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사적 제57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다는 기사가 일제히 보도 되었다.
문화재청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 MOS)가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한 남한산성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는데 지금까지 ICOMOS가 등재 권고한 유적이 세계유산이 되지 못한 사례는 거의 없어 6월 15~25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제3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이 11개가 되는 일이다.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지정을 앞두고 그동안 수시로 답사다니며 느꼈던 몇가지 조언을 보탠다.
첫째는 주변환경, 특히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정비하는 일이다.
남한산성은 1시간 남짓이면 산행으로 올라갈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간이산행 코스이기도 한데, 대표적으로 거여동, 마천동 방향에서 올라가는 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려 등산로가 황폐화될 지경이다.
물론 일부 구간은 계단을 설치하거나 데크 산책로를 제작하여 이용케하므로써 등산로가 훼손되는것을 보완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실제 올라가보면 급경사 구역 대부분은 깊게 패이고 깎여나가 집중호우시에는 위험할 정도이다.
공식 등산로를 지정하여 데크 산책로나 계단을 설치후 통행케하고, 나머지 지역은 자연복구를 위한 출입금지기간을 지정하여 속히 회생시켜야 할것이다.
둘째, 남한산성을 둘러싼 성벽이다.
7~8Km에 달하는 남한산성(벌봉방향 외성제외)은 전구간이 대체로 양호하게 구축, 보수되어 성벽의 모양을 갖추었다.
그러나 실제로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곳곳이 많이 훼손되거나 우려되고 있는데 특히 성곽을 덮은 기와지붕의 경우 끝부분은 대부분 떨어져 깨어졌거나 바닥에 뒹굴고 있다. 아마 접착이 부족하거나 탐방객들이 성밖을 보려고 손으로 짚었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건물이나 시설은 늘 조금씩 파손되고 지속적으로 보수되어야하겠지만 성곽같이 전체를 둘러싼 부분은 소규모 보수/영선반을 편성하여 수시로 돌아보면서 그때그때 보완하지 않으면 결국 대규모 보수소요가 발생할것이다.
<성곽의 기와부분 파손현장.... 의외로 많은 곳에서 끝부분이 떨어져있는데 즉시 보수하지 않으면 깨어져 없어질것이다.>
셋째, 성곽내 산책로 주변 화장실과 편의시설 개선이다.
현재도 나름대로 곳곳에 간이 또는 정식화장실을 설치하였으나 대부분 협소, 남루하고 오래되어 악취가 심한곳이 많아 솔직히 급하지 않으면 탐방객들이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 화장실문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최소한 수원 광교산 반딧불이 화장실수준으로 충분한 수량을 설치하여야할것이다.
또한 곳곳에 벤취나 야외식탁등의 휴식/편의시설을 대폭 늘리고 품질을 높이기 바란다.
<산성내 화장실... 비교적 괜찮은 곳이나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러 코를 막아야 용변을 볼 수 있다.>
넷째, 곳곳에 산재한 유적이나 문화재의 설명 보완이다.
현재 남한산성내의 설명판은 그래도 다른곳에 비하여는 비교적 소상하게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를 전제로 생각해보면 좀더 보완하고 개선하여 할 점이 눈에 띤다.
특히 바위에 刻字(각자)를 해놓은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일례로, 남한산성을 구축할때 구간별 실명작업을 기록했다는 '병암남성신수비' 설명판의 경우 국민 대부분이 한자세대가 아닌지라 한자해독이 어려워 바위에 새겨진 글자를 읽을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점을 고려할때 개략적인 설명외에도 바위를 그대로 묘사한 설명판에 글자를 그대로 볼수 있도록 배려해주는것이 필요해보인다.
<병암남성 신수비 설명...>
<실제 그 옆 바위의 모습.... 아무리 바위를 들여다보아도 설명내용을 1:1로 대조하기 어렵다.>
<수어장대 옆... 동남쪽 축성책임자 회회장군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후 매 한마리가 날아왔다는 매바위...
그 사연이나 사당 청랑당은 설명이 있지만 정작 이 매바위 설명은 없다. 무슨글씨를 누가? 왜? 刻字(각자)하였는지?>
다섯째, 편의시설의 일환으로 볼수도 있는 매점등 판매시설 문제이다.
현재 남한산성 내 중심부는 사실상 거대한 상가촌, 특히 음식점들이 밀집해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성곽을 따라도는 산책로 주변에는 깔끔한 상점이나 쾌적한 휴게시설, 위생적인 곳은 없이 노점만 많다.
분명 노점 금지 표식이 여기저기 붙어 있건만 아무런 제재없이(?) 영업중이다.
가끔 문화재순찰이나 단속차량들이 지나가는듯 한데 사전양해가 되어 있는지 전혀 위축됨이 없이 계속 성업중이다.
이런 노점은 한시 바삐 철폐하고 수준급 편의시설을 설치 운영하기 바란다.
또한 나아가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 식당들의 일괄 재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외국의 세계유산지역도 들어가보면 숙박/음식점등이 영업중에 있기는 하다.
그러나 주방시설, 음식의 쳥결, 개스사용등 안전문제와 식재료 신뢰도등을 한번쯤 일괄 검토해봐야하지 않을까?
아마도 사유재산문제와 각자의 이익이 걸려있어 쉽지는 않을듯하지만 그냥 놓아두기도 어려울듯하다.
뿐만아니라 세계유산이 되어 외국관광객들이 더 많이 오게된다면 현상태로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곳곳에서 영업중인 불법(?) 노점들.... 주로 술과 안주, 간단한 먹거리를 판다.>
여섯째, 전문적인 보수의 필요성...
문화재란 늘 보수관리해야한다. 그러나 한번 잘못한 보수는 두고두고 지탄을 받을것이다.
하물며 세계유산의 보수관리의 중요성이야 더 말해 무엇하리오마는 대충 시멘트를 바르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을까?
모르긴 몰라도 애초의 모습이 이렇지는 않았을것이다.
<남한산성의 정문격인 남문의 홍예 내부 천장부분... 아무리 봐도 시멘트를 쓱- 바른것으로 보이며 그마저도 떨어지는 중이다.>
일곱째, 전반적인 관리기구와 문화해설 지원의 필요성이다.
좀 비판적 시각으로 보면 산성내 행궁을 복원한 뒤로는 유료입장인 행궁에 대하여는 집중관리하지만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남한산성 역사관은 이제 유명무실해졌으며 산성에 대한 자료나 질문답변, 안내는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하는지?
최소한 주차비를 징수하는 주차장 관리만큼 관리와 문화해설에도 관심을 가져야할것이다.
남사모(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같은 시민단체들의 적극 참여도 필요하고
지금부터라도 재능있는 문화해설사를 많이 양성해서 곳곳에서 해설과 안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역사관도 확충 재정비해서 이곳에서 모든것이 시작되고 끝날수 있도록... 행궁은 오히려 그중의 일부로 포함되어야하지 않을까?
물론 관계기관의 관심과 배려, 예산배정등이 필요할 것이다.
47일간 항전했던 국난의 현장...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남한산성에 대한 애정을 담아 두서없이 몇가지를 올려보았다.
여러번... 들릴때마다 답답했던 심정을 정리해보았다.
다시한번 세계유산에 추가등재됨을 축하한다.
<내나라문화유산답사회장 김신묵>
첫댓글 회장님의 쓴소리가 단소리로 꼭 변해지길 기대해봅니다. 공감 100% ^^
감사-