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몸치의 댄스일기55 (나의 왈츠 이야기 - 왈츠 입문)
(2006. 12. 19. 화)
처음 왈츠에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히 어느 댄스카페를 통해서 동호회의 단체반이었다.
그 반에서 처음으로 왈츠의 첫 발을 내딛었다.
8주간 강습 기간에 난 사실 단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수업 시간 내내 대형 거울 앞에서 다른 회원들이 왈츠 강습 받는 걸 구경만 했다.
물론 단체로 스텝을 배우고 발을 떼는 건 했는데...
숙녀분과 홀딩하라고 하면 재빨리 거울 앞에 가서 서 있기만 했다.
도저히 여성을 붙잡고서는 단 한 발짝 움직이기는커녕 몸조차도 가눌 수가 없었으니까.
처음에는 선생님도 억지로 해보기를 강요했지만 나중에는 아예 나를 포기해버리고 수업에 제껴버렸다.
그래서 난 중도에 몇 번이나 그만 두려고 마음먹었었다.
근데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그래...
다음 시간에는 꼭 용기를 내어서 나도 해봐야지..
다른 사람들처럼 숙녀를 붙잡고 해봐야지...
하고 또 다음 수업에 참여하고...
그렇게 이상한 오기와 알지 못하는 유혹으로 학기가 끝날 때까지 결석 없이 참석했다.
물론 수업 시간에는 열외로 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다른 분들은 정말 잘 하는 것 같았다.
어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남녀가 붙잡고 음악에 맞춰서 잘 걸어가는지...
그게 넘 신기하고 부럽기 그지없었다.
난, 언제 저렇게 해보나 하는 동경과 부러움을 안고 그 단체반은 그렇게 끝났다.
끝나고 나니까 정말 허무하고, 다닌 시간이 아까웠다.
그렇지만 내가 왈츠를 배운 것과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은근히 약이 올랐다.
남들은 다 잘 하는데 난 왜 못할까...
내가 바보, 등신, 쪼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 지도를 맡았던 학원의 선생님께 개인레슨을 신청했다.
그리고 나의 고달프고 험난한 왈츠 역경 아니 나의 모던 댄스 길이 시작 되었다.
그것이 잘 된 것인지 못 된 것인지 난 아직도 판단 못하겠지만 댄스의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한 것 같은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댓글
아제리아06.12.19 09:28 첫댓글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말 있잖오여. 열심히 하시면 언젠가 멋진 댄스의 길을 걷지 않을 듯해요. 다른 사람들도 다하는데 내가 왜 못하나 하는 오기를 가지시고 열심히 함 될 것 같습니다. ........................힘내십시오 ,.
겨울나그네06.12.19 10:09
그라고 보면 넘자들 참불쌍타..........ㅎㅎㅎ
눈동자206.12.19 10:05
왈츠 입문기 때의 오기가 지금의 청노루님의 멋지고 우아한 모습이 나왔나 봅니다. 반듯하게 세워진 척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은 댄스의 멀고도 험한 길을 거친 자만이 나오는 모습일겁니다. 유익한 글 많이 올려 주시구요... 안녕하시죠?!!
겨울나그네06.12.19 10:11
청노루님의 파란만장한 왈츠 배움의 길이 궁금하네요.....ㅎㅎ
이순신대장06.12.19 16:19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왈츠를 하고 계시군여. 곧 훌륭한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왈츠 제대로 하면 몸 만들어 집니다. 저도 왈츠로 17키로까지 몸무게를 줄인 장본인입니다.
이별없는세상06.12.19 19:07
청노루님, 저도 파란만장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걸 해야 하나 마야하나. 매일이 기로에 서 있죠.. 청노루님 끝이 없는 길을 나 홀로 가기엔 너무도 험난하옵니다..
초이들꽃06.12.19 19:24
왈츠에 아름다운 춤사위 제 마음은 늘 왈츠꽃의 장본인 것 처럼 설레이지만... 마음은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잉~~~그날을 위하여..^^*~
조아06.12.19 23:35
제가 왈츠를 시작하면 , 청노루님과 같은 길을 걸을것 같습니다. 청노루님의 왈츠 입문기를 기억하면서 고행의 길에 입문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