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Point>
전자 결제(PG)는 인터넷 쇼핑몰에게 공기와 같은 존재다. PG는 카드, 통신 사업자, 쇼핑몰 사이에서 모든 정산 업무를 대행해 준다. PG 거래 비중은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휴대폰, 은행 입금, 전자 화폐 등으로 결제 수단이 늘어나고 복잡해지면서 날로 높아가고 있다. 그동안 PG 업체의 주요 활동 무대는 그동안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전자상거래 모델 중에서도 일반 쇼핑몰이 가장 큰 시장이었다. 이어 떠오르는 블루오션이 개인 상거래 분야다. 오픈마켓에 이어 블로그와 UCC커머스를 통해 개인끼리 디지털 콘텐츠를 사거나 파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PG시장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업간 거래(B2B)에 이어 개인 상거래(P2P)까지 흡수하는 등 점차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면서 통합 PG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U 페이먼트 솔루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자 결제-인터넷 쇼핑몰의 숨은 일꾼
전자 결제(Payment Gateway, PG)는 인터넷 쇼핑몰의 숨은 일꾼이다. 쇼핑몰 거래에서 PG는 신용카드와 은행 등 금융기관, 쇼핑몰, 소비자 사이에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모든 금융 거래를 지원해 준다. 소비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상품을 사기 위해 금융 기관과 거쳐야 하는 모든 거래 절차를 대행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제일 바빠지는 게 PG 업체다. 쇼핑몰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PG 업체는 카드, 은행, 통신업체에 승인을 요청한다.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 계좌이체, 모바일, 상품권 모두를 포함하는데 PG 업체가 승인을 요청하는 기관은 결제 방식에 따라 다르다. 결제 기관이 최종 승인 여부를 통보하면 PG 업체는 인터넷 쇼핑몰에 이를 알려주고, 그러면 인터넷 쇼핑몰은 고객이 주문한 서비스와 상품을 판매한다. 이후 결제 기관은 PG 업체와 정산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고 PG 업체는 다시 인터넷 쇼핑몰과 판매 금액을 정산한다. 모든 과정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며 인터넷 쇼핑몰은 결제를 대행해 준 대가로 PG 업체에 거래 건당 수수료를 낸다. PG 업체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쇼핑몰이 직접 결제 문제를 챙길 수도 있다. 문제는 상당히 번거롭다는 점이다. 일일이 금융 기관과 제휴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모든 신용카드사와 별도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든다. 그러나 PG 업체를 통하면 한 번 계약으로 모든 과정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PG 업체를 것이다.
PG는 전자상거래 수요와 맞물려 동반 성장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와 맞물려 PG 시장도 매년 신기록을 세우며 성장했다. PG 거래 규모는 인터넷 카드 결제가 도입된 1998년에는 수십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3년 만인 2001년에는 2조 원을 돌파했고, 2005년에는 3조 4000억 원으로 늘었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인 2007년에는 6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PG 업체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PG 시장은 이니시스를 비롯한 뱅크타운, 올앳, 이지스효성, 티지코프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니시스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결제 대행 업체다. 이니시스 시스템을 통한 거래 규모는 2001년에 8450억 원이었고, 4년 후인 2005년에 거래 규모는 1조 5820억 원으로 늘었다. 이니시스는 2007년 거래 규모는 2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PG 업체도 아픔이 있었다. 2002년과 2003년경 신용카드 대란과 카드깡이 이슈화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신용카드 대란은 2003년이 정점이었다. IMF 외환 위기 이후 무분별하게 신용카드가 발급됐고 이를 기반으로 내수가 살아나긴 했지만 카드 빚을 막지 못해 수많은 신용 불량자가 양산되었다. 2003년을 거치면서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고 소액 결제가 성행하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카드 거래가 주춤했다. 카드깡도 비슷한 시기에 사회적인 이슈였다. 카드깡은 사채업자가 카드 가맹점과 짜고 허위로 카드 매출을 일으켜 만든 현금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비싼 이자를 받고 대출해 주는 것이다. IMF를 거치면서 가계와 기업의 현금 유통량이 크게 줄면서 카드깡이 성행했다. 당시 2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쳤던 PG 업체는 카드깡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면서 고비를 맞았다. 이후 신용카드 업계가 PG 업체를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시장은 정상화되었으나 위험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였다. 결국 정부는 2007년 여신금융법을 손질해 PG 업계의 진입 장벽을 높였다. 제도를 개정하기 전만 해도 여신전문금융법에서는 PG업을 결제 대행업으로 규정해 금융 업무임에도 별다른 의무 조항이 없었다.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자유업이었던 것이다.
전자금융거래법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2007년 7월 PG업을 전자금융업으로 적용하고 전자금융거래법을 시행키로 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원래 2007년 1월에 발효되었으나 준비 부족을 이유로 6개월 동안 시행을 유예했다.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PG 사업을 하려면 금융감독원에 등록해야 하며,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200%를 넘지 않아야 하고, 포괄적 PG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자본금 50억 원이 있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최소 2∼3일치 결제 금액을 미리 예치해 두고 있어야 하고, 정기적으로 금융감독원에서 IT 보안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기존 PG 업체는 물론이고 새로 진입하는 업체도 자격 조건이 매우 강화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아졌다. 위조되거나 변조된 카드와 휴대폰 도용으로 생긴 거래 책임을 카드사뿐 아니라 PG 업체에도 물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PG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불법 사용을 그만큼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산업계에서는 금융거래법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보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책임이 늘어나 부담은 있지만 진입 장벽이 높아져 시장이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PG 시장을 낙관하고 있지만 마냥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먼저 경쟁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니시스와 같은 전통 결제 대행 업체 외에 다날, 모빌리언스와 같은 휴대폰 결제 업체가 인터넷 쇼핑몰 시장을 노리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결제에 강점이 있는 이 업체들이 카드 결제 영역인 PG에까지 확장하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휴대폰 PG 업계는 인터넷 서점과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공략해 2007년에는 휴대폰 결제가 전체 PG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06년에 비해 10% 이상 늘릴 계획이다. 휴대폰 결제의 한도액도 크게 높아졌다. 이전에는 건당 3만 원 이하의 소액 결제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통신 사업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어도 5만 원까지 결제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초우량 고객은 최대 10만 원까지도 가능하다.
외국 자본의 진입도 변수다. 주요 PG 업체 중 하나였던 케이에스넷을 외국 사모펀드인 H&Q가 인수했다. 외국 자본의 진출은 금융부가통신망(VAN)을 포함한 전자금융 업계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외국 자본은 미래 PG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에서 뒤처진 알짜배기 PG 업체를 중심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수익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PG사의 수익률은 지난 몇 해 동안 크게 낮아졌다. 수수료 출혈 경쟁으로 거래 금액이 증가한 만큼 수익률이 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주요 업체의 재무 기반은 열악하다. 주요 업체는 자금줄인 PG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를 모색하거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u페이먼트 전략-PG 업계의 돌파구
PG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u페이먼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u페이먼트는 다양한 결제 방법을 통합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 인터넷 쇼핑몰의 유선 전자 결제는 물론이고 전자 상품권, 휴대폰을 활용한 결제, 와이브로와 같은 광대역 통신망을 통한 전자 결제까지 포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u페이먼트가 널리 이용될 수 있는 토양을 가지고 있다. 인구의 4분의 3인 3300만 명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휴대폰 보급률이 85%에 달한다. 휴대폰 결제 시장 규모도 2001년의 840억 원에서 2006년에는 1조 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2006년 말 기준으로 인터넷 뱅킹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물론 소비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보안성 강화와 은행, 휴대폰, PG 업체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PG 업체가 당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개인 간 거래(C2C)다. 산업계는 앞으로 5년 안에 C2C 규모가 일반 인터넷 쇼핑몰의 전체 거래 규모인 연간 10조 원에 맞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2C는 이미 웹 2.0과 맞물려 가장 주목 받는 시장의 하나로 떠올랐다. 거래액이 소액이고 거래 건당 수익률은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 떨어지지만 거래가 빈번해 롱테일 법칙이 적용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에서도 개인 상거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블로그와 UCC를 통한 콘텐츠 거래 시장도 열리고 있다. 동호회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개인끼리 중고 물품을 사고팔고 있다. 여기에 직접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파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주요 업체는 이미 PG와 C2C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니시스, KCP 등은 C2C PG를 중점 사업으로 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니시스는 드림위즈와 손잡고 커뮤니티에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했다. 에스크로는 공신력 있는 제3자가 소비자 결제 대금을 예치해 놓았다가 상품 배송이 끝나면 이를 판매업체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거래 안전 장치다. 은행과 같은 금융 기관을 통해 안전 결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면서 개인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했다. 사실 커뮤니티에서 개인끼리 상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한 요인 중의 하나가 신뢰할 수 없는 결제 체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드림위즈와 이니시스는 쇼핑몰처럼 에스크로 도입으로 이런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한 셈이다. 이니시스는 에스크로 도입으로 온라인을 통한 중고품 거래가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크로는 이미 일반 쇼핑몰, 옥션, G마켓에서 사용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KCP와 올앳도 개인끼리 상품 거래가 활성화하면 전자 결제와 에스크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요를 조사하면서 새로운 결제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과금, 범칙금을 비롯한 지방세에까지도 온라인 결제가 도입되는 등 전자 지불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밖에 PG 업체는 정기 과금 서비스, UCC형 콘텐츠 거래, 무선 인터넷, 편의점 결제, 모바일 콘텐츠, e러닝 시장도 넘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모든 결제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한다는 게 PG업체의 궁극적인 목표다. 사이버 세상의 결제 인프라인 PG는 앞으로 시장 흐름을 따라가며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