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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손광성의 수필 쓰기
저- 손광성
출- 을류문화사(2009.10.20.330쪽)
독정-2019. 9. 29
독감:
근간에 수필집을 열권 이상 읽었다. 그 가운데 수필 이론을 수필로 맛깔스럽고 딱 맞는 비유로 전개한 수필이 바로 손광성 수필가의 이 책이었다.
<아름다운 수필의 요건>-통일성, 일관성, 완결성, 경제성, 명료성, 균형에 대한 설명이 그렇다. ① 통일성-한 접시에 두 가지 음식을 담지 말자(잡다한 주제와 제재-불)
② 일관성-냉수에도 차례가 있다. ③ 완결성-작은 구멍이 큰 둑을 허문다. ④ 경제성-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윤을-필요한 만큼의 단어로 ⑤ 명료성: 진실은 난해하지 않다. 정평있는 명문들은 모두 명쾌하다. ⑥ 균형- <수필의 황금분할>
남들이 하는 너절한 이론의 단어들 조합이 아닌 딱 맞는 비유법이 품격을 말해준다. 그리고
두보는 퇴고를 많이 한 시인이다면서
語不驚人이면 死不休라(어불경인 이면 사불휴라)
경-놀랄경
즉, ‘내 시가 남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죽어서도 쉬지 않으리라’는 작가의 정신은 죽기 전까지로 목표를 제시했던 내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천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결의는 검광처럼 서슬이 시퍼렇다.
1. 통일성-한 접시에 두 가지 음식을 담지 말자(잡다한 주제와 제재-불)
2. 일관성-냉수에도 차례가 있다.
(공간 배열-먼곳에서 가까운데, 안에서 밖으로-그 반대로
시간 배열-과거-현재-미래나 역순
<다시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이호우>
A ① 요새 자주 할매가 들려주던 이야기 생각난다.- 현재-사실
② 할매 이야기들은 모두 나를 옳은 사람으로 만들것들 - 현재-긍정 의견
③ 호랑이도 무섭지만 한 호알이가 아니라 의로운 호랑이를 예로 들었다 현재-긍정 의견
④ 중을 졸업하며 할매 이야기, 케케묵은 것이란 생각 과거-부정 의견
B ⑤ 우리 조상이 후손을 위한 애정이 눈물겹다 현재 -긍정 의견
⑥ 할머니 이야기들, 너절한 말들이라 생각했다 -과거-부정 의견
⑦ 조상의 후손 위한 배려가 눈물겹다 현재-긍정 의견
⑧ 할머니 이야기가 유익한 것이었다 현재-긍정 의견
⑨ 조상의 후세 위한 배려가 알뜰했다 생각 현재-긍정 의견
*작가의 태도-긍정도 부정도 아니고 사실을 말안 문장은 ①뿐이다. 나머지 여덟 개 문장은 시간적 배경ㄷ이 과거인 것은 모두 부정 의견, 현재인 것은 모두 긍정의견이다.
이 문맥을 ① 요새 자주 할매가 들려주던 이야기 생각난다(현재-사실) 다음에 과거 부정 의견들을 모두 모아오고나서 현재 긍정인 의견을 배치함이 좋다.
고치기 전 순서 ①-②-③-④-⑤-⑥-⑦-⑧
고친 뒤 순서 ①-④-⑥-⑦-⑧-③-②-⑤
<다시 들어보고 싶은 이야기-이호우>
A ①나는 어릴 때 할머니가 여름밤 모기를 날려 주면서 또는 겨울밤 화롯불에 밤알을 묻어
주시고서, 나에게 일러주시던 호랑이 이야기며 심청이 이야기며 그밖에 가지가지 이야기들을 눈 감고 늘 회상해 보는 일이 잦다
A ④ 내가 공부를 하고 장성해지자 그런 할머니 이야기들을 케케묵고 시대에 뒤진, 소위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들로만 생각했을 뿐 도리어 재미있게 들었던 어린 시절이리 우습기만 했다.⑥해가 진 후에 손톱, 발톱 을 깎으면 귀신이 온다든가, 밤에 방을 쓸어 내면 복을 감하니 한편에 쓸어 모아 두었다가 아침에 쓸어 내라는 말을 그저 너절한 말들이라고만 생각했다.
B 그러나 ⑦지금처럼 밝은 석유등이나 전등이 없었고, 접시에 나무 열매의 기름을 담고 그 속에 심지를 담가서 겨우 어둠을 면하던 옛날ㄹ을 생각해 보면, 비로소 이 말의 뜻이 눈물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어두운 밤에 손톱, 발톱 깎으면 예리한 칼날에 베이기 쉬우며, 저녁에 방을 쓸어 내면 버려서는 안 될 작은 물건들이 함께 나가기 쉬우니 밝은 날 잘 봉릴 때에 버릴 것만 버리라는 말들이다.③비록 무서운 호랑이 이야기일지라도 그 호랑이가 그저 무서운 짐승만의 호랑이가 아니고 나쁜 놈을 물어 죽이고 착한 사람은 도와 주는 그런 의로운 호랑이었다.②어떤 줄거리의 이야기였던가 그 내용들은 지금 똑똑히 생각나지 않으나 모든 이야기들이 다들 나를 바르고 옳은 살마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만은 짐작이 가진다.⑤ 나이가 늘고 아이들이 커 가니 옛날 조상들의 알뜰한 애정과 교훈이 눈시울이 더워지도록 느껴진다.
3. 완결성-작은 구멍이 큰 둑을 허문다
예. <거리의 악사>권지예
이국 정서를 자극하는 낭만적 작품인데 하나의 문단에는 한 주제만 있어야하는데 두가지 소주제가 들었다. 문
1.파리 지하철 걸인들의 노래는 가슴을 저리게 한다
2. 서울 지하철 걸인들과 달리 그들이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3. 서울이든 파리든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서로 비슷하다. 구걸이라는 행위도 벌려 차이가 없다. 그런데 파리의 걸인들과 서울의 걸인들의 표정ㄹ과 승객의 반응이 판이하다. 왜 그럴까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 속에 해답의 실마리가 없다. 이 미비점 보완을 해 고쳐본다
(1) 지하철을 타면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탄다. 젊은 기타리스트, 아코디언을 맨 노신사, 에디트 파이프 풍의 상송ㄹ을 부르는 중년 여가수, 좁은 기차 안에서 불안하게 흔들거리면서도 정열을 다 바쳐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하는 모습, 기차의 바퀴 구르는 소리가 배음으로 들리고, 간혹 기차가 구부러진 선로 위로 몸 크는 소리가 간주로 들리고. 지상을 달리는 6호선 매트로에서 낙엽 지는 파리의 거리를 내려다보며 듣는 에디트 파이프의 <장밋빛 인생>이나 <사랑의 찬가>등은 가슴이 저리다. 다른 노선의 지하철과는 듣는 맛이 확실히 다르다.
(2) 나는 무엇보다 그들의 열정과 자유가 느껴지는 아마추어적 음악성이 좋았다. 그것은 기본이고, 사실은 그들이 연주 후에 겸손하게 내미는 구겨진 모자 위에 동전을 떨어뜨릴 때 주고받는 미소가 더 좋았다 서울에[서 승객들이 졸고 있는 사이로 플라스틱 소쿠리를 끼고 지팡이를 짚고 녹음기가 불러 주는 성가곡에 입을 맞추며 세상 지겨운 얼굴을 하고 동냥을 하는 모습과는 얼마나 다른가. 파리의 학사들도 거지꼴이긴 마찬가지다. 바이올린을 든 손의 손톱에 낀 때, 추운 겨울날, 첼로를 켜난 여인네의 한쪽 귀가 찢어진 여름 치마, 하지만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보다는 ‘빵을 구하는 그들의 음악’이 행복해 보이는 건 무슨 연유일까.
(3) 혹시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서울의 뮤지션들은 자신들이 ‘동양’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겨운 얼굴이 효ㅕ과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애써 누굴 즐겁게 하랴. 어차피 동냥이니까. 그와는 달리 파리의 걸인들은 ‘공연’을 한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른다. 청중인 승객들을 즐겁게 한 대가로 받는 돈이기에 무대에 선 가수처럼 예의를 갖추고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승객들은 승객들대로 관람료를 지불하는 기분으로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4. 경제성-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윤을-필요한 만큼의 단어로
x 그물을 들어 올 리가 그 속에 팔뚝만한 쏘가리가 세 마리나 들어 있었다.
O그물을 들어 올 리가 그 속에 고기가 들어 있었다. 팔뚝만한 쏘가리 세 마리였다.
<보리>-한 흑구
너 보리는 그 ①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자라나고, 또한 ②농부들은 너를 심고, 너를 키우고, 너를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보리, 너는 ③항상 ④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⑤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①과 ④는 중복이다. ①과 ②로도 충분하다.(④는 생략함이 경제성 높인다.) ③과 ⑤도 같은 말의 중복이다. 하나르 ㄹ생략해야 한다. 대상과 쇼ᅟᅵᆷ리적 거리를 조정하지 못할 때 ㄱ작가는 감상에 빠지고 만다.
5. 명료성: 진실은 난해하지 않다. 정평있는 명문들은 모두 명쾌하다. 몽테뉴와 베이컨의 문장, 피천득의 문장이 그렇다.
<쉼표 찍기>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달려오던 관광버스와 정면 충동했다.
-중앙선을 넘은 것은 트럭이다.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달려오는 관광버스와
-중앙선을 넘은 것은 관광버스다.
아이가 웃으면서, 다가오던 다인과 악수했다.
-웃은 것은 아이다
아이가, 웃으면서 다가오는 다인과 악수했다.
-웃은 것은 다인이다.
헬기 한 대가 추락했다 그것은(그곳으로 고쳐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도 겨우 유행가 한 곡조 ?뽑다 보면 닿을 시간밖에 안 되는 거리다.
6. 균형- <수필의 황금분할>
서두가 큰 글- ♥ 하트형
본문과 결미가 빈약한 글♠- 스페이드 형
본문보다 결미가 비대한 글◆-다이아몬드형
서두, 본론, 결미가 모두 균형 잡힌 글을 그림으로 나타내 본다.
산문일 경우도 짧은 수필 한 편에 한 이상으 인용문이 들어간 것은 균형을 해친다. 시라면 한두행. 길어야 네다섯 행 저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수필의 요건-해석에서 형상화까지>
문학 성취는 첫째, 참신한 소재, 둘째 참신한 해석, 셋째, 참신한 표현, 즉 형상화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낯설게보기와 낯설게하기를 포함한 진술, 주장 가운데 비일상적 시각, 뒤집어 보기, 현미경적 시각 항목이 열거된다.
우리는 풍성한 글감 속에 살면서 그것을 해석할 안목을 갖추지 못했거나 해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글감을 발견하지 못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해석에서 출발한다. 세계란 사물뿐 아니라 사람과 사진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3단구성: 처음- 중간 -끝
4단 구성: 기- (승-전) -결
양괄식 구성
뒷받침 문단
주제 문단 뒷받침 문단 주제 문단
뒷받침 문단
이범선의 도마뱀의 사랑은 외부 이야기의 1인칭 나는 관찰자, 서술자, 목격자로서의 나이고 내부 이야기의 1인칭 나른 고백자로서, 행위 참여자로서, 이야기주인공으로서 나이다. 이런 시점으 이동은 작품에 입체감을 주며. 리얼리티를 강화한다.
액자수필에서는 액자 부분의 분량이 내부 이야기의 분ㄹ향보다 미미하여 대개는 액자 부분의 분량이 전체 이야기의 5~15%즘 차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집수리하려고 벽을 뜯었을 때 나무로 얼기설기 대고 그 양쪽에 흙을 발라 만든 비어 있는 벽속에 도마뱀 한 마리가 꼬리에 못이 박힌 채 꼼짝 못하고 있었다. 므 못은 10년 전 집수리 때 박은 것이었다. 도마뱀의 새끼가 먹이를 물어 날라줘서 도마뱀 엄마가 살고 있었다.
이야기에서 실제 주인공은 도마뱀이라 외부이야기의 서술자와 내부 이야기의 서술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전체 이야기에서 내부 이야기가 중심이면 액자구성
외부이야기가 중심되고 삽입된 이야기가 종속적인 경우 삽화구성이라 한다.
나는 열려 있는 베란다 문설주에 기대섰다. 채소밭 너머로 복숭아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만 해도 작고 푸른 복숭아가 올망졸망 달려 있었는데, 이제는 종이 봉지를 찢고 빨갛게 익은 복숭아가 빼꼼이 내다보고 있었다.
서두: 여름철 과일의 대명사는 수박이 아닌가. 자두나 참외니 복숭아 같은 것도 좋지만 수박을 당할 것이 없다.
본문: 수박은 우선 과일 중에 제일 크고 무겁다. 한 통으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먹고도 남는 것은 역시 수박뿐이다. 수박이 대단한 것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겉모습이 또한 시원해서 좋다. 연두색 바탕에 짙은 초록색 얼룩무늬, 어찌 보면 풀밭에서 낮은 포복을 하고 있는 예비군의 엉덩짝 같다. 다른 과일들은 겉모습을 눈부시게 하여 동물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데, 수박은 무엇을 숨기기 위해 저런 위장술까지 써야하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수박을 쪼개놓고 보면 그 까닭을 알게 된다. 그 분홍색 속살이 사뭇 선정적이다 그렇게 뜨거운 속내를 지녔으니 그것을 드러냈다가 그 뒤끝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위장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 만하다. 게다가 적당히 박힌 검은 씨앗의 엑센트는 보는 이의 시각을 즐겁게 한다. 마릴린 먼로의 입가에 찍힌 검정 애교점 같다. 그러나 이 정도로 수박의 덕을 다 예찬했다고 할 수 없다. 한 번 베어 물었을 때 씹히는 과육의 감촉. 이어서 입 속을 적시는 과즙의 상큼한 향기, 수박이 왜 여름 과일의 대명사인가를 비로소 알게 된다. 그 시원하기로 말하면 어‘던 과일도 수박의 맞수가 되지 못한다. 두어 쪽만 먹어도 샤워를 한 차례 한 것만큼이나 심신이 상쾌하다. 입속이 상쾌하고 가슴이 상쾌하고 그래서 정신이 온통 상쾌하다.
결미-그러니 여름이 되어서 수박이 여는 것이 아니라, 수박이 열어서 비로소 여름인 것이다.
서두 첫 문장의 길이는 짧을수록 좋다. 첫 문장이 길어지면 처음부터 숨이 가쁘다. 문턱이 높은 상점에는 손님이 잘 들어가려하지 않는다. 쉽고 매력적인 문장으로 손님을 끌어서 쉽게 접근 가능하게 한다.
좋은 수필의 60%는 서두의 첫 문장 길이가 25자를 넘지 않았다. 세 가지 이상의 물감을 섞으면 색체가 탁해진다. 문학은 연설문이 아니다. 아래로부터 오는 감동, 즉 물감이 화선지에 번지듯이 스며드는 감동이 문학적 감동이다. 강렬하다 싶으면 한 옥타브를 낮추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희곡 작가는 폭발을 통해 감동을 주고, 시인은 절규를 통해 감동을 주며, 수필가는 침묵을 통해 감동을 준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없다.
<달팽이>-소광성
달팽이를 보고 있으면 걱정이 앞선다. 험한 세상 어찌 살까 싶어서이다. 개미의 억센 턱도 없고 벌의 무서운 독침도 없다. 그렇다고 메뚜기나 방아깨비처럼 힘센 다리를 가진 것도 아니다. 집이라도 한 칸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시늉만 해도 바스러질 것 만 같은 투명한 껍데기, 속까지 비치는 실핏줄이 소녀의 목처럼 애처롭다.
달팽이는 뼈도 없다. 뼈가 없으니 힘이 없고 힘이 없으니 아무에게도 위협이 되지 못한다. 하물며 무슨 고집이 있으며 무슨 객적은 주장 같은 것이 있으랴, 그대로 무골호인이다.
여리디 여린 살 대신 굳게 쥔 주먹을 기대해 보지만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그렇다고 감정마저 없다는 의미이야기는 아니다. 민감하기로는 오히려 미모사 잎보다 더하다. 사소한 자극에도 목 몸을 움츠리고 이마를 스치는 바람에도 고개를 숙인다. 비겁해서가 아니라 예민해서요 수줍어서이다. 동물이라기에는 보다 식물에 가깝다.
누굴 잃은 것일까? 아니면 무엇을 찾고 있을까? 달팽이는 늘 긴 목을 치켜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그의 이웃은 아무 데도 없다. 소라, 고동, 우렁, 그리고 다슬기 같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이미 그의 이웃이 아니다. 아득히 먼 물나라의 시민들이다.
모든 생물이 가 그러하듯 달팽이의 고향도 바다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먼 조상들 중 호기심이 많은 한 마리가 어느 날 뭍으로 올라왔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물 달팽이가 육지에 사는 달팽이로 바뀌는 기구한 역사가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다.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육지에 사는 달팽이의 목과 눈은 물에 사는 달팽이의 그것보다 훨씬 길고 가늘다. 슬픔도 내림이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흘렀는데도 조상들의 슬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모양이다. 실향민의 후예, 달팽이는 언제나 외로움을 탄다.
어디 좋은 친구 없을까? 달팽이는 개구리에게 다가가 본다. 개구리는 습지를 좋아하니 벗이 되어줄 법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크고 또 너무 빠르다.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다. 벌이나 매미는 어떨까? 그들은 부지런한 것은 더 없이 좋지만 이기적인데다가 배타적인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 제 동족 아니면 자기들의 먹이밖에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시인이 죽으면 나비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나비가 죽으면 무엇이 될까. 아니 달팽이가 죽으면 무엇이 될까.
· 두운은 요운과 각운으로 분류
두운: 각 음보의 첫 음절이 같은 음으로 반복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요운: 같은 음절을 두 개 이상의 어절의 중간에 반복시키는 경우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각운: 시행의 끝 음절을 같은 음의 반복으로 시행을 끝냄으로써 음악적 효과를 내는 것.
남수픽은 독백적 어조다. 이런 어조는 독자와 단 둘이 이야기 나누듯 친근감을 준다. 수필의 특징인 동싱에 장점이다 들뜨지 않은 감정의 절제가 관건이다.
· 우는 아이를 떼어 놓고 오는 엄마의 마음처럼 뒤돌아서 묘비를 바라보았다.연애 시절 “조금만 더 있다 가”하고 조르던 그의 얼굴이 떠올라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날 메모지에 짧은 편지를 썼다.
“난 하늘만 올려다보는데 내려다보는 당신은 고개 아프지 않아 좋겠다.”
묘비 앞에 그 쪽지를 돌로 눌러 놓았다. 바람에 날려가도 어쩔 수 없는 것을. 쪽지를 놓고 온 그날은 산을 내려오는 낸내 발걸음이 더욱 가붓해졌다.
-팔당 우체통, 노기화
·우리 불량소녀들은 공주로 살 수 없다. 살 수 없는 게 아니라 살지 않는다. 재투성이 소녀인 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산처럼 높이 쌓은 담요 밑에 콩 세 알이 있건 부서진 콘크리트 쪼가리 백 장이 있건 지친 몸 눕힐 곳이 있다면 꿋꿋하게 코까지 골며 잠들 수 있다. ‘아니 담요가 있다니 웬 횡재래.’하며 만일 거리에 나가 성냥을 팔아야 할 상황이 닥치면, 이왕 팔 거 노래를 부르며 팔자.‘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수립해 폼나게 성냥을 팔 수 있는 게 우리 불량소녀들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비꺼번쩍한 ㅂ ᅟᅢᆨ미를 타는 것보다 내 돈 내고 산 귀여운 내 조랑말을 타고 석양으로 사자리고 싶다. 우리는 온갖 대 신들과 모후의 눈치를 보며ㅓ 왕궁에서 우아 떨며 살기보다 나의 조그만 과자집에서 설탕냄새 맡으며 살고 싶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살이 쪘다면 찐 거다-김현진
·일찌감히 군불을 지피곤 질화로를 내다 불을 담았다. 엄동설한에 외풍을 막아 주는 데는 화롯불보다 더 좋은 난방기구는 없는 성싶다.
-산굴을 태우며, 김애자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으 두 손을 가슴ㅇ레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긇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있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니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라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문장의 호흡은 짧지만 어조는 힘차다 감정이 고조되어 어조는 들떠 있다.
간결체 강건체 외에 화려체를 취한 문장으로 독자를 선동한다.
<단어의 종류>
일반어(상위어):지시 대상이나 의미 범위가 넓은 것-긴 설명이나 사건을 한 마디로 요약하는 데 효과적
툭수어(하위어):지시 대상이나 대상으 범위가 좁은 것-내용을 구체화시키는 데 효과적
*일반어와 특수아는 상대적이지만 구체어와 추상어의 구별은 절대적이다. 꽃과 장미는 모두 구체어지만 꽃은 장미의 일반어이고 장미는 꽃의 특수어다. 정서는 기쁨, 슬픔, 노여움을 포함하므로 일반어이고, 기쁨, 슬픔 노여움은 정서에 포함되므로 특수어다.
·나무로 빚은- 깎은으로 고쳐야 맞다.
·제주는 지형(토질이 맞다) 특성상
·가공한(도정) 쌀
·독보적(독점적) 위치
·맛깔스러운 레스토랑에서-멋진 레스토랑에서 맛깔스러운 식사를 하며
오솔길에는 수목(나무)의 청신한(싱그러운) 표정과 야생화(풀꽃들)의
우리 언어 습관에서 가급적 명사형을 피한다. 자주 ‘쓰면 미숙한 느낌을 준다.
·새가 꽃대 속(사이)으로 스며
.할머니는 아직 귀가 밝습니다(밝으십니다)
·바이올린과 기타를 치면서: 바이올린을 켜고 기타를 치면서
·날씨가 흐리면서(흐리고) 비가 조금 내리겠다.
·내년부터 물가가 오를(것으로) 전망이다.(전망된다)
나도 영주를 만나지만 영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x
나도 영주를 자주 만나지만, 그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영주를 자주 만나지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o
경수는 서울로 갔고 철수는 부산으로 갔다.x
경수는 서울로, 철수는 부산으로 갔다.o
짧은 문장 효과
뜻이 명료, 깔끔 인상, 장면 전환, 사건 진행 속도 빠르게 느껴진다. 극적 장면이나 긴박 상황표현 효과적. 긴 겹문장이 계속되다가 홑문장이 나오면 의미가 강화된다.
긴 문장 효과
유장한 느낌, 우뉴율적 맛 살리는 데 효과적. 심리적 정황이나 명상적 수필에 효과적,
회고적 감정 표현에 효과적
①바람이 세차게 불자 덜컹거리던 창문이 갑자기 폭발하듯 열리는가 했더니 순간 꽃병이 탁자 밑으로 떨어져 깨어지면서 물에 젖은 빨간 장미송이들이 낭자하게 마루 바닥에 흩어졌다.(말하기-설명적, 평면적)
②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덜컹거리던 창문이 갑자기 폭발하듯 열렸다. 순간 꽃병이 탁자 밑으로 떨어져 깨어졌다. 물에 젖은 빨간 장미송이들이 낭자하게 마루 바닥에 흩어졌다.(보여주기)
싣고 간 나락이 쌀이 되어 나올 때까지 지루하게 기다리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정미소 앞 마당은 생기라곤 전혀 없는 마른 풀들만 어지럽다. 콜타르 칠한 송판때기에 가위 그림을 곁들인 ‘소변 금지’란 팻말은 빛 바랜 잉크 글씨처럼 희미하다.①모두 흘러간 세월 탓이다.(긴 문장 다음에 오는 문장은 뜻이 강조된다)
-정미소,구활
꽃바람이 불고 꽃비가 내리더니 어느 새 봄이 뒤태를 보인다. 꿈속의 연인처럼 그림자도 안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리려 한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닳아지고, 산화되고, 공중분해 되어 버리는 우리네 젊음처럼 사랑처럼, ①봄은 짧다. ②사랑도 짧다. ③청춘 또한 그렇게 짧다.(짧다를 열거, 세 차례 반복으로 의미가 강화된다. )
-봄과 사랑과 청춘과, 최민자
현재 시제
우리는 내일 동부로 간다-확실성 있는 미래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보편적 진리
짐승이 마을로 내려와 운다-습관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한다-성격
시제 일치는 각 문장 속에서 결정되지만 장르에 따라 기본 시제가 있다.
시와 희곡은 쳔재 시제가 기본이다.
소설은 과거 시제가 기본이다.
소설의 모태가 설화이고 설화는 모두 과거 시제다.
수필의 기본 시제는 두 가지다. 추상수필과 구상수필이다.
서정 수필일 경우 시처럼 현재 시제가 기본이지만, 서사 수필은 기본 시제가 소설처럼 과거 시제이다.
·북데기만 요란했지. 실은 느슨하게 묶어진 이불 보따리였다.(중략)
느닷없이 그는 자기 학력을 밝히더니만 대문을 열고는 보안등 하나 없는 찰흙의 어둠 저 편으로 자진해서 삼켜져 버렸다.
-아홉 컬레의 구두로 남은 사나이,윤흥길
밑줄친 부분은 번역투다. 다음 두 개 문장으로 나누어야 자연스럽다.
북데기만 요란했지. 실은 느슨하게 묶은 이불 보따리였다.(중략)
느닷없이 그는 자기 학력을 밝히더니만 대문을 열고 나갔다. 보안등 하나 없는 찰흙의 어둠 이 그를 삼켜 버렸다.
·정말 설이 오는구나 하는 실감으로 내 마음은 온통 그 아궁이의 불처럼 행복하게 타올랐다. 오래오래 달인 엿을 식혀서는 강정을 만들었다.
①어쩌다가 큰 건물에 들어갈 때, 나는 회전문 앞에서 항상 긴장을 느낀다. ②마치 어릴 때 친구들과 줄넘기 놀이를 하면서 그 회전하는 반원 속에 뛰어들 때처럼….
③어린 시절 그 정확ㄷ한 투신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결단을 반복했던가. ④때로는 비장한 각오 끝에 두 눈을 꼭 감은 채 뛰어 들곤 하지 않았던가? 실패사지 않기 위해서 무엇보다 호흡을 잘 가다듬고 단숨에 들어서야 한다. 그건 상당한 민첩성을 요구했다.
-회전문, 염정임
①은 소주제 문장이다. ②는 ①에 대한 뒷받침 문장이고 ③은 소주제문장이고 ④는 ③에 대한 뒷받침 문장이다 잋퍼럼 뒷받침 문장이 게속될수록 문단의 소주제는 더 구체화된다.
①산들은 내리는 눈 속에 어슴푸레 흐려지고 ②마을 또한 닭소리 하나 들리지 않은 채 눈 속에 잠겨 가는데 ③물결을 따라 십리나 구부러진 바닷가의 백사장에도 개 한 마리 얼씬하지 않고 하염없이 눈만 쌓이고 있다. ④마을 동쪽으로 흐르는 시냇가에 열을 지은 키다리 버드나무들도 모조리 눈을 뒤집어쓰고 ⑤바닷가 모래사장 뒤 송정이라고 부르는 솔밭의 푸른 소나무 가지들도, 눈 속에 색깔을 숨기고 있다. ⑥배가 들어올 때마다 왁자지껄 하면서 생선 냄새를 풍기던 선착장의 지저분한 모든 것들도 잠자코 흰 눈을 덮어쓰고 있는 것이었다.
-눈 내리는 포구-윤고종
*이 글은 눈 온 풍경을 원경에서 중경을 거쳐 근경의 순서로 ㅁ사해/ㅅ다. 근경인 선착장에서 일어나는 정경에 대하여 말하고자 의도가 있어서다 만약 이ㅐ 글을 근경인 선착장에서 시작해서 원경으로 묘사 순서를 진행했다면 자가의 의도는 눈 속에 희미해져 가느 ㄴ먼 산이 주는 인상이나, 그 산 너머에 있는, 갈 수 ㅇ벗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데 있어야 한다. 이처럼 묘사의 순서는 작가 의도가 무엇인가에 결정된다.
고치기 전 순서 ①-②-③-④-⑤-⑥
고친 후 순서 ①-②-④-⑤-③-⑥
<묘사 시점>
고정 시점-고정된 위치에 놓인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전면 180도 시야에 들어오는 대상 묘사
이동시점- 걷거나 차를 타고 가면서 눈에 비치는 대상을 차례대로 그려나가는 것(기행수필에서 많이 쓰임)
초산을 앞둔 어린 산모의 불안한 표정, 어두운 병원 복도를 초조하게 왔다갔다 하는 젊은 아버지, 칠월의 아까시나무 숲에서 매미 소리는 조수처럼 밀려오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그 지루한 시간의 터널 끝에서 이윽고 햇빛처럼 빛나던 큰애의 첫 울음 소리, 잠시 동안의 침묵, 그리고 나른한 안도감, 나는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다.
-발걸음 소리, 소광성
1인칭 서술자 시점이지만 밑줄친 부분에서 잠시 3인칭 젊은 아버지로 나타난다. 객관적 장면으로 제시되고 있다. 말하기가 아니라 보여주기 기법이다. 시점을 3인칭으로 잠시 바꾼 것은 자신의 모습을 생생한 장면 속에 객관으로 제시하는 효과를 노렸다.
·행동은 사건의 하위 개념이다. 몇 개의 행동이 모여 사건을 이룬다. 하나의 행동은 다음에 오는 행동의 원인이 되거나 결과가 된다. 하나의 작은 사건은 전체 사건의 하위 개념이 된다.
· 움푹 파인 강바닥은 나를 행해 거무스름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얼른 손바닥으로 강바닥을 힘껏 떠밀었다. 그 반작용 때문이지 내 몸이 다시 떠올랐고 아이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큰물이 지나간 뒤에 엉켜 버린 수초의 꼴을 하고 강가로 다시 걸어 나왔을 때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햇살에 바짝 마른 채 나를 기다리고 있던 고무신을 보니 와락 눈물이 났다. 발가락도 얼마나 놀랐던지 하얗게 질린 채 쪼글쪼글해져 있었다.
한편의 완성 글은 묘사와 서사가 혼용된다.
사람의 생김새와 성격에 따라 황자체에 비유 해서, 명조, 고딕, 그래픽, 예서. 별명을 지었다.
부드럽고 은유한 사람은 명조. 키가 크면 정체, 아주 말라깽이면 장을 더 주고. 키가 작으면 평체, 땅달보는 평이 많다고 하면 우리들끼리 다 알이 들었다. 명조체 사람보다 성격이 과묵하거나 뚱뚱하면 태명조, 딱딱하거나 성격이 모난 사람은 그래픽, 예술가 타입은 예서체 활자체가 많지 않아?ㅆ기에 가능했지 수없이 많은 요즘 같았으면 분류하느라 머리깨난 아팠을 것 같다.
-활자와 더불어, 이선우
사과나무에 매닳린 사과는 향기가 엇으니 사과를 칼로 깎을 때 비로소 진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털밭에 심어 놓은 마늘은 매운 냄새를 풍기지 않으니 도마에 다질 때 마침내 그 매운 냄새를 터뜨리고야 마는 것처럼, 누구든 죽음을 목전에 두면 지울 수 없는 향기와내맷를 남긴다는 사실을 어느 날 문든 알게 되는 것. 그리하여 나의 마지막 향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 곰곰 생각해 보는 것(중략)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물어도 알 수 없어서 자꾸,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되붇게 되는 것
-삶의 비밀, 안도현 문답법에서 작가가 말하려는 답은 이처럼 최후까지 숨겨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필에서 효과적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대화를 지분 속에 넣는 간접화법을 ‘슬 것인가. 아니면 독립시키는 직접화법을 쓸 것인가. 간접화법은 대화가 지문 속에 붇혀 현장감이 없다. 직접화법은 대화가 생생하게 살아 현장감을 준다. 간접화법은 말하기식이고 직접화법은 ㅂ오져주기식이다. 수필 문장은 대개 말하기식이므로 간접화법을 많이 쓰지만 대활으 동원하느 ㄴ것이 효과적일 때 주저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대화가 고상한 말이면 사람이 점잖은 사람으로 인물에 리얼리티를 준다.
·패러디는 창조성이 없으며 악의가 개입할 소지가 . 일종의 비틀기 수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패러디는 현대사에 특히 왕성하게 차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