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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5일 월요일
방학을 일찍 시작한 친구들을 위해 빛들을 연다.
다른 발도르프 학교를 다니는 4학년 두 명과 2학년 1명이 아침부터 함께 한다.
빛들의 방학은 일주일 뒤부터 시작이어서 오전 에포크 시간을 함께 하기로..
함께 하는 첫 날..
익숙함과 어색함이 교차한다.
특별히 뭘 하지 않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적응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나는 선풍기를 배치하며 아이들에게 말을 건넨다.
가볍게 학교 뒷산으로 들어간다. 줄넘기도 해보고 앉아서 수다도 떨어 본다.
그제야 어색함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빛들에는 한 명의 1학년이 있고 방과 후 학교에는 3학년, 2학년 아이들이 각각 1명씩 오고 있다. 1학년 학생에게는 함께 할 수 있는 형과 누나들이 생겼다.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한 공간에서 지내기에는 서로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번 여름방학 컨셉은 ‘밥’이다. 점심을 함께 지어 먹는다. 학년과 학교가 다른 아이들이 모여 어떤 활동을 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밥’을 생각해 내었다. 한 끼를 준비하고, 먹고, 또 정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아직 누굴 위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성과 집중이 포함되어 있다.
재료를 고르고, 씻고, 다듬고, 자르고, 익히고 하는 과정은 사고와 감정과 의지 모두를 자극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게 먹는다.
잘 먹고 잘 노는 것.. 여름 방학 동안 우리가 할 일이다.
점심을 먹고 정리를 하고 나면 각자 휴식 식간을 갖는다. 낮잠을 자는 시간도 있을 계획이다.
오후가 되면 2학년 아이가 빛들로 온다. 한 주가 지나면 3학년 친구도 온다. 두 아이는 일반초등학교에 다닌다.
학교로 들어온 2학년 아이를 오늘 처음 온 4학년 언니가 맞이해 준다. 둘은 언제 봤다고 손을 잡고 반가워한다. 늘 함께 했던 1학년 아이는 이 상황이 어색하다.
방학동안에는 오후 열기를 생략하기로 하고 모두 학교 뒤에 있는 운동장으로 올라간다. 운동장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생길 수영장을 위해 수영장 만들기가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대와 상상이 아이들의 마음과 눈에 가득하다.
학교로 돌아와 간식을 먹으니 어느새 청소 시간이다. 청소도 하나의 의식처럼 진행이 된다. 각자 나누고 분배해서 자신의 구역을 정리하고 닦는다.
청소가 끝나고 마침 활동을 한다. 1,2 학년을 위한 노래와 3,4학년을 위한 노래 두 곡을 부르고 마침 노래와 시로 하루를 정리한다.
늘 그렇듯 집에 가기 싫다고 하지만 부모님이 오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집으로 향한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 뉘 살짝 걱정이 든다. 이렇게 풍부한 정신과 영혼의 활동이 여름빛과 함께 왔다가 4주 뒤 사라지고 난 뒤..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지만’ 그럴 리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지금을 살자고 기도하고 주문을 외운다.
둘째 날..
고작 하루 만났을 뿐인데.. 늘 오던 곳 인냥.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골목 안으로 들어온다.
오면 일단 줄넘기를 한다. 그러고 나서 역시 뜨개질과 십자수를 하며 숨을 고른다. 수공예를 하는 동안에는 수다방이 열린다. 손은 손대로 입은 입대로 눈은 눈대로 바쁘다.
‘공’ 소리와 함께 열기를 하고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며 초에 불을 붙인다. 리듬 활동도 모두 함께 하고 피리도 함께 분다. 1,2 학년은 5음계로, 4학년은 7음계를 쓴다. 다행히 4학년 두 아이의 피리 솜씨가 좋아 5음계에 잘 맞춰 주기도 하고 7음계의 음악도 잘 연주한다. 1학년 아이에게 이 모습은 신기 할 따름이다. 가장 바쁜 건 나다. 나도 5음계에서 시작해 일 년에 한 단계씩 발전 할 계획이었는데.. 그냥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일주일 동안 수학 에포크를 진행한다. 4칙 연산을 떠 올릴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함께 듣고 가장 큰 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전에 수업을 했었던 아이도 있고 처음 듣는 아이도 있다. 그래도 마치 처음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고 나서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러고 나서 각자의 방학 숙제를 점검하고 해결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사이 1학년 아이와 나는 수학 에포크를 진행한다.
욕심을 부렸다.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가 버렸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점심 준비를 한다. 어제는 돼지고기 김치볶음 밥과 구운 계란을 만들었다. 오늘은 김치찌개가 주 요리다. 한 명씩 돌아가며 쌀을 씻고 잔기 밥통에 밥을 짓는다. 쌀뜬물이 피부에 좋다고 하자 줄을 서서 쌀뜬물로 세수를 한다. 남은 물은 텃 밭에 뿌려준다.
감자 볶음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감자를 썰고 김치찌개에 넣을 양파도 썬다. 한 아이는 눈물이 난다며 썬그라스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다음날 정말 가지고 왔다. 마늘 까기는 거의 매일 한다. 늘 명절 분위기다. 드디어 밥이 다 되고 뜸을 드리고 난 뒤, 오늘 밥을 지은 아이가 밥을 푼다. 그리고 작은 상에 둘러 앉아 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어제와 다르게 피곤해 모습이다. 어제는 나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두 번째 날이기에 점심 먹고 나서 몸이 나른한 모양이다. 모두에게 낮잠을 준다. 받기 싫다고 해도 준다. 일단 받고 나면 금방 잠이 든다.
어김없이 2학년 아이가 빛들로 들어오고 모두 잠에서 깨기 시작한다. 다시 오늘의 2라운드 시작이다.
피리 연습과 뜨개질을 한 후 오후 일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후 시간은 오전보다 2배는 빠르게 간다.
산으로 올라간다. 오늘은 황토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쉼을 갖는다. 앞으로 넘기와 뒤로 넘기의 줄넘기 양을 정해서 하고 자유놀이를 시작한다. 일단 뛰고, 잡고, 쉰다.
산을 내려와 간담한 간식을 준비 한다. 간식 준비도 함께....
간식을 먹고 한가로운 쉬는 시간을 보낸다. 숙제를 하는 친구도 있고 그냥 뒹굴 뒹굴 하기도 하고 교실에 들어가 함께 놀이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청소와 마침 활동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셋째 날
공기가 좋지 않아 줄넘기는 생략을 하고 피리와 뜨개질을 한다.
삼일 째가 되니 아이들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간다.
뜨개질과 함께 하는 수다는 지난밤에 있었던 일과 함께 지금의 상태까지 알려준다.
아이들이 뜨개질 하는 동안 나는 밥솥으로 계란을 굽는다.
열기와 리듬 활동에 이어 방학 숙제가 시작된다.
알아서 자신의 숙제를 펴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가며 조금씩 각자의 진도를 나간다.
아침 공부를 마치고 텃밭으로 나가 감자를 캔다. 말도 안 되게 작은 것부터 제법 큰 것 까지 흙 속에서 감자가 나올 때마다 모두가 와~~ 하고 소리를 낸다.
캔 감자는 씻어서 삶고 본격적으로 점심 준비를 시작한다.
쌀을 씻고 역시 그 물로 얼굴도 씻고 나서야 쌀이 밥통으로 들어간다.
주 요리는 된장찌개와 계란말이다. 요리를 하는 내내 ‘계란말이 계란말이 계란말이요~ 김칫국 김칫국 김칫국’ 이 계속 되풀이 되는 노래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양파를 써는데 짜잔 썬그라스가 등장하고 호기롭게 써 보지만 실내여서 그런지 거추장스러워서 그런지 금방 벗어 놓고 일을 이어간다. 한 명씩 돌아가며 계란을 깨고 된장찌개용 두부와 호박을 썬다. 계란껍질은 텃밭으로 간다. 과일이나 계란껍질 등은 거의 모두 텃밭으로 간다. 초보농사꾼인 선생님의 실험인데 벌레가 꼬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본인들이 만들어서 인지 진심 맛이 있어서 인지 시간이 많이 걸려 밥시간이 지나서 인지는 몰라도 다들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한다. 이렇게 오늘도 가장 큰 일이 지나간다.
휴식시간을 보내고 나니 방과 후 친구가 들어온다. 삶아 놓은 감자를 보고 흐뭇한 미소와 짧은 감탄사를 보내준다. 피리를 불고 바로 산책을 나서는 것으로 오후 일과가 시작된다.
산으로 올라간다. 줄넘기를 하고 나자 뭔가 생각이 났는지 모여 잠시 이야기를 하고는 ‘꼬마야 꼬마야’를 하기 시작한다. 돌리는 사람도 뛰는 사람도 서툴지만 낄낄대기도 투덜대기도 하면서 열심히 한다.
산에서 내려와 삶은 감자를 간식으로 먹는다. 오늘 캔 감자라 그런지 퍽퍽한 느낌은 없고 마냥 맛있다.
간식 정리를 하고 긴 호흡의 수공예를 시작한다. 이 틀 동안 각자의 성향을 고려해 방학 동안 어떤 작업을 이어 갈지 정했고 내일 부터는 꾸준하게 손길을 이어갈 것이다.
넷째 날
어제와 비슷한 오전 일과가 시작된다.
익숙함은 지루함을 동반한다. 이 지루함을 여유로움으로 전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나의 몫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도 선생님도 아이의 이야기를 전달 받는 부모님도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
처음에는 낯설기도 신기하기도 하면서 재미가 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것과 함께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이 때 계속해서 더 자극적인 것을 주거나 혹은 지루한 시간을 뺏어 버린다면 아이에게 여유로움과 더불어 사색의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창조와 창의는 계속되는 인지적 예술적 신체적 자극에서 오기 보단 적당한 심심함과 지루함에서 온다.
아이들로부터 ‘재미없다. 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른으로써 어떤 마음이 들어야 할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내가 복이 많아서 인지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인지 다행히도 아직은 지루함 보단 여유를 심심함 보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다.
오늘은 리듬 활동을 길게 한다. 빛들 1학년 친구가 외부로 오이리트미를 하러 가기 때문이다. 그 시간 동안 다른 친구들과 나는 장을 본다.
세 명의 아이들과 내 손에 한 보따리씩 짐이 들려 있다.
날도 더운데 손은 무겁고 점점 발도 무거워 진다.
결국 나 혼자 언덕 위를 뛰어가 차를 가지고 내려와 아이들과 짐을 싣고 오이리트미를 마친 친구도 태우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음료수를 나눠 먹고 점심을 시작한다.
오늘은 학교 지하 교실에서 부모님들의 수공예 모임이 있다.
매주 목요일 마다 있는 행사인데 이 때마다 시간이 허락하시는 부모님들을 초대해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오늘도 세 분의 부모님과 한 명이 어린 아이가 초대 되었고 그 덕에 우리의 손은 더욱 바빠졌다.
오늘 사온 재료들을 풀어 놓고 어떤 것을 먹을지 정한다.
오늘의 주제는 전이다. 가지전, 호박전, 두부 부침 정말로 명절 분위기다.
아무리 바빠도 쌀 씻고 세수하는 것은 빼먹지 않는다. 다들 피부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각자 영역을 나눠 채소를 씻고 자른다.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땀도 주르륵....
잠깐 생각하면 나 혼자 하는 것이 빠를 것 같지만, 하다보면 아이들 손이 귀하다는 것을 많은 곳에서 느낄 수 있다. 나중에는 전을 부치는 과정에도 함께 참여 한다. 다 된 전을 예쁘게 플레이팅 하는 것도 아이들의 몫이다. 상을 차리는 것 까지....
수공예를 끝낸 어른들이 올라온다. 아직 상을 다 차리지 못해 손이 더욱 분주해 진다.
더운 날에 전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입안을 달래주기 위해 파프리카를 따로 준비하고 드디어 9인의 만찬이 시작된다.
마음속에 뿌듯함 한 공기씩 더 채워지길 바란다.
점심을 정리 하는 도중에 2학년 친구가 등교를 한다. 평소보다 피곤한 얼굴이다. 함께 오신 아버님께서도 몸 상태를 잘 살펴 달라고 말씀해 주신다. 이러한 소통은 아이와 함께 호흡 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면서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
정리가 끝나자 아이들은 온 몸으로 쉬고 싶다는 표현을 한다.
모든 아이들이 자리를 깔고 누워 쉰다. 꿀 맛 같은 낮잠..
오늘 산책은 뒷산 운동장 살펴보기다.
그 곳에는 내일부터 운영 할 수영장이 만들어 지고 있는데 정말 내일 열수 있는지 확인 차 가 보기로 한 것이다. 수영장의 모습을 본 아이들은 생각보다 별로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가지 말자고 하자 아니라며 꼭 가야 한단다.
수영복, 수영모, 물안경만 가지고 오는 것으로 약속을 한다. 그리고 미세먼지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도 하나 더 추가 한다. 다들 기도가 시작된다. 날이 좋기를....
학교로 돌아와 간식을 먹고 영어 수업을 한다.
방학 중에도 영어 시간은 유지할 생각이다.
영어 과목 담임선생님이신 줄리앙 선생님께서 나도 함께 수업에 참여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고 수업이 없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기 때문이다.
줄리앙 선생님의 수업 내용과 방식을 어설프지만 최대한 모방하여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나서 선생님께서 내 주신 숙제를 한다. 수업시간에 활용했던 카드를 작게 그리고 아이들의 수에 맞게 만드는 작업이다. 얼굴 표정과 과일을 나눠 맡아 그리기 시작한다. 언제 다 끝내지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하다 보니 어느새 다 끝나 있다. 하지만 시간도 함께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어느새 하교를 위해 아버님께서 와 계셨고 청소와 마침은 생략 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후다닥 가방을 챙겨 인사를 하고 집으로 고고싱~~
다섯째 날
모든 아이들이 오자마자 수영장 갈 수 있냐는 질문을 쏟아낸다.
아직은 정확한 답을 할 수 없다. 미세먼지 수치가 간당간당 하다.
수영장은 수영장이고 우리가 할 일은 할 일이다.
아침 공부가 시작된다.
들뜬 마음을 각자 할 일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리듬활동을 통해 전환 한다.
음악과 움직임에 좀 더 집중을 하고 피리에 기름칠까지 한다.
각자 오늘의 양만큼 방학숙제 및 수학 에포크를 한 뒤에야 마루로 나온다. 평소보다 조금 더 긴 시간 교실에 있었다.
벌써 배가 고프다. 학교에 오면서 싸온 또띠아가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친구가 있다.
덕분에 맛있는 또띠아를 나눠 먹고 점심 준비를 한다.
처음 계획은 주먹밥을 싸서 수영장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만들면서 보니 먹고 가서 노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김치, 채소, 계란이 들어간 주먹밥을 점심으로 먹고 과일과 어제 배달 온 감자를 삶은 것과 구운 계란을 싼다. 그리고 수영복을 갈아입고 뒷산으로 올라간다. 아직 일반 학교들이 학기 중이고 오늘 처음 개장을 한 덕에 수영장이 한가롭다. 단체로 온 어린 동생들만이 우리를 반겨준다. 튜부가 없어 제일 높은 미끄럼틀은 타지 못해 다들 아쉬워했지만 한 타임을 돌고 나서는 작은 미끄럼틀도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좋아한다.
2학년 친구도 집에서부터 수영복을 입고 마을버스를 타고 등장한다. 얼굴에 반가운 미소가 한 가득이다. 그 외에도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몸매 관리를 더 해야 할까!
45분 놀고 15분 쉰다. 쉬는 동안에는 할당량의 간식을 먹어야만 다시 놀 수 있다. 몸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휴식과 음식 섭취는 중요하다.
3시간가량 신나게 놀고 사워를 하고 옷 까지 갈아입고 학교로 돌아온다. 한 친구는 잃어버린 물건이 있어 관리요원에게 다음 주 화요일에 찾아오겠다는 말까지 전한다.
학교로 돌아와 또 간식을 먹고 천천히 뜨개질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청소와 마침 활동을 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아프지 말고 만나기를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한 주가 흘렀다. 길 것만 같았던 4주 중의 한 주가 후딱 가버렸다.
문뜩 ‘마르셀의 여름’이 떠오른다.
행. 복. 하. 세.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