는 지적이고 매력적이지만 (토니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애드리언은 토니의 고등학교 친구로 매우 지적이며 철학적인 인물로, 토니와 베로니카와 삼각관계를 이루며(토니 생각에), 그의 자살은 소설의 중심 갈등 요인이며 애드리언의 죽음에 감춰진 비밀과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이야기의 흐름이다. 사라 포드는 베로니카의 어머니로 토니에게 자살한 친구 애드리언의 일기와 돈 500파운드의 유산 남기면서, 토니가 과거의 사건, 왜곡된 기억과 마주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소설에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로 종종 영화나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인물이다. 그 외 토니의 전부인 마가렛은 이혼 후에도 토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조언도 해주는 균형감 있는 괜찮은 인물이다.
- 소설의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그야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어서, 책을 읽는 나 자신의 독해력에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그래서 다시 읽으며 (작가는 맨부커상 심사위원들이 분량이 너무 짧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이 책은 다 읽고 바로 다시 읽기 때문에 실제분량의 두배이다’라고 답했다는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음)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을 찾아 보려고 노력하니, 처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화자인 토니의 기억에 의존한 서술이다 보니 독자도 토니의 왜곡된 기억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토론하는 중에도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회원들간 이해가 달랐다. 예를 들면 토니와 베로니카가 헤어지게 된 이유와 시기(베로니카의 혼전 순결주의 문제인가 토니가 무의식적으로 임신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관계의 진전을 막은 비겁함이 문제였나), 애드리언과 사라포드의 관계(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그러나 당사자는 서로 사랑한 관계였는가, 아니면 사라의 연하성애 성향과 유혹에 애드리언의 모성결핍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잘못된 결과를 빚은 것인가), 고등학교시절 자살한 놉스와 에드리언의 자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외면적으로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따른 사회적 비난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책임 회피성 자살은 동일함). 애드리언이 똑똑하고 철학적이었기에 그의 자살을 단순히 사회적 비난과 압박으로부터의 도피로 보는 것은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에드리언은 계획적으로 자살을 추진했으며 철학적 성찰, 어쩌면 잘못된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죽음으로 바로 잡은 용기있는 행동 또는 에로스와 티타노스의 긴장상태가 무너지고 티타노스가 승리한 것인가
-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기억의 본질과 그 왜곡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상대방과 나의 기억이 정반대여서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확신이 안선다. 아마도 내가 고민하고 하려고 했던 일이지만 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기억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든다. 착각은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하지 않았나! 살아남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기억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것이리라.
그러니 우리의 기억이 사실이나 진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마음 한켵에 남겨두자.
그래서 타인과 의견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분쟁이 있을 때 자신이 옳다고만 주장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는 지혜와 용기와 여유를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